[들어줬으면] 내 친구가 짝사랑 중이야 [좋겠다] 10
301
아... 이거 너무... 안타깝다; 어떡하냐;;;
302
시발 진짜 뭐 어떻게 말을 못하겠네 무슨 심정인지 알거같음
그렇다고 지금 B도 널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03
누가 이거 결말 날 때까지만 저 좀 재워주세요 제발
304
>>303
나사 가서 돈 받고 자라
100일동안 잠만 자기 실험 같은 거 한다더라
305
>>304
대박 평소에 하는 일 하고 돈도 받고 일석이조
306
>>305
미친니트놈아 정신차려! 그 사이 완결나서 스레주가 스레 삭제하면 어떡해!
307
>>306
미친 니트 살 의욕 불태워주는 스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8
아 지금 고구마 184701238740억개 쯤 먹은것같음 시발 목막혀 죽을것같아요
309
아직까지 스레주가 고혈압으로 쓰러지지 않았다는 게 놀라움 과연 심장맨
310
>>309
심장이라 하지 말라고. 기분 나빠.
그리고 평소에는 심장보다는 뇌 역을 한다. 심장 역 하는 애는 따로 있어.
311
>>301
뭐야 이 구체적임...!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필요 없어!
312
스레주 그래서 K한테 뭐라 했어?ㅠㅠㅠㅠㅠ
K 진짜 신경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조금 진지하게 다가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물론 오지랖이긴 하지만 너무 돌직구만 던져서도 안 될 것 같아.
313
>>312
ㅇㅇ나도 동의.
지금까지는 솔직히.. 그냥 연애스레 보는 느낌이었거든? 그런데 K 진짜 존나 섬세한 애인거같고 주변을 엄청 신경쓰네.
이런 타입은 돌직구 아무리 던져봤자 제자리걸음밖에는 더 안해.
차라리 A랑 해결책을 찾는 쪽이 더 낫지 않을까...
314
그런데 지금 스레주 K네 집이라지 않았어??? 얘기 일단락되긴 한거야?ㅇㅅㅇ;
315
>>314
폰이라 느리고.
316
>>315
예 죄송합니다 스레주 님. 제가 또 주제넘었습니다.
317
아 K가 뭐랬을지 궁금하다 진짜 초조한데?
지금 손톱 물어뜯고있음;;
318
>>317
니트야! 엄마가 손톱 물어뜯지 말랬지!
319
>>318
제가 애 엄마입니다.
320
>>319
아이고 제가 어머님을 몰라뵙고..
321
>>318
아 상황극하지 말랬잖아~!
스레주가 헷갈린댔잖아ㅇㅅ"ㅇ!
322
상황극 금지도 다음 스레에는 본문에 크게 딱 박아두자. 빨간색으로.
323
>>322
미친 저주스레냐
324
>>322
다음 판이... 생긴다토..........?
웬만하면 여기서 끝내자 우리
325
>>322
324한테 동의함 B랑 K 말려죽일 일 있냐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26
스레주 블루투스 키보드 퀵으로 보낼 테니 제발 받아주십시오
327
나: 샐리의 다이어리 재미 없다는데 넌 그 영화 스토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다 했구나. 정말 센서티브하네.
K: 쿠로오 군은 언제나 섬세했답니다, 흑흑.
나: B를 사랑한다고, K?
K: 진심이야.
나: 그런데 B를 상처 입힌 거야?
328
스레주가 또 저질렀다-!!!!!
329
스레주 그런 돌직구는 안된댔잖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330
K를 심장마비로 죽인 다음 열쇠 훔쳐서 K 집 들어온 거 아니냐?
혹시 지금 증거인멸중임?
331
누가 스레주 좀 말려봐
A!!! 도와줘요!
332
>>330
K 멀쩡히 살아있고. 지금 이불 덮고 있다.
333
>>332
그 말을 어떻게 믿냐
334
본격 이제는 스레주 말도 못 믿는 스레
335
K는 좀 놀란 듯했다. 눈만 끔벅거리더라고. 그런데 원래 눈이 작아서 별로 티는 안 났다.
336
저기요 스레주님 스무스하게 K 까지 마세요. 소중한 친구잖아요.
337
>>336
? 사실인데 어쩌라고.
338
>>337
아닙니다 스레주 님 계속 말씀해주십시오.
339
K 그런데 진짜 용케 안 쓰러졌네
나였으면 쓰러져서 울었다;
340
>>339
걔 그 정도로 연약하지 않아. 오히려 강철 같은 마음을 지녔다.
341
>>340
저기요 방금 전에 분명 섬세하다 그랬거든요 네가 직접
342
>>341
뭐 섬세함과 연약함은 다르니까..
섬세하면서 강할 수도 있는 거지만 스레주 경우는 다르다
저 250km/h 신칸센 돌직구를 맞고 살아있다니 K는 무쇠다리 무쇠팔인게 분명함 ㅇㄱㄹㅇ ㅂㅂㅂㄱ
343
나: B 울었댔어, 네가 자기 싫어하는 거 아니냐 그랬대. 연습도 못할 정도로 울었다더라. K 넌 그게 좋아?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울고 실망했다는 얘기를 듣는 게 좋아? 네가 뭘 걱정하는지는 알아. 하지만 겨우 영화 보는 거까지 그렇게 쳐낼 필요는 없잖아. B가 불쌍하지도 않아?
K: 불쌍해.
나: 전혀 그렇지 않은 표정이야. 웃지 마.
K: 불쌍하다고.
K: 사람한테 잘 휘둘리는 게.
나: ...
K: 스레주, 너 말야. 거짓말하면 티나는 거 아냐?
나: 무슨 소리야.
K: 오른쪽 볼 위에서부터 입가 부근까지 엄청 창백해져, 어릴 적에도 그랬거든.
나: ...
K: 솔직해지자.
K: 난 B가 날 좋아하는 게 불쌍해.
344
??????????????????????????????????
345
???..????????????????????..?????????????????????
346
예? 저 잠깐 머리통을 맞은것같은데 다시 끼워놓고 올테니까 리핏애프터미
347
>>346
뭘 따라하래 너는
348
저.. 이 스레 나갈게요 내가 있을 곳이 아닌것같음 완전 풍랑 아니냐
349
야 시발 도로시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알겠다
미친 휩쓸려보면 모르는 곳이고 모르는 곳이고 여기는 또 어디냐
스레주 심장마비 안 걸렸냐?
350
은구두 한 짝은 K한테 한 짝은 B한테 있는 것 같은데 그거 좀 우리한테 주라 그래라
351
아 현기증나... 그래서 K는 이미 B가 자길 좋아하는 걸 알았다고?
그런데 모른 척하고 영화 약속까지 취소한 거고?
미친 무슨 이런 철벽이 다 있어
352
나: 알았어?
K: 알았지. 도시락 때부터 알았어.
나: 어째서 말 안 한 거야.
K: 몇 번 드러냈지요? 나랑 B 이어줄 생각 아주 만만하다고 말했지요?
나: 그랬지.
K: 스레주 넌... 절대 나한테 맘 없는 사람과 날 이어주려 할 사람이 아니거든. 이래봬도 너 나 좋아하잖아.
나: 뭐지 그 자신감은?
K: 그렇게 있는대로 인상 구기지 말아줄래
353
스레주 정말 츤데레구나..
츤데레의 표본 같은 사람
354
>>353
츤데레라고 하지 말래.
사람을 캐릭터화하는 거 그만둬줬으면 좋겠어.
355
K 진짜 통찰력 쩐다; 괜히 고등학교 운동부 주장이 아니구나;
저 한 마디로 꿰뚫어보냐;
356
>>355
B도 운동부 주장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357
>>356
아시발 B도 통찰력 있을 수 있잖아 너 우리 B 무시하냐?
358
>>357
A...? A니?
359
>>358
감히 A 님을 모욕하지 마세요 그 분은 저 같은 니트따위 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분이십니다
360
여기 누가 A 신전 차렸냐
361
그런데 K 진짜 저 정도면 사귈 맘 조금도 없는거 아니냐.
스레주 이쯤하고 포기하는 게...
362
>>361
이 스레 목표가 뭐랬지?
363
>>362
B 죽이는 거였나
364
>>363
미친놈아 그 목표는 갈린 지 좀 됐어!!!
365
>>364
애초에 그게 목표였던 적도 없어...!
366
B와 K를 사귀게 하는 걸로 최종목표 바꿨었지?
아마.. 두 판 전에
367
>>366
그래. 그럴 생각이다.
절대 안 물러서.
368
시발 스레주 불붙었잖아 이거 어쩔 거야
369
K는 조금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쓸쓸해보여서 B가 더 싫어졌다.
K: B가 로맨스영화 예매내역을 보여줬을 때 깨달았어, A와 네가 우리 둘을 돕고 있다는 거. B는 그런 계획 혼자 못짜거든. 그 녀석은 좋아하는 애랑도 운동을 하려 하지 절대 영화를 보려 할 애가 아니야. 아마 A 군이 돕지 않았으려나 했어.
나: 왜 승낙했어, 그때는.
K: 버틸 수 있을 줄 알았어.
K: 그게 다야.
370
정말 산뜻한 고딩게이연애스레일 줄 알았는데..
371
그래서 스레주는 어떻게 걔 집에 들어가게 된거냐
도저히 뭐 들어갈 분위기가 아닌데
372
>>371
?못 들어갈 게 뭐 있어 소꿉친구인데
373
>>372
제가 모르는 새에 소꿉친구 뜻이 무단침입범으로 바뀌었나요?
374
우리들은 그날 들은 단어의 뜻을 모른다
375
K 정말 단단하고 섬세하다. 스레주 말이 맞는듯.
진짜 강하면서도 섬세한... 상처받아도 잘 안 무너지는 타입이네.
이런 타입이 어렵지. 어떻게 다뤄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376
>>375
ㅇㅇ ㄹㅇ.. 상처 받는지 안 받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신경 써서 대해줘야 하는데 K는 또 대범하기까지 하잖아? 스레주도 골치 아프겠네.
377
>>376
골치 아프지는 않아. 옛날부터 저랬거든.
그러고보니 좋아하는거 양보도 잘했다.
378
>>377
최고 귀찮은 타입이잖아! 진짜 어떻게 상황을 타개해야한담ㅠㅠ
그 뒤로 A하고는 연락 안 했어?
379
>>378
어차피 K도 A가 한통속인 거 알았으니까 이제 대놓고 문자해도 되긴 해.
380
>>379
제발 대놓고를 그만둬주세요
381
A는 들킨 거 아냐 모르냐 아니지 모르겠지..
저런 상황을 어떻게 알아ㅠㅠ
382
>>381
말하기는 할 거야. 정보는 무조건 공유해야 하니까.
383
>>382
A도 멘붕이기는 하겠다. 잘 진행해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폭탄선언 뙇...
384
>>383
그런데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할지도? 이제는 B만 속이면 된다는 거잖아.
솔직히 K는 스레주나 A가 설득하기보다는 B가 설득하는 쪽이 훨씬 넘어갈 확률 높아.
원래 좋아하는 사람 힘이 와따임ㅇㅅㅇb
385
>>384
와따가 뭐냐 와따가 할매 인터넷 뚫은지 며칠 됐어!
386
>>385
으응? 잘 안들려! 좀 더 크게 말해봐!
387
>>386
할매! 글자인데 뭘 들어!
아 혹시 음성인식서비스 쓰세요?
388
>>387
짜잔~ 사실 할배였습니다.
389
>>388
으 이 개그 실패야 하나도 안 웃겨
390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개그를 친 것부터가 실패였다...
391
>>390
미안합니다..
392
K는 그래서 이 관련으로는 다시 말하지 말자 한 거야?ㅠㅠ
이제 어떡할 셈이야?
393
>>392
본인은 더 얘기하기 싫은 모양임.
이쯤 얘기했으니 얘도 잘 알아들었겠지 한 것도 같아.
394
>>393
그래서 지금 스레주의 속마음은?
395
>>394
K의 속마음을 읽었습니다.
B와 잘 되고 싶은가봐.
396
>>395
거의 인간날조 수준인데
397
>>396
그거 말고 다른 속내가 있겠어?
반드시 K와 B를 사귀게 할 거다.
398
스레주 행동력이 거의 터미네이터급임ㅅㅂ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이번에 시리즈 하차했다는데 스레주 거기 들어가라
399
>>398
무리. 난 너무 작고.
400
>>399
쓸데없이 현실적이잖아
401
그래서 K 집에는 진짜 어떻게 들어간건데?ㅇㅅㅇ; 난 그게 제일 궁금하다.
402
>>401
그냥 오늘은 같이 있자고 그랬다. 미래 얘기도 할 겸해서.
403
>>>미래 얘기도 할 겸해서<<<
404
스레주 제발 신칸센직구만은 안돼!
405
>>404
무슨 소리야? 아직 얘기도 안 꺼냈다.
K는 누워있고 나는 앉아서 폰하는 중.
406
K 기분은 어때보여? 많이 힘들어보이나? 당연하겠지만...
407
>>406
평소와 비슷하다. 뚱함.
408
>>407
이거 진짜 의미없는 질문인데...
K 뭐 닮았다는 얘기 듣는 동물 있어? 신상 캐려는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ㅇㅅㅇ;
사납다 뚱하다 그런데 매력은 있다 이러니까 생김새가 어떨지 궁금해져서 그래.
409
>>408
굳이 따지자면 라마 닮은 것 같기도.
410
예? 라마요?
411
우리가 아는 그 라마요?
412
스레주 솔직히 말해줘. K 귀엽지? 베이글남이지?
413
>>411
라마는 개체차가 심하다.
414
415
>>414
이거 닮음.
416
아니야.
41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친구잖아...!!!!!!!!!!
418
>>417
ㅇㅇ그래서 사실 나도 B가 K한테 왜 반한 건지 좀 의아함.
정말 잘생긴 외모는 아니거든.
419
대신 끝없는 인내심과 하해 같은 마음을 가졌잖냐.
420
시발 지금 내 환상 다 깨졌어 A는 잘생겼지?
잘생겼다고 해줘 부탁이야
421
>>420
잘생겼다고 말했는데.
422
>>421
감사합니다.
스레주 인증 받았으니 A 님 신자는 승천할 수 있음..
423
>>422
뭐야 이 주객전도
424
그나저나 K랑 얘기는 언제 해볼 셈이야?
그냥 이대로 폰만 하다 갈 셈임?
425
>>424
K랑 나는 어릴 적부터 정말 친했기 때문에 서로 허락 안 받고 자고 가는 정도는 언제든 할 수 있다.
시간과 의지 싸움이지.
426
의지...?
427
오늘은 이만 스레 나가봐도 되겠군.
스레주의 필패다!
428
>>426, 427
뭐야? 기분나쁘네. 나도 할 때는 하거든.
429
>>428
할 때가 언젠데
430
>>429
음... 아마 지금일까...
431
오늘자 스레 셔터 닫습니다.
432
그럼 지금 얘기하고 올게.
433
예?
434
아 시발 미안해 스레주 우리가 또 스레주를 과소평가했다 우리가 또 실수해버렸다
435
이놈의 입 입 입 입 입
436
방구석 히키코모리로 사느라 손가락만 빨라져서..
미안하다 K...
437
그런데 오히려 이러면 가능성 있을 것 같지 않냐?
K는 이미 B가 자기 좋아하는 거 안다잖아, 그럼 A랑 얘기 잘해서 B 컨트롤 잘하면 성사될 지도?
438
B 무슨 A의 아바타냐
439
>>437
나중에는 A가 B한테 직접지령 내려주는거냐
B 씨! 그쪽에서 턴하세요! 이런 식으로...
440
>>439
이게 더 안심되는데?
이따 스레주 오면 제안해보자
441
>>440
뭘 제안하냐 니트들아!
그나저나 K 진짜 신중하다 해야할지 지나치게 걱정이 많다 해야할지 모르겠네.
이렇게 주변 신경 쓰는 고등학생 남자애는 처음이야.
게다가 자길 어떻게 볼까도 아니고 B를 어떻게 볼까잖아, 진짜 남다르게 조심스럽다 해야 할지.
442
>>441
자기보호기제도 좀 있는 것 같기도 하고?ㅇㅅㅇ; 만나보지 못했으니까 다 추측에 불과하지만.
그런데 내 생각보다 나를 사랑하는 것 같다는 말도 그렇고 B가 애인 사귀면 보일 모습 보기 싫다 한 것도 그렇고 겁도 생각보다 많은 느낌.
스레주가 담대하다면 K는 이런 면에서는 소극적이라 해야 할까.. 애매하다. 모든 모습을 아는 게 아니니까.
443
이런 건 솔직히 우리끼리 얘기하기보다는 어른이 있어야 좋은데 둘 다 동성이라.
만약 동성이 아니었다면 좀 더 수월하게 풀렸을 걸.
444
>>443
동성 아니었으면 고백박치기하고 끝났지 ㅅㅂ 스레까지 생겼겠냐
445
>>444
ㅇㅈ합니다..
446
A랑 상의를 해보는 쪽이 나을지도?
그래도 지금 키를 쥔 쪽은 K나 스레주가 아니고 B 같아 보이는데 차라리 앞서 말 나온 대로 B가 움직여보는 편이 좋을듯ㅇㅅㅇ;
K 백날 설득해봐야 조금도 안 움직일 걸. 저런 타입 친구 있어서 아는데 진짜 아무리 설득해도 까딱도 안함.
진짜 저건 상대가 움직여줘야 해. ㄹㅇ임 지장찍을 수 있다
447
>>446
엩 니 지장 어디 쓰는데ㅇㅅㅇ
448
>>447
아무 짝에도 쓰지는 못하지 그냥 기분이랄까ㅇㅅㅇ;
449
스레주 얼마나 기다려야 될까
450
>>449
방금 갔으니까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겠지?
쉽게 끝날 종류도 아닐거같고..
451
스레주 그래도 착한 친구임 이것저것 다 챙겨주려 노력하잖아.
나는 아무리 친해도 이렇게까지는 못해줄 것 같은데.
452
>>451
소꿉친구라잖냐. 한 10년 알았으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을듯...
게다가 K도 스레주 엄청 잘 돕는대고. 난 스레주 이해함ㅇㅇㅋㅋ
453
난 B 불쌍한거같음.
K한테 이러쿵저러쿵할건 아니지만 이미 거절당한거나 마찬가지잖아.
괜한 희망 품고 있을거 생각하면 으.. 울고싶다못해 어디로 사라지고 싶을듯ㅠㅠ
454
>>453
그건 너무 나간거 아님? K가 넘어올지도 모르고 아직 결말 난 거 아니잖아.
벌써부터 실패했다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예의 아닌것같은데.
455
>>454
그렇게 치자면 스레주가 계속 자기 의견 밀어붙이는거도 마찬가지지.. 아님? K가 싫다 그랬잖아.
456
>>455
그거랑은 좀 다르다 생각하는데.
K가 사랑 못 이루면 상처받을 거 뻔히 보이니까 나선 거 아냐.
괜히 스레주한테까지 덤핑씌우려는거 별로다.
457
>>456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과대해석은 하지 말아줄래? 불쾌한데.
458
아 또 왜 싸우냐 안그래도 스레주 머리 터질 것 같을 텐데 우리까지 이러면 어떡함?
그렇게 싸우고 싶으면 잡담게시판에라도 가서 스레 파든지.
459
>>458
동의함. 남의 스레에서 개인쌈판 벌리는 거 존나 무례한 짓임ㅇㅇ
나가서 싸워.
460
>>458
그럴 생각은 없음.. 여기서 끝낼게 스레 분위기 흐려서 미안.
461
>>458
이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음. 미안해.
462
스레주가 말을 잘해야 할텐데.
스레주 진짜 다 좋은데 말투가 너무 세고 차갑다 해야 할까?
가끔 무서울 때가 있어.
463
>>462
텍스트라 그럴지도? 원래 텍스트가 더 세보이잖아.
게다가 이런 기본 글씨체에서는 더더욱.
464
>>463
그렇기도 하지. 그런데 질문 내용도 가끔 너무 세고.
465
>>464
난 반대의견이야.
K 같은 타입은 직구 날리지 않으면 우물쭈물하다가 꼬리까지 없애버려서 조금이라도 틈 보일 때 잡아야해.
안 상대해본 사람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게다가 스레주가 1판인가에서 말했잖아?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K는 잘 도망친다고.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닌듯.
466
>>465
ㅇㄱㄹㅇ임. 스레주 판단에 맡겨보자 일단.
스레주 아주 어린애 아니고 판단력도 좋으니만큼 최선을 찾을 것임.
467
다녀왔어. 또 엄청 밀렸네.
468
오 스레주! 어서 와!
469
생각보다 일찍 왔네! 한 40분 걸렸나ㅋㅋ 얘기 잘 됐어?
470
스레주랑 K 의외로 늘 속전속결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71
>>470
딱히 가릴 게 없으니까. 워낙 오래 안 사이다보니까 서로 숨기는 게 없어.
음... 아니야, 없다고 생각했지. B 건은 나도 놀랐고.
그래서 무작정 스레부터 세운거야.
472
>>471
그게 놀란 말투였냐
473
>>472
응.
474
스레주의 놀람 스케일이 남다르다
475
이거 뭐 석가면도 아니고
476
>>475
그건 죠죠잖아 철가면 아님?
477
그런데 스레주는 다른 의미로 인간을 그만둔 것 같긴 해 저 압도적 초연함
478
>>477
스레주 뇌잖아ㅇㅅㅇ;
479
>>478
으! 그 그로테스크한 묘사 그만두랬지!
480
>>478
뇌라고 하지 마. 기분 나빠.
481
K랑은 무슨 얘기했어? 미래 얘기? 아님 속마음 얘기?
482
천천히 적어볼게. 역시 전문을 적는 게 편하네. 요약에는 자신 없어.
483
그런데 정말 농담 아니고 잘됐으면 좋겠어. K랑 B 둘 다 안타까워.
솔직히 안타까움만으로 될 게 아닌 건 알지만 사랑하는데 상황 때문에 외면한다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그래도 부딪혀는 봐야지...
484
상황과 사랑 얘기는 진짜 이 스레 최고 도돌이인거같음. 그만큼 우리 사회가 폐쇄적이라는거겠지.
어쩌면 B 말대로 서양 가는 게 가장 굳초이스일지도 몰라.
B가 현명한지도?
485
>>484
맞아. 그냥 B가 프로선수 된 다음 해외진출하는 편이 훨씬 나을듯.
B 실력도 출중하다며. 그럼 해외 가서 사는 편이 낫지.
일본도 분명 선진국이지만 동성 관계 보는 시선은 유럽이나 미국 쪽이 더 나으니까.
486
그거 내세워서 한 번 설득해보라 그래, 스레주. A랑 얘기해보고...
물론 스레주가 우리보다 한참 잘 알겠지만ㅇㅅㅇ`
487
너희랑 얘기하고 아무래도 그냥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먼저 말을 걸었더니 대답도 안 하고 자는 척하더라.
그래서 최후의 수단을 꺼냈어.
488
>>487
뭔데 시작부터 최후의 수단인데
489
깨우려는 시도는 좀 해봐야 하지 않냐
490
스레주 레알 터미네이터라고 하드보일드의 화신임 미소년이지만 하드보일드하다!
491
>>490
최근 예능이 좋아할 법한 카피라이트인데
492
>>491
스레주 예능 진출해볼 생각 없어?
493
다들 K 말 듣고 정신 나간 게 아직까지 안 돌아온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 정신차려!
494
나: B한테 지금 전화 걸려는데 상관 없지? 아무래도 미안하다는 사과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야.
K: 스레주 너 진짜.
나: 왜? 하기는 해야 하잖아. 이대로 넘길 수 있을 줄 알았어?
K: 만나서 사과해도 돼. 굳이 전화까지 할 필요는 없어.
나: K 너답지 않은걸? 사과는 그때그때 해야한다며. 그래야 앙금이 안 남는다며. 왜, B는 뭐든 워낙 잘 용서해주니까 이번에도 넘어가줄 것 같아?
K: 스레주.
나: 너무 안이하지 않아? B가 널 좋아한다니까 더 방자하게 굴어도 될 것 같아?
K: 스레주, 그만해.
나: B가 울었다는데도 아무 생각 안 들어?
K: 그 대답은 한 것 같은데.
나: 널 좋아해서 불쌍하다 했지.
K: 그래.
나: 걔를 구차하게 만드는 거 너잖아. 네가 영화만 봐줬어도 그렇게 불쌍해지지는 않았을 거야. B가 사람에 휘둘리는 게 불쌍하다 했지, 감정에 휘둘린 건 너야.
495
스레주 너무 셌다
496
아... 내 멘탈도 깎여 나가는 것 같아 원래 연애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인가요?
연애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했나요?
497
내가 K였으면 진짜 울었어...
498
그렇지만 어떡해, 나로서도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말이란 게 원체 한 번 뚫리면 계속 나가는 종류잖아. 계속 말했음.
나: 멜로영화도 같이 보는 친구가 되고 싶다며, 그런데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잖아. 여자친구를 사귀는 B가 상상돼 무서웠다고? B의 자상한 모습이 보기 싫었다고? K, 그거 다 네 욕심이고 자만인 거 알아? 어떻게든 맘을 인정하지 않으려다 B까지 상처 입힌 거잖아. B가 너 좋아한다는 거 알면서 억지로 단념시키려는 의도가 만만하잖아. 어차피 그 옆자리는 네가 될 수 없다니 보지조차 않겠다고 혼자 멋대로 결정한 거잖아. 옳다고 생각해? 그게 정말 K, 네 행복이야? 네 마음을 인정하지 않아 다른 사람까지 상처입히는 게? 너도 슬플 거고 B도 마찬가지일 게 분명해. B가 웬만한 애야? 그 사람은 너보다 더해, 한 번 목표한 건 꼭 가져야 성이 풀리는 사람이잖아. 이건 소모전이나 마찬가지야. 차라리 받아들여, 고등학교 시절에는 사귀어도 아무도 모를 거야. 그냥 친한가보다하겠지. 그러다 헤어져도 괜찮은 거잖아, 맘 더 깊어지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봐도 되는 거잖아. 지구상에 국가가 일본만 있는 줄 알아? 미국도 있고 유럽도 있지, 좀 더 넓게 볼 수는 없어?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 거야? K, 정말? 너는 정말, 지금 이대로 괜찮아? 아니잖아, 후회할 거면서. 후회할 짓은 하지 말라는 게 네 지론이었잖아, 후회할 짓을 왜 하려 해. B를 그렇게 사랑하면서, 너 자신을 버릴 정도로.
499
K는 정말 화냈어.
500
아무 말도 안 했거든.
[들어줬으면] 내 친구가 짝사랑 중이야 [좋겠다] 9
1
다들 눈치 보는 것 같아서 내가 판 갈았다ㅇㅅㅇ;
하여튼 새끼들 존나 게을러
2
그래 판 갈았으니까 자러 가자ㅇㅇ 스레주도 간 모양인데
3
>>2
미친 존나 빨리 대화 종결 지어버렸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3
그럼 스레주가 없는데 우리끼리 뭘 해 ㅇㅅㅠ
5
아 판 갈렸네? 전 판에 댓글 안 달려서 우리집 인터넷 끊긴 줄ㅋㅋ
잉여는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어요!
6
>>5
이참에 밖에도 나가보고 좀 그래
7
>>6
ㅇㅅ"ㅇ대학 멀쩡히 잘 다니고 있거든 새끼야ㅇㅅ"ㅇ
8
>>7
헐 대학생이라니 리얼충이네
9
>>8
대학생인 정도로 리얼충이라니...
자고로 리얼충이란 대외활동도 빡세게 하고 여친도 사귀고 그러는 애들 말하는 거 아니었냐
10
>>9
우리 기준에 뭘 바라냐
11
그냥 대화 이어나가는 분위기인 거야?
나 B랑 K 데이트 좀 걱정인게 샐리의 다이어리 레알 보통 재미없는 수준이 아니래서;
진짜 둘 싸우는거 아냐?
12
>>11
보통 좋아하는 사람하고 영화 보러 가면 영화 내용은 잘 파악 안 되지 않냐? 그냥 적당히 설레는 영화인줄 알고 나올거같은데ㅋㅋ
B가 소소한 스킨십도 하고 그럴거아냐 별로 걱정할 필요 없을듯?
B가 너무 갑자기 들이대지 않는 이상ㅋㅋ
A한테 조언 들었으니까 너무 확 들이대진 않겠지ㅇㅅㅇ
13
>>12
B 존나 신칸센 같은 남자인거 잊었냐
14
>>12
난 A가 변장하고 따라가줘야 한다고 본다 존나 진지하게
15
둘이 잘됐으면 좋겠다.
둘 다 속도 깊고 상대 배려도 잘해주는 애들인 것 같은데 이렇게 맞짝사랑으로 끝내기는 너무 아까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6
>>15
대외적 시선 같은 거 생각하면 아깝다고 밀고 나갈 건 아니긴 해.
난 A랑 스레주 염려도 일리 있다고 봄ㅇㅇ 말마따나 우리나라 아직 게이에 그렇게 관대하진 않고...
그리고 둘이 그냥 일반인으로 살아갈거라면 모를까 B는 배구선수가 목표라며?
배구가 그렇게 메이저 스포츠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스타플레이어면 말이 달라지니까.
17
뭐야 또 현실얘기로 들어감?
현실 얘기 전판에서 끝난 거 아니었어?ㅇㅅㅇ;;;
18
>>17
원래 이런 스레드가 그렇지 뭐.
좋다고 얘기하다 갑자기 진지한 얘기 나오고 현실 얘기 나오고
19
진심 돌림노래인 줄 알았다 전판 들어온 줄
20
몰라! 난 그냥 둘 응원할 거야!
둘이 존나 잘됐으면 좋겠다! 사귀고 게이월드로 갔으면 좋겠다!
21
그런데 진짜 B 말대로 B가 해외진출 성공하면 거기로 가도 되잖아?
스포츠 관심 없어서 배구 잘 모르지만 서양쪽은 그래도 게이에 관대하니까?
해외진출 노리는거 보면 실력도 좋은것같고
22
>>21
진짜 보통 좋은 게 아닐걸?
고교에서 손꼽히는 에이스일지도...
23
>>22
신상 털면 안되는거 알지?
이렇게 신상 유추할 수 있을 만한 말 하지 말자 익명 기반이잖아
24
>>23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미안;
손가락 조심하겠음
25
그나저나 스레주는 어떻게 말 꺼내려는 걸까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이제 스레주가 뭐 하겠다고 그러면 불안하기부터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6
>>25
적어도 우리보단 똑똑한 것 같으니깐 알아서 잘하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7
>>26
맞아 막 돌직구 날리고 애 재기불능으로 만들고
28
>>27
시발 불길한 소리 하지 말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9
180cm 넘는 건장한 남자애들 둘이 손 잡고 멜로 영화 보러 들어가는거 생각하니까 존나 숨막혀..
30
>>29
존나 누가 봐도 게이다 게이
31
>>30
돌직구를 쌈에 싸서 드셔보세요!
32
>>30
이미 존나 많이 먹었다 스레주가 몇 천 레스 째 먹여주고 있잖냐ㅡㅡ
33
K의 재밌음 허들이 존나 낮길 바라본다.
의외로 데이트 가서 영화 유심히 보는 애들 있다
34
>>33
맞아 내 친구의 친구도 남친이 추천한 영화가 너무 노잼이라서 깨졌댔음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5
>>34
존나 모모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시간도둑인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6
>>34
제발 K가 그런 사람 아니길 바란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지옥도 갈 사람이었으면 좋겠네
37
>>36
스레주한테 뒤지고 싶냐
38
>>37
스레주님 증말 죄송합니다.
39
>>38
너 때문에 흥이 깨졌잖아, 책임 져!
40
>>39
네, 알겠습니다.
41
시발 스레에다 브금 깐 새끼 누구야 당장 수정해라
42
>>40
너때문에 흥이 진짜 깨졌잖아
43
>>42
진짜 미안하다 밤이라는 걸 깜박함...
44
>>43
밤 아니어도 깔면 안 되지..
45
그런데 B 진짜 귀엽지 않냐? 나 K가 왜 B한테 반했는지 알 것 같더라.
게다가 의외로 생각도 어른스럽고.
뭐랄까 든든한 남자애 느낌?ㅋㅋ
K가 철벽 안쳤으면 좋겠다
46
>>45
K는 그냥 존재 자체가 철벽 같던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투비 철벽
47
>>46
ㅇㅇ맞아 스레주도 그렇지만 K도 만만찮게 철벽임ㅋㅋ
오히려 K 벽이 더 높을지도....
48
하긴 우리 K 철벽 진짜 근 세 판에 걸쳐 느껴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장되니까 별 소리를 다 하게 되네.
난 이만 자러 간다! 스레주 없으니까 할 얘기도 없다.
잘 자고 스레주 오면 나 불러라ㅇㅅㅇ
49
스레드에도 범펍 알림 설정 같은거 있었음 좋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0
다들 슬슬 해산하는 분위기네ㅇㅅㅇ; 나도 이만 가야겠다.
B 진짜 괜찮은 애 맞음 ㅇㅈ함.
존나 쟤가 좋은 남자 아니면 일본에 좋은 남자 하나도 없다
51
>>50
토요일에 B가 망언하면 모두 나쁜남자 되는 거냐
52
>>51
B에게 일본 남자의 명예가 걸려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3
어이 B! 나는 이미 나쁜 남자지만 잘 하라고, 다른 사람 명예가 걸려있다!
54
>>53
넌 왜 나쁜 남자냐
55
>>54
니트라서
56
>>55
존나 나쁜 새끼네 나가서 일자리 구해라
57
나도 자러 간다, 안녕!
58
스레 셔터 내린다~! 스레주 오기 전까지는 범펍하지 말자ㅋㅋㅋ
아니 잠깐만 스레주 이 스레 주소 모르잖아ㅇㅅㅇ;
아침 점심 저녁으로만 범펍하자
59
>>58
스레주가 제대로 찾아와주길 간절히 바라야하는 스레드는 처음이다 진짜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65
아침 범~펍~!
66
>>65
이새끼 얼리버드네 야 지금 아침 7시 반이거든 시발 지금 범펍하면 어떡해
67
>>66
그러는 너도 얼리버드잖아ㅇㅅㅇ;
일어나 있었네ㅇㅅㅇ;
68
>>67
밤 샌 거랍니다...
69
>>68
미안하다.............
70
그런데 스레주 가끔 일찍 들어올 때도 있었잖아ㅇㅅㅇ;
혹시 모르니까 대비해두는 거라고 하자
71
>>70
자기합리화 갑이다 쩐다
그런데 나도 동의하긴 함ㅇㅇ
스레주 왔다 가는 것보다야 좀 일찍 범펍하는게 낫지ㅋㅋ
72
아 진짜 너무 떨린다
73
>>72
나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레주가 잘 해야할텐데.
이번에 또 돌직구 날리면 걔 진짜 달팽이처럼 숨어버릴것같아서.
K 되게 센서티브한 애 같다고
74
>>73
ㅇㅇ일정치 이상 건드리면 존나 숨어버릴 듯한 느낌? 저런 타입 진짜 다루기 어려운데.
그나마 스레주는 소꿉친구라 일정 선 이상 건드려도 좀 봐주는것같고..
역시 소꿉친구 특권 대단하다
75
화 유이리 같은 느낌인가
76
>>75
카미유는 화한테 화냈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지자면 프라우 보우 아니냐
77
>>76
에엩 하지만 걔는 상냥했다구
78
미친 건덕들아 아침부터 무슨 대화하고 있는거야 남의 스레에서ㅇㅅㅇ;
얼른 건담 스레드로 꺼져!
79
범펍돼 있길래 스레주 온 줄 알고 헐레벌떡 들어왔더니 건덕들이 있었네.. 기운빠진다..
80
스레주 저번에 아침 몇 시쯤 왔지? 9시 반이었나?
81
>>80
뭐 그 쯤?
그런데 오늘부턴 좀 뜸하게 온댔으니까 더 늦을지도ㅇㅅㅇ;
82
이제 가라앉혀 두자
적당히 서치해서 찾아오겠지 스레주
83
>>82
지쳤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4
>>83
스레주 없이 지금 잡담으로만 거의 100레스 왔단 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가라앉혀 두자는 거지ㅋㅋㅋㅋㅋ
85
>>84
일리있는 말이다 가라앉혀두자
86
좋아 그럼 점심때 보자!
스레주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
87
왠지 아침범펍은 안해도 될 듯한 느낌..
-
91
점심범펍!
92
>>91
오 어서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 잘 먹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3
>>92
아니 잘 못 먹음 갑자기 부장이 같이 점심식사하자 그래서 얹힐 뻔함ㅡㅡ;
94
>>93
헐 부장ㅇㅅㅇ;
뭐 먹었어?
95
>>94
곤드레나물밥...
96
>>95
우와.......
97
>>96
제발 식사 혼자했음 좋겠고
98
엥 곤드레나물밥 맛있지 않음?
난 존나 좋아하는데
99
>>98
난 걍 전반적인 나물류를 싫어함
100
우와 이렇게 영양가 없는 100레스도 오랜만이네
스레주 없이 이룩한 100레스 모두 잉여들에게 박수를~!
101
너희 뭐 하냐?
102
>>101
헐 스레주야???
103
스레주 왔어? 스레주 맞으시죠?
스레주 식사는 하고 온 거야? 하긴 벌써 2시긴 한데
104
저런 말투 쓰는 사람은 이 스레에 딱 한 명밖에 없어!
바로 스레주!
105
>>103
ㅇㅇ밥 먹고 옴.
오늘은 K랑 같이 안 먹고 다른 배구부원이랑 같이 먹었다.
>>104
그딴 말 그만둬. 눈에 띄는 거 싫어해.
106
>>105
싫어한다고...?
107
>>105
역시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안 믿기는 말이다
108
>>106, 107
믿어. 본인 말이니까.
109
>>108
그렇지 본인은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
미안합니다...
110
스레주, 오늘 K랑 만났어? 얘기는 해봤고?
점심 같이 안 먹었다니까 또 걱정되네ㅇㅅㅇ;
111
>>110
같이 등교한다 그러지 않음?
점심이야 같이 안 먹었어도 당연히 만났기야 했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기 꺼내봤어?
112
스레주 우리 판 갈아놨어 칭찬해줘
113
>>112
ㅇㅇ수고함
114
>>113
이게 다인가
115
>>114
???정말 수고했어
116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7
스레주의 시크함이 상상초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레주 태도 때문에라도 이거 명예의 전당 갖다놔야 한다
118
어이 B, K! 잘해보라고!
너희 태도에 명예의 전당이 달렸어!
119
>>118
K 실존인물이고 내 친구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지.
120
>>119
죄송합니다...
B 힘내봐!!!!!!!!!!!!!!!
121
>>120
B는 힘내야 돼
122
스레주 존나 냉정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3
오늘도 B에게는 가차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스레주 얘기는 잘 됐어?
124
>>123
이새끼 거의 미저리다
125
오늘은 돌직구 안 날렸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우선은 이게 아니라... 걔랑 만나긴 함?ㅠㅠ
같이 가긴 했어?
126
하나씩 답해보자면
1. 만났어. 원래 옛날부터 싸우더라도 학교만큼은 늘 같이 갔다.
2. 얘기는 했다.
3. 잘 됐는지는 모르겠음
127
스레주가 저렇게 말하니까 진짜 불안하다;
도대체 어떻게 말했어? 진짜 직구 날린건 아니지?;;
B가 너랑 해외 가고 싶대!!! 그랬다거나ㅇㅅㅇ;
128
>>127
아무리 나라도 그렇게 말하지는 않아.
129
>>128
그럼 B가 너랑 왜 영화를 보는지는 아니...?
130
>>129
너희 날 도대체 뭘로 보는 거냐.
불쾌해.
131
>>130
미안해 장난 안 칠게.
그런데 여태까지 네가 계속 저런 식으로 말했잖아..
132
얘기해보자면 이렇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K랑 만나서 학교 가는데 K가 그러더라고.
아 이건 그냥 예전처럼 말만 적을게.
설명하기 귀찮다.
133
>>132
역시 나 스레주가 이 스레 세운 의도 모르겠다
134
>>133
들어달라고
135
나: K, 안녕.
K: 어, 스레주. 오늘은 늦잠 안 잤네.
나: 나라고 늘 늦잠 자지는 않아. 그나저나 K, 너 오늘 안색이 안 좋네. 무슨 일 있어? 아침 먹은 거 얹혔어?
K: 오늘 아침 안 먹었는데ㅋㅋㅋ
나: 어제 저녁이 얹혔나?
136
K 도대체 얼마나 건강체질이면 저런 걱정밖에 못 듣냐
137
그런데 스레주가 걱정해준거 보니 진짜 아파보였던 모양이네.
감기라도 걸린거야?ㅠㅠ
138
K: 안 얹혔어. 소화 잘 시켰습니다~
나: 응. 토요일까지 컨디션 관리 잘해야지, 너.
K: 아, 토요일.
나: 응. B랑 영화 보러 간댔잖아.
139
아 시발 불안한데
140
>>139
그딴 말하지 말라고
141
여기서 K는 뜸을 들였다.
K: 역시 안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약속 취소했어.
나: 왜? 왜? 왜?
K: 그렇게 보지 마, 무섭다고~ㅋㅋ 그냥.
나: 세상에 그냥은 없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거야? 너 멜로영화도 같이 보는 멋진 친구로 남고 싶다 그랬잖아.
K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42
진짜 시발이다
야 원래 남고생들 연애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냐
143
>>142
아무래도 사회적 시선이ㅇㅅㅠ 그렇지..
144
아니 왜 안 본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화 같이 보는 게 어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45
나: 대답해, K. 왜 갑자기 심경에 변화가 생겼냐고.
K: 샐리의 다이어리 재미 없다더라.
나: ...
K: ...
나: 너 진짜 짜증나.
K: 원래 짜증나는 사람이랍니다.
146
아 진짜 K 너무 어려운 사람이다 정말
147
그래서 안 보겠다는 진짜 이유는 못 들은 거야, 스레주?
갑자기 왜 저러는데 쟤
148
야 나 고구마 3048193274803억개 먹은거같음
사이다 어딨냐 사이다
149
>>148
지금 여기 고구마 풍년이거든 감히 어디서 사이다를 찾느냐
150
씨발 고딩들 풋풋한 연애 잠깐이나마 상상했던 내가 멍청이였다
K AT필드 개쩐다
151
저 친구야말로 LCL이 될 필요가 있는 자다
152
스레주, 그래서 레알 이유는 못 들은거임? 존답답
153
>>152
나 폰이라고 몇 번 말했던 것 같은데.
154
>>153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 사드릴까요?
근처 지하철 락카 번호 대봐라 하나 쏴 줄 테니까
155
>>154
필요없고
156
>>155
아니요 스레주님 저희가 필요해서 그래요 저희가
157
한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
학교 들어가기 직전에서야 다시 말을 꺼냄.
나: 진짜 할 말 없어?
K: 스레주. 이건 네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 그렇다고 숨길 필요 있는 일도 아니지.
K: 스레주.
나: 왜 숨기는 거지?
K: 스레주.
나: 감정 문제라 그래? 대체 갑자기 무슨 일이야? 너 어제까지 폼 잘만 잡았잖아. 내가 부추겨도 아무 말 안했잖아.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뭐야?
K: 스레주, 좀.
나: 내 이름 그만 불러, 내가 너희 집 고양인가 K?
K: 아. 좀.
158
와 시발 K도 개빡친것같은데
159
분위기 개살벌해ㅠㅠ;
스레주 어디 맞진 않았냐
160
난 솔까 180 넘는 남자애가 내 앞에서 저렇게 화내면 못 서있을거같아 무서워서;
161
B한테서 무슨 연락이라도 있었나?;;
아니면 저럴 이유 없잖아
162
스레주 진짜 블투 키보드 안 필요하냐 우리 집에 안 쓰는 5천엔짜리 블투 키보드 있는데 존나 새거거든 지문도 안 남았거든 갖다 쓸래?
163
>>162
야 나는 새로 사줄 수도 있어 주소 불러
164
나: 이제 그런 거 안 통해, K. 내가 언제까지 어린애일 줄 알아? 나도 이제 네 고민 정도는 들어줄 수 있거든, 왜 갑자기 맘이 변했냐고.
K: ...
나: K, 좀은 내가 해야 할 말이야.
K: 스레주.
나: ...
K: 나중에 말할게...
나: 이 상태로는 연습 못 해.
165
그러고 오늘 연습 안 갔어.
166
>>165
자연스럽게 연습을 띵까먹었는데
167
>>166
오늘은 까먹을래서 그런게 아닌것같은데 이런 말 자제하는게 낫지 않겠냐ㅇㅅㅇ;
168
>>167
연습 안해서 좋긴 했다.
169
스레주 미친놈아
170
하지만 열받은건 진짜야.
한 살 어리긴 하지만 그런 배려 받을 정도로 이제 어린 것도 아니고 고작 한 살 차이고.
언제까지 어린애로 볼 건지 모르겠네.
171
하긴 겉으로는 동등하게 대우해주면서 은근 동생 취급하는거 보이면 짜증나지...
스레주 이해함ㅇㅇ 열받을만 했어ㅇㅇ
게다가 갑자기 이유도 모르게 저러니.
난 오히려 스레주 잘 참은거같아 대박 인내심이다
172
그래서 오늘 아침 얘기는 이걸로 끝이야?
아 고구마 시발..
173
끝 아님.
174
?????????????????????????????
175
끝 아니라고?
176
녹취록 정리하고 있어서 좀 느려.
A랑 전화했다.
177
아 맞아 약속 없어진 건 B도 마찬가지지ㅇㅅㅇ;
B는 어떻대냐;
178
기다릴게 여기서 평생 기다릴게 스레주 돌아오기만 해줘...
179
블투 키보드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고..
180
A한테 전화했는데 A도 무슨 일이냐며 좀 당황한 눈치더라.
그쪽은 B가 컨디션 난조로 오늘 연습에서 빠졌다고 했음.
도저히 연습할 컨디션이 아니어서 그냥 반으로 올려보냈다더라, 이따 오후에 보자고.
181
아이고; B 불쌍해서 어쩌냐ㅠㅠ;
하긴 걔도 존나 충격받았겠지 갑자기 좋아하는 상대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했으니...
182
>>181
아직 누가 약속 취소한 건지는 안 나오지 않았어?
뭔 일 있었는지도 모르고
183
>>182
B가 취소한 거면 저렇게 충격을 받았겠어?
빼박 K지
184
>>183
ㅇㅇ나도 이 쪽. 이건 물을 필요도 없이 K임...
아 속탄다 나 물 좀 가져오겠음
185
>>184
물로 되겠냐 사이다 1.5페트로 사오셈ㅇㅅㅇ;
186
>>185
캔 박스로 사올 거다
187
>>186
이자식 스케일 커
188
>>187
아니야 쟤가 현명한걸수도 있음 이 스레 앞으로 우리한테 고구마 8702743748930억개 더 먹여줄것같다
189
나 지금 옥션에서 사이다 두 박스 시켰다
190
이것도 말만 올릴게.
나: 안녕하세요, A 씨.
A: 안녕하세요. 거두절미하고 묻겠습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왜 갑자기 K 씨가 약속을 취소하신 거죠?
나: K가 약속을 취소한 게 맞지요?
A: K 씨가 B 선배가 약속을 취소했다고 그러덥니까?
나: 아니요,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것 같아서.
A: 그렇군요.
191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사실관계 확인<<<
192
보통 호감 가진 상대들 사이에 문제 일어나면 서로 머리채 잡을 기세로 쏘아붙이지 않냐
쟤네 둘은 대체 뭐냐ㅋㅋㅋ
193
>>192
말로 머리채 잡고 있잖아
194
이 와중에도 A 섹시하다
195
>>194
ㅇㅇA 존나 엘리트섹시임
나 A 어디 대기업 회장 아들설 민다
196
A: 대체 무슨 일인지 말씀은 들으셨습니까? 저는 전혀 감 잡히는 구석이 없어서요.
나: 저도 얘기를 못 들어서. 혹시 B 씨 얘기를 먼저 들을 수 있을까요?
A: 그럼요, 들려드리죠. B 선배가 아침에 울면서 하소연하고 가셔서 똑똑히 기억합니다.
197
울었냐
198
시발 벌써 실연당한건가 데이트 해보기도 전에
199
>>198
불길한 소리 자꾸 하지 말라고ㅡㅡ
200
B 레알 가엾고 불쌍하다ㅠㅠ
201
A가 한 말도 대화 형식으로 풀어 쓸게.
이 대화는 B하고 A가 한 거라고 봐주면 좋겠다.
아침에 A가 학교에 왔는데 B가 탈의실에서 울고 있더래. 그
래서 당황해서 토요일에 K 씨 만나기로 하신 분이 왜 여기서 이러고 계십니까, 그랬다나봐.
202
불쌍한... B...
204
180 덩치가 탈의실에서 울고 있었다는데 왜 귀엽냐; 나 B한테 부성애 느끼는 것 같아
205
>>204
부성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6
>>205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봐..
207
그랬더니 갑자기 B가 A를 꽉 붙잡더래. 계속 울면서.
B: A, 나 어떡하지?
A: 네? 무슨 일이십니까, 선배. 무슨 일 나셨어요? 얼굴이 엉망입니다.
B: 어허허헝
A: 울지 마세요 못생겨지면 여자애들이 안봐줍니다.
B: 지금 여자애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208
A 엄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9
>>>>>울지 마세요 못생겨지면<<<<<
210
저게 달래는 데 쓸 말이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1
A: 네?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선배.
B: K가, K가 나랑 영화 못 보겠대~!
A: 예?
B: 영화 볼 마음이 안 든대, 어쩜 좋아? 나 어떡해야하지? 내가 매력이 없는 건가? 아니면 샐리의 다이어리가 너무 재미없다는 소문을 들어버려서? 나랑 왜 영화 안 본다는 걸까? 나는 K랑 영화 보고 싶은데! K는 내가 싫은 건가?! 마음이 안 든대, 어쩜 좋아? 나 어떡해야하지? 내가 매력이 없는 건가? 아니면 샐리의 다이어리가 너무 재미없다는 소문을 들어버려서? 나랑 왜 영화 안 본다는 걸까? 나는 K랑 영화 보고 싶은데! K는 내가 싫은 건가?! 사실 날 싫어하는 사람은 스레주가 아니라 K였나?!
A: 아니요 그건 아닐 테니까 진정하세요, B 선배.
B: 안 그러면 왜 나랑 영화 보는걸 취소하냐구! 어제 갑자기 연락 와서 못 보겠다고, 너랑은 못 보겠다고... 혼자 실컷 샐리 보고 오라고... 난 샐리한테 관심 없어!
212
샐리 일기 한 번 잘못 쓴 죄로 몇 번 등판하는 거냐
213
B 존나 귀여운데 K 진짜 핀치에 몰려서 저런 말 한 것 같은데
214
>>213
222 나도 여기 동의ㅇㅅㅇ;
저거 K가 자기 맘 드러낸 거잖아...
A는 캐치하지 않았을까;
215
A: 진정하세요 선배, K 씨는 선배를 싫어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닐 겁니다.
B: 싫어하는 게 아니면! 싫어하는 게 아니면 왜 저런 말을 해? 왜 나랑 영화 보기 싫대? 같은 공간에도 있기 싫다는 거야? 으앙!
A: B 선배, 점잖게 웁시다
216
점잖겤ㅋㅋㅋㅋㅋ웁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7
힝입니다 냐고ㅋㅋㅋㅋ
218
B: 슬픈데 어떡해! A, 진짜 왜일까? K 진짜 아무 말도 안 했다고 그거 외에는... 그냥 나랑 영화 보기 힘들겠다는 말밖에 안 했어. 어떡하지? 전화해볼까?
A: 아니요, 하지 마십시오. 음... 제가 연락해보겠습니다. 지금 선배가 연락하시면 역효과 날 수도 있으니까.
B: 진짜?! 진짜? 해줄 거야, A? 우와, 역시 A밖에 없어! 고마워.
A: 제가 어떻게든 해드릴 테니까...
라고 했다고 한다.
219
스레주가 아주 적당한 시기에 연락했네
220
>>219
ㅇㄱ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스레주가 안했어도 A가 먼저 했을듯ㅋㅋㅋ
B가 저렇게 고마워하고 감격하는데 해야지 뭐 어떡해...
221
>>220
이 스레놈들 다 B 팬 된 거 아니냐
222
B의 경기 보러 가고 싶네요 팬으로서
223
어쨌든 더 얘기하진 않았어.
K한테 얘기 듣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나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224
>>223
ㅇㅇ잘 생각했음 괜히 헛방 날리기보다는 확실한게 낫지.
225
>>224
헛방이라고 하니까 스레주의 돌직구가 또 떠오르네
226
>>225
무시무시하지 그거
227
그래서 오늘 K만 연습하러 간 거야, 스레주?
228
>>227
아니 나 빼고 다.
229
>>228
저기요 심장 양반 이러시면 안되죠
230
>>228
자꾸 뇌 겸 심장이 탈주하시면 어떡합니까
231
으 존나 그로테스크하다 시발
232
>>231
넌 뭘 상상한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3
>>232
문자가 좀 그로테스크하지 않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4
연습시간 지나서 돌아올게.
235
>>234
?????
236
>>235
연습시간... 지나서...? 너무 빠르지 않아?
237
스레주 잠깐 가지 마봐 너 또 몇 km 직구를 던지려 그래 그러지 말자 우리!!!!!!! 스레주님!!!!!!!!!!!!!!
238
난 미리 K한테 애도 표해야겠다 숙연하게
239
과연 게이직구 이상의 직구가 나올 것인가
240
>>239
안나오길 빈다...
진짜 K 멘탈 지금 장난아니게 갈린 상태 같아서
241
>>240
22222 잘못하다간 레알 큰일날수도 있음ㅇㅅㅇ;
스레주식 접근은 조심해서 사용해야 해
242
나도 지금 너무 답답해서 스레 나가 있을란다..
저녁시간 지나서 오겠음
243
헉 벌써 2시 반이네 퇴근 얼마 안 남았으니까 집중해서 일하고 와야겠다
이따 봐ㅋㅋ
244
이 스레에 의외로 리얼충들 많잖아ㅇㅅㅇ;
니트들이라고 칭하면 안되겠는 걸
245
>>244
마음만은 다들 니트거나 니트워너비들이니까 상관없지 않냐
246
>>245
맞아 돈 벌어서 풍요로운 니트 되는게 꿈이라고
247
>>246
70살 쯤에 가능하겠네..
248
>>247
그 전에 과로사하지 않는다면 말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9
여튼 나중에 보자~
스레주도 연습 끝나고나 온다니깐
250
>>249
난 스레주가 연습 참여한다 하는 게 왜 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어
251
>>250
팀의 심장이자 뇌인 분이시라고!
252
>>251
역시 이 비유 그로테스크해...
-
259
저녁 범펍
260
완전 칼이다 칼 지금 딱 6시잖아
261
야 너무 일찍 범펍했어 스레주 연습은 보통 8시 반쯤 끝난댔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우리끼리 얘기하고 있어야 하는 거야?
262
>>261
헐 그럼 가라앉혀두자ㅇㅅㅇ;
나 범펍한 놈임
263
>>262
존나 호쾌하다
264
스레주가 얘기 잘 해야 할 텐데...
민감한 화제니만큼...
265
>>264
난 스레주 믿음ㅇㅇ
게다가 소꿉친구라니까 뭣하면 주먹이라도 부딪히지 않겠냐
266
>>265
스레주 병원가는 거 아냐?
267
>>266
맞아 그래서 스레 버려지고
268
폭력은 나빠! 아버지한테도 맞아본 적 없는데!
269
>>268
그런데 스레주는 레알 아버지한테도 맞아본 적 없을거같음
270
>>269
ㅇㅇ레알 전제군주 느낌ㅇㅇ
뭔말인지 알겠음
271
니들 존나 자연스럽게 옆으로 잘 빠진다.
272
>>271
무슨 그런 칭찬을...
273
>>272
자식들 눈치도 없고.. 이런 니들이 좋다
274
너희는 왜 너희끼리 늘 사랑하고 있는 거야?
275
????????????????????????????스레주?????????????????????????????
276
헐 스레주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야?
아직 6시 40분밖에 안 됐는데
277
>>276
당연히 연습이 일찍 끝나서지.
K가 자꾸 위험한 실수 연발해서 D가 연습 종료시켰다.
D는 우리 팀 리베로고 K랑 학년이 같다.
278
너희 팀 진짜 민주적이구나...
뭔가 팀원들한테 비슷한 권력이 있는 것 같네
279
>>278
F한테는 없어
280
>>279
스레주 F한테 왜 그러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81
솔직히 F는 땅 치면서 울어도 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82
그래서 지금 집이야?
283
>>282
K네 집
284
K네 집이라고?
아 하긴 소꿉친구랬지ㅇㅅㅇ;
285
K한테 이유는 들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86
>>285
오면서 대강. 좀 짜증나는 이유였다.
정리해서 올릴게.
287
이제 스레주 우리가 올려 달라 안해도 올려주겠다고 해주네 존나 감격이다
288
스레주 이제 집이니까 컴 쓰겠지?
289
>>288
K 집이라 계속 폰임.
좀 느리니까 기다려
290
>>289
K는 왜 노트북도 없고 그러냐
291
얌전히 기다릴게 스레주
블투 키보드 주문할 준비 돼있으니까 언제든 말만 해라
292
K는 오늘 평소 안 하던 실수들을 연발했어.
결국 D가 너 집에 가서 쉬는 게 낫겠다고 했을 만큼.
그래서 같이 집에 오다가 다시 얘기를 꺼냈다.
나: K, 너 말이야. 대체 무슨 일이야? 왜 B랑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거야? A 씨가 나한테 연락했어. 네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해서 B 씨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고. 도대체 왜 그런 거야?
K: 울었대?
나: 응. 그 정도도 짐작 못 했어? 너답지 않은데.
K: 여기서 나 다운게 뭔데, 라는 대사 해줘야겠지?
나: 아니.
K: ㅋㅋㅋ
293
뭔가 존나 폭풍전야 느낌이야
294
K도 스레주도 열받아 있는 느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95
K: A가 뭐랬어?
나: 네가 B 씨랑 영화 못 보겠다고 그랬다며, 볼 맘이 안 든다고 너랑은 못 보겠다고.
K: B 엄청 입 싸다
나: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너보다는 나아.
K: 우와, B 편 들어주는 거야? 내가 엄청 잘못하긴 했나 보네.
나: 알긴 아네?
K: 알지.
나: ...
K: 그래도 못 보겠더라고.
나: 왜?
K는 잠시 말을 망설였다.
296
나라도 쉽게 말 못했을듯... 끙...
297
아 속타는데 저 기분 알것같아서 더 속타
298
그래도 K는 스레주 같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인지도; 친구가 대신 사이다잖아
299
K: 액션이었으면 봤을지도 몰라.
나: 그런데?
K: 어제 영화 내용 검색해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 남자 주인공에 B가 겹쳐 보이면 어떡하지? 언젠가 B가 여자친구를 사귀면...
나: ...
K: 그럼...
나: ...
K: 그 남자주인공 같아지겠지?
나: ...
K: 걔, 분명 로맨틱할 거야.
나: 그래서 취소했어?
K: 내 생각보다 난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아, 스레주.
나: ...
K: 그리고 생각보다 B를 더 사랑하는 것 같아
300
멍청이라고 생각했어
죽어가는 사람들
어느 날 이름이 나타났다. 손목 딱 한 마디를 덮는 길이였다.
죽어가는 사람들
왼손목이 불타오르는 듯 따끔거려 혹시 어제 연습 때 삐끗한 게 덧나기라도 했나 벌떡 일어나 불을 키자마자 바로 환부를 체크한 보쿠토는 상처보다 더한 것을 봐야만 했다. 다른 남자애들보다도 훨 두꺼운 손목 한 지름 가득 꺼먼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뭐야 이거? 반대쪽 손목도 내려다봤지만 이쪽은 자기 전과 똑같이 맨들맨들하기만 하다. 허옇게 빛나기까지 하는 게 정말 어제와 전혀 다를 게 없어 그저 애꿎은 왼손목만 이리저리 돌려보다 다시 자리를 보전하고 누워 허연 등 번쩍거리는 천장만 물끄럼 응시했다. 손목은 여전히 화끈거린다, 그 운명이라는 허울 좋은 단어만 아니었더라면 너무 뜨겁다며 울음 터뜨렸을 만치 아팠다. 거멓게 새겨진 쿠로오 테츠로라는 이름자는 선이 굵직한데다 획이 복잡하기까지 한 게 어딜 봐도 여자 이름은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남자 같지, 갑자기 숨구멍이 꽉 막혀 푸우, 푸우, 연거푸 한탄을 빼봤으나 시원해지기는커녕 너무 많은 산소를 들이마셔 되레 두통이 났다. 으으, 진짜 머리 아파. 왜 하필 남자야? 머리가 어디 철창에라도 끼인 마냥 콱콱 아파와 웅크린 그대로 애꿎은 침대만 퍽퍽 쳐댔다. 물론 남자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이성혼과 동성혼 수가 거의 비슷해졌을 즈음 태어난 보쿠토는 그런 데 편견이 전혀 없었다. 그렇대도 역시 개인적인 호오는 있는 법이다. 부드럽고 여린 살과 낭랑한 목소리를 가진 귀여운 여자가 좋아 제 운명이 제발 저 같은 굵은 팔뚝을 지니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귀여움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사실 키가 이 쯤 크니까 모두 귀여워 보여! 여자들 다 엄청 귀여워! 그러니까 제발 부드러운 피부만이라도! 아니, 아니 그것도 안 바라! 그냥 여자기만 해다오! 벌써 꼬박 1년을 그리 생각하며 잠들었건만 이 운명이라는 거대한 존재는 그 작은 바람마저도 괘씸히 여긴 모양이었다. 네 원대로는 해줄 수 없다는 심술인지도 몰랐다, 어쨌든 보쿠토는 제 손목을 완전히 잡아먹은 이 이름의 주인이 남자임을 확신했다. 어지간한 장부 바라는 게 아니라면야 여자한테는 이런 한자 잘 안 쓰지? 아무리 봐도 남자라고 이거... 다시 골치가 아파 이마를 짚었다. 성격이 급한 데다 엄청나게 활동적이기는 해도 보쿠토 코타로 역시 명문이라 불리는 후쿠로다니 학원 중등부 학생이다. 집안도 꽤 잘 살뿐더러 머리도 나쁘지 않아서 상식 정도는 잘 갖추고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꼭 12년 전 어린 저를 안은 채 보통 여자아이 이름에는 이런 강하지 않은 한자들을 쓴단다, 자상히 일러주고는 했었다. 쿠로오 테츠로, 보쿠토는 다시 제 손목을 반쯤 둘러 새겨진 이름을 만져 보았다. 정말 이보다 강할 수는 없다, 심지어 색깔처럼 이름도 까맣다. 검을 흑 자와 꼬리 미 자를 보자 눈앞이 깜깜해졌다. 어떻게 이리 검을 수가 있단 말인가. 아닌가, 그래도 내 미래보다는 덜 깜깜한가. 화끈거리는 감각은 좀 덜해졌어도 아직 아프기는 해 오른손으로 조용히 이름 부위를 감쌌다. 계속 이렇게 이름 없이 하얀 쪽이 나았지, 이제는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제 운명이길 바란 여자애를 떠올렸다. 하얀 살결과 사근한 말씨, 길게 뻗은 목이며 피아노 위에서 우아하게 흐르는 손가락까지 정말 모든 부분이 예뻐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봤었다. 이상하게 다가갈 엄두가 안 났다, 늘 하고 다니는 그 하얀 레이스 초커 때문인지도 몰랐다. 보통 운명을 맞은 여자애들은 그 이름이 새겨진 곳에 맞춰 자그만 장신구를 했는데 보통은 팔찌나 초커, 굵은 리본 목걸이, 발찌, 귀걸이 등이었다. 그 흔한 귀걸이나 목걸이조차 하지 않는 아이가 초커만은 빼놓지 않으니 당연히 그리 여길 뿐이 없다. 저 애는 누구 이름을 가졌을까, 설마 내 이름일까? 그럼 좋겠다, 잘 해줄 수 있는데. 불과 어제까지는 그런 행복한 상상도 해봤다지만 오늘부로 다 폐기처분이다. 보통 운명은 맞교환 형식이었다. 즉 제 손목을 차지한 채 앉아계신 이 쿠로오 테츠로 씨에게 제 이름이 있을 확률이 거의 90% 이상이라는 뜻이다. 아오, 진짜. 게다가 이름조차 모르는 상대다, 후쿠로다니 학원 학생이 아닐지도 몰랐다. 어쩜 방금 막 태어났을 지도 모르지! 씨발! 갑자기 울분이 치밀었다. 아니, 좀 아는 남자로라도 해주든가! 아카아시나 코노하나 와시오나 사루쿠이나 많잖아! 그런데 왜 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쿠로오 테츠로 씨냐고! 쿠로오 테츠로 씨 지금 산부인과 아기 침대에 누워 계신 거 아냐?! 진짜 미치겠네! 벌떡 일어나 고장 난 강아지 로봇처럼 방 안만 뱅뱅 맴돌다 다시 퍽썩 소리 나게 주저앉았다. 매트리스가 콱 눌렸다 올라왔다. 실제로 제 옆 반 어떤 아이 손가락에 갑자기 담임선생 이름이 나타나 한바탕 학교가 뒤집어진 적이 있었다. 처음 있는 경우라 학부모회와 그 담임선생을 제외한 선생들 모두가 소집돼 이 둘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로 꼬박 하루 간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다행히 담임선생과 그 애 나이 터울이 10년을 넘지 않아 적당히 약혼시킨 다음 그 반 담임을 바꾸는 정도로 끝냈다지만 그로 미뤄보건대 제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는 장담할 수가 없었다. 씨발, 제발 누군지만이라도 알려주세요. 제발, 최소한 저랑 동갑이거나 플러스마이너스 세 살은 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것만은 꼭 들어주십시오, 운명 님. 평소 절대 하지 않던 욕까지 할 만큼 절박했다. 올해 고작 14살, 중학교 3학년인 보쿠토에게는 사실 세 살 차도 꽤 컸다. 세 살을 기점 해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나뉘는 나잇대를 사는 중이니만큼 당연히 그럴 뿐이 없었다. 보쿠토는 제 손목 움직임을 따라 움찔거리는 이름을 보다 아 진짜 몰라, 이불을 덮어썼다. 눈시울이 뜨끈뜨끈해져 아예 엎드려 누웠다. 불 끄는 일 따위 지금 알 바가 아니었다, 손목을 얼굴도 모르는 무뢰한이 차지해버렸는데 어떻게 정신을 다잡겠는가. 아침이 와 어머니가 깨우러 올 적까지 보쿠토는 그 눈물 젖은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그저 엎드려 울고만 있었다. 왜 그러니, 코타로? 무슨 일이야? 코타로 우니? 불은 이렇게 켜놓고! 그 따스한 목소리를 듣고서야 겨우 입을 열 수 있었다. 잔뜩 잠긴 목 위로 울음이 솟는다. 엄마, 나 이름이 생겼는데... 어머니는 대번 표정을 바꾸었다. 그래, 누군데? 아는 사람이야? 자꾸 눈물이 솟아서 어머니를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뿌옇게 흐려진 상이 모르는 사람이야? 빛처럼 퍼진 분홍빛 입을 벙긋인다. 눈을 깜박이는 순간마다 입은 좁아졌다 넓어졌다를 반복한다. 검은색이 자꾸 시야를 점령했다. 대답하는 대신 손목을 내밀어 그 이름을 보여주자 어머니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는 사람도 아니구나, 이런 이름 가진 친구는 없니? 보쿠토는 가만 고개를 저었다. 발이 넓은 데다 배구부원을 모집해보겠답시고 학교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지라 1학년부터 3학년을 통틀어 모르는 애가 거의 없다시피 한 보쿠토도 이 이름은 정말 처음 봤다. 그럼 최소 다른 학교 애라는 얘기다, 다시 울음이 터져 훌쩍거리는 어깨를 끌어안은 따스한 손이 굵게 새겨진 검은 이름을 부드러이 쓸어내렸다. 그래도 네 운명이잖니, 코타로? 잘 될 거야, 언젠가는 만나겠지. 너무 걱정하지 마렴. 보쿠토는 저도 모르게 발을 굴렀다. 울음이 차올라 앞이 제대로 분간되지도 않을 만치 시야가 뿌얬지만 전혀 아랑곳않고 악썼다.
“나이차 엄청 많이 날 수도 있잖아! 그럼 어떡해! 크는 거 기다리는 것도 혼자 남는 것도 싫어! 난 같이 늙어가고 싶단 말야, 엄마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라니, 나는 지금 이 시간을 함께 하려는 거야! 기다리기는 싫어! 왜 기다려야 해? 이게 뭔데? 운명이 뭔데! 심지어 남자 같다고, 난 작고 귀여운 사람이 좋은데 그것도 아니고! 진짜 다 망했어, 망했다고 엄마! 싫어, 이거 이름 싫어! 지울래!”
망연한 표정으로 듣기만 하던 어머니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고운 눈매 아래 진 주름이 보여 저도 몰래 입을 다물자 그건 안 되는 거 알잖니,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어 코타로? 조용히 묻는다. 짧은 손톱이 손바닥 깊이 파고 들도록 주먹을 꽉 쥐고는 알아, 들었어. 배웠어, 짓씹듯 대답했다. 이름은 지워도 세 번까지 다시 생겨나는 데다 겨우 지워낸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는 제대로 된 연을 맺지 못한다는 사실은 매우 유명했다. 설사 저를 다 무시하고 결혼해도 안 좋게 깨지기 일쑤였다. 불화나 병마는 예사요 심할 경우 사별까지 갔다. 물론 운명이 그렇게 심통만 부리지는 않았다. 점지 받은 짝과 사는 사람들에게는 재복 혹은 건강, 애정 등을 주었으니 짝이 아주 별로가 아닌 이상 보통은 다들 그냥 운명을 찾아 살았다. 어쩔 수 없잖니, 코타로.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 그래도 엄마는 아직까지 서로 나이차가 열 살 이상인 커플은 못 봤단다. 엄마랑 아빠도 네 살 차이잖니? 너도 그럴 거야. 그래도 운명이 나잇대 정도는 보는 게 아닐까? 너무 걱정하지 마렴, 괜찮을 거야 코타로. 분명 좋은 아이일 거야. 부드러이 머리 쓰다듬어주는 손이 너무도 따스해 와앙, 아예 소리 내 울어버렸다. 눈물 젖어 축축해진 귓가를 어루만지는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상냥했다. 혹시 모르니까 케이지 군한테도 물어보고. 알았지? 케이지 군이 알 지도 모르잖니, 그러니까 한 번 물어봐. 그냥 고개 한 번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고리를 잡았다. 나 씻을게, 학교 가야지. 손목은 아직도 얼얼하다. 혹시라도 가다 아버지를 마주칠까 금방이라도 다시 타오를 듯 화끈거리는 손목을 움켜쥔 채 그대로 화장실까지 가 문을 잠갔다. 거짓이 아닐까, 천천히 왼쪽 손목을 들어 이리저리 돌려보았으나 글자는 여전히 또렷하다. 오히려 더 검어진 것 같다, 결국 포기하고는 칫솔을 꺼내 물었다. 민트 맛 나는 치약이 온 입안을 들쑤신다. 막혔던 코가 뻥 뚫렸다. 허리를 짚은 손목 옆으로 글자 끝부분이 보였다. 쿠로오 테츠로, 정말 난생 처음 보는 이름이다. 저만치 마당발은 아니어도 자기 학년 애들 정도는 다 아는 아카아시한테 물어봐도 분명 모른다는 답만이 돌아올 터라 푸우, 또 한숨을 내쉬었다. 쿠로오 테츠로라, 손목을 무심코 등 뒤로 감추었다.
네임 세대, 보쿠토 바로 이전 세대부터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운명이라는 것은 사람들 신체 부위 여기저기에 제 존재를 남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기이한 일이라고만 여겼다. 이게 뭐지? 혹자는 제 손등 위 새겨진 단어가 설마 다른 나라 언어이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채 그저 그림이라 여겼다. 이게 뭐지, 마침내 모든 사람들이 심상치 않다 느낄 즈음이 돼서야 세계 각국 정부는 놀라운 발표를 했다.
이것은 운명입니다. 여러분께 새겨진 문자는 미래 배우자 이름입니다.
운명, 가장 과학을 따지는 사람들 입에서 나온 운명이라는 단어가 쉬이 받아들여질 리 없었다. 곧 세계는 몇 번을 뒤집혔다. 운명이 말이 되느냐, 그런 말도 안 되는 말하지 마라! 미신을 맹신하는 정부 따위 필요 없다는 폭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쏙 들어갔다. 이름을 무시한 채 그냥 결혼했다가 파탄을 맞는 사례가 늘어난 반면 무리해서라도 인연을 찾아 결혼한 사람들은 대부분 행복해졌기 때문이다. 이 괴상한 일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 된 후 어떻게 미래가 정해져있을 수 있느냐, 말도 안 된다며 한참을 방황하던 사람들은 결국 이 불가사의한 힘을 거부하는 대신 순응하는 쪽을 택했는데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여러 가지 새로운 제도들이 생겨났다. 동성혼 허용이 대표적이다, 이성이 아닌 동성을 점지 받은 그 수많은 사람들을 다 동거 커플로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만큼 정부로서도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서양 쪽이야 원래 동성혼의 법제화를 추구하는 쪽이었다지만 동양은 상황이 사뭇 달랐다. 어차피 거역하지 못할 거 그냥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며 순응한 젊은 세대와 달리 노인층 대부분은 운명이라는 게 뭐냐, 다 미신 아니냐? 어떻게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결혼할 수 있냐면서 들고 일어섰는데 그마저도 곧 수그러들었다. 반항하는 사람들 중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한테만 새로운 인연이라는 낙인을 내리찍어 생활을 다 파탄 내놓은 운명을 거역할 자는 더 이상 없었다. 사람들은 조용히 자기 짝을 찾아갔다.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었다, 이름이 가장 중요했다. 너는 내 이름을 가졌느냐, 가지지 못했느냐. 서로 아무리 끌린다 해도 이름을 갖지 못한 이상 돌아서야만 했다. 때로는 아프리카 사는 사람이 프랑스나 캐나다까지 가는 일도 있었다. 같은 나라기만 해도 감사해야할 지경이었다. 다른 나라 문자가 새겨질 경우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국가 언어 공부하기뿐이었다.
그 사람들 다음 세대가 바로 보쿠토 세대다. 소위 네임 2세대라 불리는 이 세대는 보통 이르면 아기 때, 아무리 늦어도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몸 어느 부분에든 인연이 새겨지기에 유치원 시절부터 동성혼과 이성혼이 같다고 배우며 아이 배양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여긴다. 동성혼이 많아져 직접 임신 가능한 커플이 적어진 이상 아기는 배양할 밖에 없었다. 이성 커플이 직접 낳은 보쿠토와 달리 학교에는 동성 부모를 지닌 배양기 출신 아이들도 꽤 많았다. 이제는 배양기 이용 출산과 직접 출산 비율도 반반인지라 차별은 전혀 없다 봐도 좋았다. 딱히 지능이 다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차별은 다른 쪽에서 생겼다. 바로 노네임이다.
노네임, 십만 명 당 한 명 꼴로 나오는 소위 운명을 점지 받지 못한 아이들이다. 성인 첫 해가 지나기 전까지 이름이 나타나지 않을 시 국가는 그들을 노네임으로 분류했는데 불편이 아주 막심했다. 결혼은 물론이고 연애조차 하기 힘들었다. 운명은 제 손 거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아주 가혹해 노네임과 연애하는 사람은 무조건 불행하게 만들었다. 결국 노네임끼리 연애하거나 네임을 가진 사람이 죽어 혼자가 된 사람을 만나 연애해야만 했다. 원치 않는 결혼을 한 사람은 그들을 부러워한다지만 정작 노네임들은 제 불행과 주변 사람들이 보내는 연민 어린 시선을 못 이겨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괜히 연말마다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으니 노네임만 아니게 해달라는 말이 적힌 소원종이들이 주렁주렁 달리는 게 아니었다. 이상적인 구석이 없잖아 있는 보쿠토로서는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왜? 그렇게까지 해서 살고 싶은가? 그런 생각만 했었다. 결국 그리 말했던 어느 어린 날, 어머니는 답잖게 매우 화냈었다. 코타로, 그런 말하는 거 아냐. 운명이 화낸다고, 그런 말해서는 안 돼! 조금 억울했으나 그런 어머니 얼굴은 처음이었던지라 그저 고개만 연신 끄덕였었다. 안 할게, 절대 안 그럴게 엄마. 안 그럴게, 그렇게 입 꾹 닫은 채 몇 년을 지냈다. 연말 소원종이에는 늘 배구 더 잘하게 해주세요, 올해야말로 전국우승! 나의 시대! 라는 말만 썼었다. 그래도 초등학교 시절 만난 아카아시보다는 성실했다, 조그만 게 어찌나 냉정한지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신은 이 운명이라는 존재 하나만으로도 족하다며 초등학교 5학년 즈음부터 새해 소원을 적지 않았다.
그런 아카아시도 작년 여름 운명을 맞았다. 후쿠로다니 1학년 생, 예쁘장하게 생긴 동갑내기 여자애였다. 와, 예뻐! 부럽다! 와, 진짜 귀엽네! 부럽다~! 외친 보쿠토에게 그는 글쎄요, 고개만 갸웃해 보였었다. 어차피 서로 원한 만남은 아니니까요. 단순히 운명이라서 만난 거지. 저쪽도 썩 달갑지는 않을 걸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저야 뭐 누구든 상관없으니까요, 그나마 아는 사람이라 다행이네요. 적어도 비행기 탈 필요는 없잖습니까, 그러면서도 제 짝은 살뜰히 잘 챙겼다.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아카아시 케이지라는 인간이 가진 보호본능이 발동해야 했다 옳았다. 쉬는 시간마다 제 짝을 찾아가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을 보다 못한 학교가 반을 바꿔줄 만큼 성실히 챙겼다. 아카아시는 몰라도 여자애는 확실히 운명이 정해준 짝을 좋아하게 된 듯 보였다. 그를 보며 나는 어떨까? 생각했었다. 만약 짝이 생기면 나는 어떨까? 잘해줄 수 있을까? 아님... 물론 그 생각은 오래지 않아 배구공을 맞아 날아가 버렸다.
설마 그 생각을 지금 다시 하게 될 줄이야! 보쿠토는 검게 물든 제 손목을 아카아시한테 내보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어쩌지 아카아시? 나 이름 떴어. 그런데 모르는 이름이야! 어떡해! 아카아시, 너 이 사람 알아? 울먹거리는 머리통 위로 떨어진 말은 모릅니다, 언제나처럼 냉정하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어딜 봐도 일본인 이름이니까 말은 통하겠어요.”
아, 재외 일본인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일본 살 확률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힘내세요. 저는 짝을 찾았다고 아주 여유만만이다. 퍽, 책상을 내리친 보쿠토가 너 진짜 이 사람 몰라? 우리 학교 사람 아니지 역시? 거의 울 듯이 말했다. 옆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밥을 먹다 아카아시랑 네가 모르는 애가 어떻게 우리 학교 애냐? 어이없다는 듯 젓가락을 흔드는 코노하를 째려보고는 다시 아카아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글쎄요, 확실히 중등부 학생은 아닌 듯 합니다만 고등부 학생 분이실 수는 있겠죠. 한 번 고등부 선생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젓가락을 든 손은 여전히 단정하다. 한 치 흐트러짐 없는 그 손을 붙잡고 고마워, 고마워 아카아시! 역시 아카아시 최고! 외친 보쿠토를 시끄럽습니다, 보쿠토 씨. 식사하세요. 다들 쳐다보잖습니까, 다시 앉힌 아카아시가 턱을 괴었다. 그래도 일본인이니까 어디선가는 만나지 않겠습니까. 사람을 고용해 찾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역시 보쿠토 씨는 우연찮게 만나는 쪽이 더 좋으시죠? 그게 더 운명 같으니까. 제 말 맞습니까? 괜히 찔려 아, 아니야. 그렇지는 않고, 말을 더듬자 맞군요, 또 젓가락을 쥔다. 하얀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곧 만날 겁니다, 운명은 그렇게 매정하지 않으니까요. 적어도 자신이 손 댄 사람들은 확실히 책임지는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혼인신고 건수가 느는 거겠죠. 너무 조바심내지 마세요, 열심히 찾아보죠. 코노하와 와시오가 고개를 마주 끄덕였다. 우리도 도와줄 테니까! 그리 외치는 셔츠 깃 아래로 초록색 이름이 보인다. 보쿠토는 고개를 젖혔다. 어쨌든 빨리 찾아야 할 텐데, 으으 머리 아파. 초조해져 저도 모르게 다리를 달랑달랑 흔드니 밥 먹으면서 다리 흔들지 마세요, 냉정한 목소리가 날아온다. 복 나간다 할 거야, 아카아시?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운 검은 시선이 더 가늘어진다. 아니요, 그냥 제가 신경 쓰여서 그런 겁니다만. 괜히 멋쩍어져 손목을 만지자 벌써부터 미래 배우자에게 의존하지 마세요, 차분한 잽을 날린다. 내, 내가 뭘 의존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코노하의 낄낄거리는 소리가 날아왔다. 야, 친구 배우자는 뭐라고 부르냐? 보쿠토는 얼굴 시뻘개진 채 식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름뿐이 모르는 운명이라는 사람이 원망스러워도 별 도리 없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만나기만 해 봐, 가만 안 둘 거야. 밥만 열심히 퍼먹는 보쿠토가 귀여운 지 그 머리통을 만지던 코노하가 만약 고등부 사람이라 해도 그닥 날리거나 노는 사람은 아니겠네, 툭 뱉었다. 아님 우리가 모를 리가 없잖아, 배구부도 아닐 거고. 아카아시는 짧게 동의했다. 그렇겠죠, 저희 고등부와는 몇 번 시합 해봤으니까요. 최대한 열심히 알아보겠습니다만 너무 기대하지는 마세요. 그제야 고개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진짜 만날 수는 있겠지? 돌아온 말은 평소와 별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겠죠, 설마 이름만 주고 만날 기회는 안 주겠습니까. 그 담담한 목소리가 제 맘을 감싸주는 것 같아 역시 너 뿐이야 아카아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안지 마세요, 임자 있는 몸이에요. 선배도 그렇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어퍼컷이다. 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뭐가 중요하다고! 물론 넌 얼굴도 이름도 알지만... 코노하가 뒤집어지게 낄낄댄다. 와시오도 따라 웃는다. 몰라, 역시 모르겠어. 혼란스럽다고... 내지 못할 말을 밥과 함께 뱃속 깊이 가라앉히고는 곧장 반으로 돌아가 엎드렸다. 왁자지껄한 소리도 오늘은 하나도 신나지 않는다, 보쿠토는 가만 눈을 감았다. 세상이 까매졌다.
고등부에도 쿠로오 테츠로라는 사람은 없대요. 아무래도 우리 학교 사람은 아닌가봐요, 보쿠토 씨. 온몸이 축 늘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래? 알았어 아카아시, 고마워. 오늘은 혼자 있을래, 손만 살래살래 젓는 보쿠토를 보다 그 앞에 앉은 아카아시가 다른 애들한테 물어볼까요? 조용히 물었다. 혹시 이 주변 학교일지도 모르잖습니까, 우리 학교 애들이 주변 학교 애들과 얼마나 교류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학원에라도 같이 다니는 애가 있을 수도 있고요. 한 번 물어볼까요? 딱히 그럴 의지는 들지 않았다. 제가 묻거나 아카아시가 물어야 할 텐데 혹시 보쿠토 상대가 그 쿠로오 테츠로라는 녀석 아니냐는 소문만 유발할 터라 역시 손만 젓고 말았다. 됐어, 네 말대로 언젠가는 만나겠지 뭐. 일본사는 일본인이기만을 바라자고... 어쨌든 고마워 아카아시, 고개 푹 수그린 채 웅얼웅얼 대답만 하는 보쿠토를 잡아 일으킨 손에는 평소보다 힘이 더 들어가 있었다. 어린애 치고 커다란 손바닥이 등을 토닥인다. 너무 축 처져 있지 마세요. 언제 어디서 그 사람을 만날지 모르잖습니까, 늘 긴장하고 계세요. 멋진 모습을 보여야할 거 아닙니까? 맞는 말이어도 없는 힘을 나게 할 수는 없다. 간신히 두 손 들어 맞아! 내일부터 힘낸다, 보쿠토 코타로 파이팅!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외치자 하아, 큰 한숨이 떨어졌다. 찾을 때까지 계속 이러실 거예요? 그럼 전 일본을 쥐 잡듯 뒤져보고요, 연습시간에도 이러실 겁니까? 그래서는 안 되죠, 몇 년 간 계속 전국우승 적어오셨잖아요. 우시와카도 키류도 사쿠사도 다 이기시겠다면서요, 그런 분이 이러셔도 됩니까? top 3 자리 굳히셔야죠, 언젠가 만나게 될 그 운명 생각하다 당장 잡을 수 있는 것마저 다 놓치실 겁니까? 이왕 지금 막 만날 수는 없는 거 자기 자신이라도 더 갈고 닦아 더 멋지게 만나자는 생각은 못하십니까? 근시안적인 생각은 버리세요, 곧 지역 예선이 있지 않습니까. 열심히 해야죠. 날카롭게 딱딱 내리친 말이 정신을 확 끌어올린다. 후배한테 잔소리를 들어 짜증난다는 맘보다는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더 먼저 들어 벌떡 일어났다. 맞아, 아카아시. 네 말이 맞아, 연습이나 하러 가자. 언젠가는 만나겠지, 뭐. 찾기는 할 테지만 풀 죽지는 않을 거야! 언젠가 가장 멋진 모습으로 만난다! 아직 어린 티 잔뜩 남은 얼굴 가득 번진 자그만 미소는 제법 어른스러웠다. 저도 도와드릴 테니까요, 선배. 아카아시가 빈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아 그래, 그래! 고마워 아카아시! 그 작은 등만 팡팡 내리쳤다. 그만하세요, 선배. 뭐하시는 겁니까? 핀잔하면서도 평소처럼 몸을 빼지는 않는다. 아마 제 기분이 엄청나게 다운됐음을 알기 때문이리라, 손을 멈춘 채 멍청히 생각했다. 내 운명은 어떤 사람일까? 나 같은 사람일까? 그건 싫은데... 모르는 사람이라서인지 이래저래 생각 갈래만 많아진다. 터덜터덜 시무룩하게 연습하러 가면서도 얼굴도 모르는 그 까만 인연을 계속 생각했다. 너는, 어떤 사람일까. 나 같은 사람일까? 나보다 나이가 많을까? 아님 어릴까, 아직 초등학생일지도? 이미 대학생일지도 모르지, 어쩜 나와 동갑일지도 모르고. 키는 어떨까? 나만큼 큰 사람은 별로야, 조금 작은 편이 좋아. 살은 부드러운 쪽이 좋고... 하지만 남자애잖아? 그렇진 않겠네, 아쉽다. 그럼 눈은 어떨까? 난 크고 반짝반짝한 눈이 좋아, 아카아시 짝처럼! 머리카락은 음, 다갈색이 좋겠다. 햇빛 아래서는 막 해변 모래처럼 빛나고! 하지만 남자애니까 머리 정리는 안 할 수도 있어, 어쩜 나처럼 왁스 바를 지도... 그건 싫은데... 흰 피부를 좋아하지만 역시 남자애니까... 운동 많이 하는 애들은 다들 까맣더라고... 남자애들이 흰 피부 갖기 위해서는 안 나가거나 타고나는 방법밖에는 없어... 설마 혹시 나는 도서부원 타입을 원하는 건가? 하지만 이왕 남자랑 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거면 역시 같이 운동해주는 사람이 더 좋은데. 아, 그럼 역시 피부 까무잡잡하겠지... 모르겠다, 모르겠어.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상상해도 이상형과는 자꾸 조금씩 어긋나 에라 모르겠다, 그냥 연습에만 집중했다. 보쿠토, 나이스! 희뿌옇게 귓가 울리는 목소리를 향해 브이 자 한 번 그려보이고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곧 이 멤버와도 작별이다, 저번 회의 날 3학년 중 두세 명은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배구를 하지 않겠다 선언했다. 역시 공부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아서, 운동은 충분히 많이 했고. 너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계속 배구할 거지? 후쿠로다니는 명문중학교인 만큼 학업을 중시하는 사람이 많다.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라 그냥 응, 대학 가서도 배구부 정도는 들 지도 모르고? 당연히 취직은 다른 데 하겠지만, 어깨만 으쓱했었다. 보쿠토 넌 잘하니까. 너만큼만 잘했어도 배구 좀 더 생각해봤을지도? 적어도 나도 3년은 더 했을지 모르지, 진심 어린 칭찬을 들어 히죽 웃기도 했었다.
어쨌든 다 지난 일이지.
상대 코트 깊숙이 스파이크를 한 대 쾅 때려 넣은 보쿠토가 후욱,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불룩이 오른 가슴 아래 고였다 주르르 흐른 답답함이 으아아아! 함성으로 터져 나온다. 보쿠토 팀 승리! 재빨리 달려온 아이들이 보쿠토의 등을 퍽퍽 친다. 잘했어, 인마! 역시 에이스가 있는 팀이 당연히 이기지?! 우리 주장님 최고! 맹금류 최고! 제 기 살려주려 하는 소리임은 알아도 듣기 싫지 않아 맞아! 보쿠토 코타로 님이 최고시다! 나 최고! 그저 와그르르 맞춰 웃었다. 저를 위해주는 마음을 거절할 사람은 존재치 않는다, 원체 사랑받으며 자란 터라 인간이 가진 악의라는 감정을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본디 호의를 거절하지 않는 성격인 보쿠토는 꼬박 14년을 그런 마인드로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도 활기찬 데다 사랑스러운 보쿠토를 해하려 하지 않아 한 번 상처입지도 않았다. 그러니만큼 이 왼 손목에 새겨진 이름은 거슬릴 뿐이 없었다. 저를 사랑해주기는커녕 일본에서 사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운명이라니 이보다 가혹하기는 힘들었다. 아대 아래 감춘 이름이 뜨끈뜨끈했다. 이거 가려서 이런 건가, 아님 그냥 기분 탓인가? 동네방네 물어볼 수도 없어 말없이 아대만 만지작거리는 보쿠토 쪽으로 드리운 그림자는 여느 때처럼 말수가 적었다. 왜 그러십니까, 보쿠토 씨? 어디 아프신가요? 흥건히 젖었는데도 여전히 건조한 목소리로 묻는다. 아, 아니 아무것도. 슬쩍 눈썹 올린 코노하가 손목? 소리 없이 입을 벙긋거렸다. 아니, 그냥 좀 뻐근해서. 너무 세게 쳤나~ 더 이상 걱정 끼치기 민망해 씩 웃자 아카아시는 또 마뜩찮다는 표정을 짓는다. 원래 얼굴과 눈매 자체가 날카롭기도 하나 팀원들 컨디션을 체크할 적에는 더 날을 세운다. 중학교 2학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카리스마다. 역시 나 고등학교 가면 아카아시가 주장 되려나, 괜찮다는 표시를 해보이고는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땀이 셔츠자락을 자꾸 끌어당겨 피부 여기저기 붙인다. 기분이 훅 나빠져 으, 땀 진짜 쩐다. 여름에는 어떻게 운동했지? 인상 찌푸린 보쿠토에게로 얼음 담겨 잘각거리는 물병 하나가 날아왔다. 그거 마셔, 보쿠토! 와시오다. 멤버 대부분과 빠르게는 초등학교, 늦게는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왔으므로 그 어느 팀보다 팀워크는 좋았다. 땡큐! 외친 보쿠토를 향해 짧게 손 흔들어 보인 커다란 등은 곧 다시 코트 정비를 시작했다. 오늘은 나 배려해주는 건가 다들~ 코트 정비를 같이 하고픈 맘은 굴뚝같아도 어쩐지 오늘은 힘이 나지 않아 그냥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나 오늘은 먼저 갈게, 몸이 좀 안 좋아서. 어디 아파? 물으려는 듯 보쿠토 너 오늘, 목을 쭉 뺀 사루쿠이의 입을 턱 막은 코노하가 어 그래! 가라 보쿠토! 잘 가! 사루쿠이 몫까지 열심히 팔을 흔든다. 푹 쉬다 오세요, 잡생각은 마시고요. 그냥 쉬기만 하시는 겁니다, 아셨죠? 무슨 엄마나 이모처럼 진지하게 얘기하는 아카아시에게 엉! 나 그럼 간다! 인사하려 왼손을 들었다간 얼른 다른 쪽 손으로 바꿔 들었다. 역시 아직 이쪽은 신경 쓰인다, 움직이지 않아도 불붙은 양 화끈거리는 팔을 쓰기는 조금 그래 열심히 오른손만 흔들어 인사하니 이제 그만하라는 듯 대충 고개를 끄덕인다. 가요, 보쿠토 씨. 그 목소리가 제법 컸다. 내일 봐, 인사하고는 그대로 문을 나가 계속 걸었다. 날씨가 추워 몸을 움츠렸다. 으, 추워. 여민 코트 깃 안까지 바람이 스며드는 것만 같아 몸 움츠린 채 열심히 걷는 머리 위로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으, 얼 것 같아 진짜! 발걸음을 바삐 옮겨 정류장까지 가 전광판을 확인했다. 버스 도착까지 8분, 정말 얼어 죽기엔 딱 충분한 시간이다. 아, 정말. 손을 부비는데 문득 손목 둘러 새겨진 그 이름이 보였다. 쿠로오 테츠로, 얼굴 모르는 인간이 자꾸 머릿속을 휘젓는다. 정말 어떤 사람일까, 이 사람은 지금 어디서 뭘 하는 중일까? 나처럼 추워하고 있을까? 아님 알바? 과제? 친구랑 노느라 밖일지도... 역시 이 시간 즈음이면 평범하게 집이려나, 저녁은 먹었을까? 난 아직인데. 잘 모르겠네. 어떨까, 발 동동 구르다 다시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한 치 줄어듦 없이 여전히 8분이다.
쿠로오 테츠로한테는 내 이름이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름이라는 형태로 맞교환한 인연이 아로새겨지는 시기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기 시절 나타나지만 그와 이어진 사람은 고등학생이 돼서야 제 운명을 알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운명이 나타나도 모른 채 지나가는 일도 꽤 많았다. 나중에서야 그 애가 내 운명이었구나, 깨닫고는 뒤늦게 찾아나서는 사람들도 수 없었다. 그래도 이들은 점지 받은 인연이 노네임인 사람들보다는 경우가 좀 나았다. 대부분의 노네임들이 20대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으므로 남은 쪽은 그냥 평생을 혼자 살아야했다. 반동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제 인연을 만나면 그냥 거의 제깍 결혼해 살았다. 나름대로 또 잘 살았다, 사랑은 점차 죽은 말이 되어갔다. 아무도 사랑한다는 말을 쓰지 않았다, 운명을 거부해 죽어가는 사람들만이 사랑이란 단어를 토했다. 사람 미치게 하는 미지근한 온기만이 감도는 세상이었다. 보쿠토는 아버지가 어렸을 적 즐겨 봤다는 영화를 떠올렸다. 잠적해버린 여자 주인공을 반쯤 실성한 채 찾아다니는 잘생긴 남자 주인공을 보다 아빠,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거야? 왜 저렇게 사람을 찾아다녀? 어차피 운명이잖아, 아니야? 그런데 저 사람들은 네임이 어디 있어? 물은 저를 이루 말할 수 없이 심란한 얼굴로 바라보던 아버지는 아즉 잊지 못했다. 노란 눈동자가 잠시 잘게 흔들렸었다. 꼭 짤랑짤랑, 방울 소리가 날 것만 같았다. 저 사람들은 음, 네임이 없어. 그런 시대 사람들이야, 어린 저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되물었었다. 왜? 그 사람들은 왜 네임이 없는데? 아버지는 그날 명석한 사람답지 않게 계속 말을 더듬었다. 그냥, 그런 시대가 있었단다. 운명 같은 거 없이 그냥 자기가 사랑한 사람과 가정을 이룬 시기가 있었어. 사실 몇 천 년 간 그랬단다, 난 오히려 지금이 적응이 안 돼... 그 시절 사람들은 아무 데도 이름이 없었단다. 그냥 아무 사람이나 만나 살았어, 그랬었지. 횡설수설하는 아버지 쪽으로 다가가 아빠, 왜 그래? 왜 아무나 만나고 살아? 어떻게? 노네임들은 아무도 못 만난다며, 아니야? 설명해주세요, 물은 보쿠토는 그 노란 눈 아래로 흘러내린 두려움을 밟고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분명 그는 과학이 제일인 줄 알고 살다 갑자기 초자연적인 존재를 맞닥뜨려버린 인간이 내보인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었으리라, 그 짙은 두려움과 잘게 떨린 목소리는 아마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이다. 어디론가 몸 숨겨버린 여자 주인공을 찾는 남자 주인공을 가리키며 아버지는 그리 말했다.
저게 사랑이란다.
저게 사랑이야, 코타로. 언젠가 네가 저 영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리 말하고 돌아서 걸어가는 아버지를 잡지 못했다. 그 어린 마음에도 따라가거나 더 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도 설명하지 못할 어려운 감정이로구나,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아냐, 그렇지도 않다. 여전히 사랑이란 너무도 뜬구름 같았다. 운명을 거부한 바보 같은 자들만이 하는 짓이라는 생각도 자꾸 들었다. 그렇게 제 짝을 살뜰히 잘 챙겨 벌써부터 훌륭한 남편감 아카아시조차도 제 감정이 절대 사랑은 아니라 단언하지 않는가, 그조차도 사랑이 아니라니 제 짝 얼굴조차 모르는 보쿠토로서는 영 감 잡기가 힘들었다. 사실 뭐든 겪어봐야 아는 타입이기도 했다. 이런저런 생각하는 사이 바로 앞까지 달려와 멈춰 선 버스를 탔다. 목도리 깊이 얼굴을 파묻은 채 자는 사람들을 지나쳐 맨 뒤 빈 자리 창가 즈음 앉아 밖을 바라보았다. 길가를 지나다니는 커플들 중 그 사랑이라는 복잡하고도 어려운 감정을 나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알 수 없었다. 하나도 없을 지도 모르고 어쩜 모두일 수도 있다, 보쿠토는 제 손목을 어루만졌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쿠로오 테츠로라는 이름자를 만진 순간 기분이 이상해졌다. 쿠로오 테츠로, 쿠로오 테츠로... 운명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자꾸 머리가 들떴다. 과연 이 사람은 어떨까, 살짝 장갑을 걷어 이름을 훔쳐보았다. 그 부분만 제 몸 아닌 다른 사람 몸 같았다. 쿠로오 테츠로, 획 복잡한 이름이 머릿속을 홱 꼬아놓는다. 아, 정말. 보쿠토는 젖어서 반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아예 이마까지 내려놓았다. 많이 긴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린다. 쿠로오 테츠로, 괜히 그 되뇌어도 보았다. 아카아시나 코노하도 이랬을까, 다른 사람 연애사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건만 급기야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 많이 만져서인지 이름 부분이 발갛게 달았다.
쿠로오 테츠로, 너는 어떨까.
내 이름을 만지는 중일까, 아님 네 운명을 기다리고 있을까. 이름이 막 나타났던 새벽까지만 해도 차라리 노네임인 편이 낫겠다 울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임이 나타나기 전 세대가 쓴 의미로. 갑자기 가슴이 바듯 달아올라 그 손목에 입을 맞췄다. 뜨거웠다.
눈 깜짝할 새 배구 대회 지역 예선 날이 왔다. 도쿄는 3위까지 나갈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라, 우리는 실력이 돼! 감독이 한 말을 가슴 깊이 품은 채 열심히 스파이크를 날렸다. 잘하셨어요, 보쿠토 씨! 평소에는 그리도 깔끔하면서 경기할 적에는 수건은커녕 제 유니폼으로만 땀을 닦는 아카아시는 오늘도 역시 익숙하게 상의를 들어 올려 이마를 훔치고는 허리를 짚었다. 저 쪽 당황했어요, 그대로 가죠. 적당히 가운데 꽂아 넣는 편이 좋겠어요, 예상대로 블로킹이 약한 팀입니다. 선배는 하실 수 있으세요, 빈말은 절대 하지 않는 아카아시답게 전략적으로만 말한다. 벌써 1세트를 따놔서 부러 대담하게 나가자 하는지도 몰랐으나 아카아시만큼 머리를 잘 쓰는 선수도 드물기에 그대로 가자 했다. 좋아, 그렇게 할게. 운동화 끈을 다시 묶고 자세를 취했다. 긴장해 숨을 내쉬는 와시오가 보였다. 한 번 더 가자! 코노하가 웃는다. 그래! 아카아시가 부드럽게 올린 공을 있는 힘껏 쳐내자 퍽, 공 맞는 소리와 함께 윽, 억눌린 비명도 났다. 저 자식 진짜 괴물이야, 벌개진 팔을 흔들며 째려보는 상대 팀 미들블로커에게 인상 한 번 써주고는 뒤로 돌았다. 보쿠토 씨, 쓸데없는 도발은 하지 마세요. 괜히 상대를 열 받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말리지는 않는다. 우리 팀 세터 제일 무섭지, 멀리서 사루쿠이가 하하 웃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우리 팀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나지. 보쿠토는 다시 몸을 돌려 앞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질린 표정을 한 상대들이 보인다, 제대로 한 방 더 먹여줘야 할 시점이라 생각했다. 따라올 생각은, 절대, 못하게, 해줄게. 높이 뛰어 올라 최고 타점을 쳐내렸다. 쾅, 질리다 못해 겁먹은 얼굴들을 보자 행복해졌다. 이 시간, 보쿠토 코타로는 누구도 저지 못할 압제자였다.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한다.
시합은 2-0, 후쿠로다니의 완승으로 끝났다. 보쿠토 씨,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닙니까. 아이싱이라도 좀 하세요, 팔하고 무릎에요. 얼음을 가져와 그리 말하는 아카아시를 보다 물어볼 게 있는데 아카아시, 입을 열었다. 네? 뭐 궁금하신 점이라도 있나요? 아카아시는 시합을 어렵지 않게 끝냈을 적에는 흥분하지 않는다. 그저 숨만 고요히 몰아쉴 뿐이다. 아니, 사쿠사 말이야. 사쿠사는 어때? 어디랑 붙었어? 그쪽도 시드배정 받았잖아, 어디랑 했대? 뭐 하긴 그쪽이랑 붙은 팀은 무조건 2회전 탈락 확정이지만. 마른 입술 사이서 으음, 긴 신음이 튀어나왔다. 글쎄요, 처음 듣는 팀이었습니다. 그보다는 저희 다음 시합 상대부터 생각하는 쪽이 좋겠습니다만, 보쿠토 씨. 3회전부터는 꽤 어려워지지 않습니까? 어차피 사쿠사가 이길 게 확실하고 실제로도 이기고 있으니까요. 곧 또 저희 시합입니다, 보러 갈 시간은 없어요. 보쿠토는 약간 몸을 기울였다. 뭐, 그렇긴 하지만 역시 사쿠사가 누구랑 붙을 지는 궁금하단 말이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더 매몰차게 말하지는 않는 아카아시를 향해 씩 웃어보이고는 농담이야 농담! 얼른 다음 시합 준비하자~ 기지개를 켰다. 아이싱이라도 하시라니까 정말 말 안 들으시는군요, 보쿠토 씨. 이럴 줄 알았긴 했습니다만, 작은 손이 들었던 얼음을 내려놓았다. 다음 시합도 저희가 이깁니다. 담담히 말하는 아카아시의 어깨를 툭 쳤다.
“물론 우리가 이기지.”
여기저기 털퍽 주저앉아 쉬다 돌아온 부원들이 어깨를 돌리며 걸어와 둘 주위를 둘러쌌다. 이제 다시 가야지, 주장님 부주장님! 보쿠토는 활짝 웃어보였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 했다, 주장으로서 그래야만 했다.
결국 이번에도 사쿠사는 아슬하게 이기지 못했다. 3점 차, 결국 부원들은 서로를 껴안은 채 울어버렸다. 미안, 한 점만 더 넣었어도! 외치며 우는 보쿠토를 끌어안은 부원들이 저마다 아쉬운 점을 하나씩 털어놓았다. 내가 그때 아웃시켜서는 안 됐는데, 내가 더 잘 토스했어야 했는데, 내가 리시브를 못해서, 엉엉 우는 후쿠로다니 선수들을 지나쳐가는 다른 학교 선수들 얼굴에도 눈물자국이 가득했다.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엉엉 울다 겨우 고개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뿌옇게 번진 시야에 무언가 들어와 얼른 눈을 벅벅 닦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사람들이 다 떠난 경기장 구석 즈음 서서 무언가를 열심히 쓰는 사람을 눈 가늘게 뜬 채 응시하다 잠깐만, 부원들 틈을 빠져나왔다. 이런 돌발행동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어디 가냐, 보쿠토? 하면서도 다들 잡지는 않는다. 어쩐지 말을 걸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달려가 그 손목을 잡았다. 어? 들린 얼굴은 생각보다 더 사나웠다. 눈매 때문인 듯싶었다, 선이 얇은 데다 갸름하니 잘 빠진 턱, 높은 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매서운 눈이었다. 그 목과 손목에는 이름이 없다. 발목에도 역시 없다, 아직 이름이 없나? 노네임은 아니겠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야? 용건 있어? 너 후쿠로다니의 보쿠토 코타로지, 나한테 무슨 볼일이실까? 상대가 나른하게 묻는다. 반쯤 감겨 웃는 눈이 기분 나빴다. 분명 다른 사람들이나 여자들은 섹시하다 칭할 만한 종류였으나 순진한 데다 순수한 편인 보쿠토에게는 영 찝찝하게만 느껴졌다. 제 상대가 아니라 그런지도 몰랐다, 그 말랐지만 강단 있는 손목을 잡고서 말했다. 여기서 뭐해? 너희 시합은 한참 전 끝났을 텐데. 어느 학교지? 남자애는 비스듬히 고개를 기울이더니 기분 나쁘다는 기색 역력한 얼굴로 비식 웃는다. 알아서 뭐하시게. 우리 시합이 일찍 끝나든 말든 내가 여기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신데요, 후쿠로다니 에이스 님? 물을 필요 없잖아? 홱, 제 팔 내치려는 손목을 더 꽉 잡은 채 다시 물었다. 뭐하냐고 묻잖아. 마침내 상대가 짜증난다는 듯 눈을 반쯤 찡그렸다. 중학생 치고는 지나치게 기분 나쁜 표정이었다. 조사한다, 조사. 다른 학교 에이스들 분석한다고, 왜? 안 될 일이야? 네 데이터 뺏겨서 기분 나쁜가? 그런데 당연한 거 아닌가, 에이스들은 어디서나 정보를 뺏기게 되어 있어.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고, 왜 화를 내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닐 텐데. 저보다 2cm 정도 큰 머리통을 쳐다보다 너 선수가 아니고 매니저야? 뚱하게 묻자 하하, 어이없다는 양 마른 웃음을 터뜨린다. 농이 지나치네! 우리 팀 소수인원이거든, 매니저가 없어요. 그래서 내가 하는 거야, 지금 여기 에이스들은 고등학교 가서도 대부분 에이스 할 테니까. 에이스는 못 되더라도 두 번째 주축 즘은 하겠지. 그나저나 내 몸이 매니저처럼 보여? 확실히 그렇지는 않다, 적당히 근육이 잘 붙은 데다 낭창한 게 어딜 봐도 선수 몸이지 매니저 몸은 아니라 고개를 저으니 알아주셔서 영광이라며 웃는다. 웃음이 습관인 듯싶다. 그 손목을 만지작거리다간 어디 선수야? 물었다. 알아둬야 할 것 같았다. 이제 알 필요 없지? 나 너랑 같은 학년이거든, 우리 마지막 시합은 끝났고. 곧 고등학교 진학하는데 뭘 그런 걸 물어봐, 촌스럽게. 제 손자국 벌겋게 남은 그 손목이 이상하게 신경 쓰여 자꾸 흘끔거리는 보쿠토를 보던 남자애가 내 손목은 왜 그렇게 쳐다봐? 뭐 묻었어? 의아함 섞인 목소리를 냈다. 아니, 이름 없는 것 같아서. 이상하게 자꾸 털어놓게 된다. 흘긋 시선 올린 보쿠토의 시야 가득 그 매서운 얼굴이 찼다. 하얗지도 까맣지도 않은 데다 송곳니가 길어 무서운 인상이다, 코트에 서있기만 해도 충분히 위협적이리라. 젠장, 정말 재능 있는 얼굴이네. 부럽다! 아닌가? 부러워할 일은 아닌가? 생각하는데 따분한 답이 날아왔다. 응, 없어. 아직 안 나왔는데. 어쩜 노네임일지도 모르지,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그건 왜 물어봐? 네가 혹시 내 이름 가지기라도 했어? 너 내 이름 알아? 보쿠토는 고개를 젓고는 이름을 물어보려다 참았다. 이런 애가 운명일 리는 없었다. 그런데 노네임은 안 좋잖아, 물은 어깨를 잡은 남자애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나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써, 그냥 열심히 살다 죽고 싶다. 아시겠습니까~? 언제 죽든 상관없어요, 사실 노네임이어도 잘 살 수 있어. 사람이 사랑만으로 사나? 꼭 운명 있어야 사나? 그렇지는 않아, 그리 말하는 입술은 색이 옅다.
“어느 고등학교 갈 거야? 그것만이라도 말해줘.”
“네코마! 공립 네코마 고등학교.”
후쿠로다니 고등부 배구부는 다른 학교들과 같이 합숙을 한다고 들었다, 도쿄 합숙이라 불리는 그 대형 합숙에는 사립 고교는 물론이고 공립 고교들도 온다 그랬다. 분명 네코마라는 이름도 있었다, 보쿠토는 눈을 빛냈다. 너 그럼 내년부터는 나랑 합숙해? 기분 나쁘다는 첫 느낌은 싹 잊고 그리 묻자 남자애는 뭐, 거기 들어가서 봐야지? 왜, 에이스 님은 내가 보고 싶어? 또 여유롭게 웃는다. 아니, 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무어라 더 말하려는데 멀리서 아카아시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보쿠토 씨! 거기서 뭐합니까! 다른 학교 학생분 귀찮게 하지 마시고 이리로 오세요! 보쿠토는 으으, 입술을 깨물었다. 어쩐지 망신당한 기분이 들어 입술만 핥는 보쿠토의 어깨를 다시 한 번 툭툭 두드린 남자애가 가 봐, 상냥히 웃었다. 가 봐, 너희 부원이 기다리네. 너 주장 아냐? 팀원 기다리게 하는 주장 싫어~ 주장답지 못한 일이야. 너희도 마지막 경기 아니었어? 우리도 마지막이었거든, 보쿠토는 뒤돌아선 채 고개만 돌려 물었다. 너희 팀 주장은 누구였어? 언뜻 사나워뵈는 얼굴이 부드럽게 휘어진다.
“나였어.”
그렇구나, 뭐라 답하기도 전 남자애는 서둘러 체육관을 빠져나가 버렸다. 너 왜 이렇게 늦었어! 사쿠사랑 보쿠토 시합만 보고 오겠다더니 아주 제대로 늦었네! 뭐하다 왔어? 아마 팀원들이 그를 질타하는 모양이라 그냥 잠깐 더 서서 듣다가 다른 부원들에게로 얼른 뛰어갔다. 미안! 쟤가 뭐 하는지 궁금해서 그냥 갔다 왔어! 너답다며 웃는 부원들 사이서 보쿠토는 네코마로 진학한다던 그 이름 모를 팀 주장을 생각했다. 네코마, 네코마란 말이지. 갑자기 가슴이 뻐근해졌다. 숨이 차는 것도 같았다.
결국 봄이 다 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름 주인인 쿠로오 테츠로는 찾지 못했다. 없대요, 제가 아는 사람들은 다 쿠로오 테츠로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없다는 군요, 이 주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사람을 고용해 찾는 쪽이 빠르지 않을까요, 보쿠토 씨? 보쿠토는 잠시 생각하다 잘 모르겠어, 조금만 더 있다가. 그쪽은 아직 이름 안 떴을지도 모르고... 사람을 쓴다 해도 고등학교 지나서 찾는 편이 낫지 않을가? 어깨를 으쓱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 생각했는지 아카아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맞는 말 같습니다. 하얀 손가락이 제가 든 꽃다발을 내밀었다. 어차피 머지않아 개학하고서 또 보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졸업식이니까 꽃다발이라도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고 제가 다시 찾아뵈기 전에 배구부를 강하게 만들어 놔주세요. 고등부 배구부에서도 에이스가 되어주세요, 보쿠토 씨. 꾸벅 고개 숙인 아카아시에게 물론이지, 거기서도 에이스가 될 거야! 고개를 크게 끄덕여보였다. 중학교 3학년 들어 부쩍 커 177을 뚫었으니만큼 고등부 현 에이스와 대결해도 아주 밀리지는 않겠다 싶었다. 한 해 저 없이 잘하세요. 괜히 뭉클해져 코를 훌쩍이자 울지 마세요, 왜 웁니까? 잘 세탁된 손수건을 내민다.
“아니 그냥, 아카아시 많이 컸다 싶어서.”
“한 살 차이거든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얼른 가세요.”
보쿠토는 그 수건을 쥐고 훌쩍이다 말했다. 이거 개학하고 돌려줄게, 맘대로 하라며 손 흔드는 아카아시를 뒤로 하고 어머니와 함께 차에 타 꽃다발을 바라보았다. 하얀색과 노란색이 섞여 화려하게 흐드러진 게 여간 예쁘지 않았다. 엄마 진짜 예쁘지, 향기 정말 좋아. 어머니는 아카아시 군이 정말 보는 눈이 있다 했다. 그 집 사람들은 좀 보는 눈이 있어, 케이지 군 어머니도 그렇게 우아하거든... 꽃향기처럼 퍼지는 말을 듣다 고개 돌려 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여기저기 차였다, 후쿠로다니 학원은 사립학교 중에서도 꽤 이름난 학교라 학생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 되는 집안 자제들이었다. 하지만 그 애는 공립이랬지, 중학교도 그닥 좋은 데 같지는 않았다. 흐음, 부드러운 백합 꽃잎을 만지작거리던 손 내려 다시 리본 부분을 꽉 잡았다. 곧 만날 수 있을까~ 합숙은 보통 6월이나 8월에나 있다던데 그때까지는 못 보려나? 진짜 특이한 애였는데. 후쿠로다니 학원 학생이 아닌 친구는 없는 보쿠토에게 그 남자애는 별세계 인이나 다름없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고양이 같았다, 날것 느낌이 났다. 정말 특이했지, 보쿠토는 옆으로 뻗어 나온 프리지아를 창문 가까이 댔다. 유리창 여기저기 향기가 묻는다, 어머니가 다정히 말했다. 보쿠토, 꽃은 그렇게 다루는 게 아니란다. 그럼 시들어. 선물한 꽃을 그렇게 다뤄서야 되겠니? 이리 주렴, 엄마가 갖고 갈게. 달리 제가 들 이유도 없어 그냥 석 내밀었다. 향기가 좋구나, 코타로. 케이지 군은 어디서 이런 걸 샀지? 역시 주문일까, 결 좋은 검은 머리카락이 꽃잎을 덮는다. 보쿠토는 그냥 앞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모든 게 지루해졌다. 빨리 개학하길 바랐다.
방학 내내 지루했다. 할 일도 없었거니와 코노하는 홋카이도, 와시오는 오키나와, 사루쿠이는 교토, 아카아시는 유럽으로 가버려 달리 놀 사람도 없어서 그랬다. 결국 배구 연습도 계속 혼자 했다, 정말 재미없는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선배들에게 벌써부터 끼워 달라 하자니 텃세가 있을까 괜한 걱정이 들었다. 아무리 성격이 좋대도 배구를 처음 시작한 1학년 시절 선배들 강짜를 겪어봤던지라 그런 생각이 들 뿐이 없었다. 물론 그 선배들은 다 고등학교 올라가며 배구를 그만뒀다지만 기억은 한순간 사라지지 않는다. 진짜 짜증났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체육관으로 가 옷을 갈아입었다. 여, 보쿠토! 드디어 고등부 왔냐! 자식, 오랜만이야! 중등부 시절 저를 예뻐해 줬던 선배는 지금 배구부 주장이 됐다. 물론 중등부 때도 주장이긴 했다. 선배,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물은 보쿠토에게 그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럼, 잘 지냈지. 너 스파이크가 더 날카로워졌다는 얘기 들었어, 사실 한 번 보러도 갔었고. 썩 괜찮던데? 다른 선배들이 와그르르 웃는다. 주장이 곧 표정을 굳혔다. 과거 너 괴롭힌 애들은 벌써 1년 전 쯤 다 배구부 그만 뒀어, 연습량 못 따라 가겠다더라. 그러니까 너도 안심하고 운동해, 보쿠토. 지금 적어도 여기에서만큼은 너 시기할 사람 없으니까. 보쿠토는 하하 웃었다. 그럼 다행이죠, 쓸데없는 데 신경 쓰기 싫으니까. 그 어깨를 탁 친 주장이 얘는 묘하게 냉정한 데가 있어, 웃고는 곧 고개를 돌려 애들을 집합시켰다. 고등부라 그런지 공기가 달랐다. 다들 훌쩍 키가 큰 데다 체격도 엄청나게 좋았다. 으씨, 식사량 늘려야겠네. 주눅 들기는 커녕 그런 생각부터 드는 걸 보니 방학 동안 꽤 쌓인 듯싶었다. 빨리 공치고 싶어, 연습할래. 얼른, 생각하는 귓가를 냉엄한 목소리가 후려쳤다. 저번부터 우리 팀 수비력이 약해졌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래서 새로 들어온 1학년들 실력도 볼 겸 수비력이 좋은 팀과 연습 경기를 잡았어. 우리보다 공격력은 약하지만 수비만큼은 도쿄 강호들 중에서도 톱 급인 곳이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수비하는지 잘 배우기를 바란다, 나도 배우겠지만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알았나? 부원들이 예! 크게 대답했다.
“상대는 네코마 고교다.”
3일 뒤 우리 여기서 연습경기를 할 거야, 알았나? 첫 경기는 대부분 1학년으로 할 거고 두 번째 판은 주전들끼리 한다. 알았나? 여기저기서 역시,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쪽 수비가 엄청나긴 하지? 견고하달까, 질기달까. 어쨌든 엄청 짜증나는 타입. 수군대는 선배들에게 어떤 팀인데요? 조용히 물었다. 주장, 1학년들이 네코마 팀컬러를 궁금해 하는 것 같습니다! 2학년 선배 중 한 명이 손을 들어 말하자 좋은 자세야, 칭찬이 따랐다. 네코마는 리시브가 아주 뛰어난 팀이다. 하지만 공격력은 별로야, 늘 원투펀치가 없어. 거의 늘 원 펀치로 끝난다, 후속타가 없는 팀이야. 방어를 중심으로 점수를 쌓는 팀이지, 그러니만큼 다들 체력도 괜찮은 편이다. 초반에 기세를 잡아 끝내는 쪽이 좋아. 그렇다고 서두르다 자멸해서는 곤란하니 적당히 눈치도 봐야겠지. 공식시합이 아닌 연습시합이니까 상대 약점을 파악하는 방법을 연마하도록 해! 체육관 가득 네! 하는 대답이 울려 퍼졌다. 어느새 다가온 코노하와 사루쿠이가 나 저기 이름 처음 듣는데 보쿠토 너는 알아? 물었다. 알긴 하는데, 다음 말은 먹혔다. 나도 이름만 알아, 쪼그려 앉은 코미가 싱겁다는 듯 웃었다. 여느 때처럼 코트를 확인하는 와시오를 불러와 어쨌든 그런 팀이라니까 우리 1학년들 저력을 보여주자! 어깨동무를 했다. 저 다섯 여전하네~ 여전히 친하고 여전히 시끄럽구만! 재밌게 사는 녀석들이야, 즐거운 웃음소리가 체육관을 울렸으나 보쿠토의 마음속은 되레 못처럼 고요해졌다.
그 애는 네코마로 갔을까.
네코마로 갔을까, 배구부는 들었을까. 몸은 건강할까, 여러 생각이 엉켜 도통 머릿속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이름 부분이 뜨거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몰래 아대 속을 들여다보았다. 쿠로오 테츠로, 그 이름만이 그림자 안에서도 선명했다. 어쩜 그 이름 자체가 그림자인지도 몰랐다.
3일은 금방 지났다. 연습이 힘겨워서 그랬는지는 모르나 세 밤 자니 그 날이었다. 엄마 나 오늘은 늦어, 연습시합 있어. 그리 말하고는 운동화를 꿰어 신는 보쿠토에게 어머니는 힘내라는 인사를 보냈다. 힘내렴 코타로, 잘해야 해? 우리 코타로는 언제나 잘하지만. 보쿠토는 씩 웃었다. 오늘도 잘할 거니까 걱정 마! 대답은 듣지 않은 채 뛰어나와 학교로 향했다. 이쪽 블록에 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후쿠로다니 학생들이라 대부분은 행선지가 겹쳤다. 운이 좋은 날에는 배구부 선배나 동기, 혹은 반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안 만났으면 좋겠어, 보쿠토는 반쯤 뛰듯이 걸으며 그리 생각했다. 머릿속 정리할 거니까, 부러 인적 드문 길을 걸어 학교까지 갔다. 보쿠토 안녕, 인사하는 친구들에게는 어 안녕, 대충 손을 흔들어보였다. 머릿속 복잡한데 얘기 거는 애들 싫어, 그렇지만 나 좋아해서 인사해주는 걸 테니까. 성정이 매정하지 못해 인사조차 잘 거절하지 못했다. 수업종이 울린 순간 모두 조용해졌다. 배구부나 농구부, 축구부 등 고등부 톱을 달리는 운동부들이 몇 있긴 하지만 그 선수들도 대부분은 학업파지 운동파가 아니었다. 보쿠토 역시 그 중 하나였다. 배구를 좋아하는 데다 잘하기도 하지만 업으로 삼을 정도는 아니다. 그냥 고등학교 시절을 불태울 화끈한 것 정도, 보쿠토는 작게 고개를 기울여 칠판을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즐거우니까, 심을 잘 뱉어내지 못하는 샤프를 흔들었다. 도통 집중이 되지 않아 그냥 숨죽이고 있는 편을 택했다. 빨리 네코마 만나고 싶은데, 자꾸 속이 뒤엉켜 깊은 숨만 내쉬었다. 네코마 만나고 싶어... 빨리 시합... 결국 보쿠토는 이미 잔뜩 튼 입술을 깨물었다. 시간은 잘 가지 않았다, 그 좋아하는 점심조차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좀비처럼 시간을 보내다 수업 마무리 종이 치자마자 체육관으로 달려 내려갔다. 복도에서 마주친 애들에게도 인사하지 않았다, 맘이 급했다. 선배들조차 하나 오지 않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는 코트 구석에 앉아 문 쪽을 바라보았다. 몇 분이 지나고서야 서로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들어오던 선배들은 보쿠토를 보고 비명 아닌 비명을 질렀다. 아니, 뭐하는 거야 보쿠토! 왜 이렇게 일찍 왔냐! 어쩐지 체육관 문이 열려 있더라니! 주장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왜 이렇게 일찍 왔지? 다른 1학년 애들은? 보쿠토는 애매하게 웃었다.
“그게, 시합 빨리 하고 싶어서...”
잠시간 정적이 흐르다 곧 빵 터졌다. 진짜 보쿠토 답다! 너 진짜 최고다, 배구왕 해라 배구왕. 배구왕 보쿠토 어떠냐, 진짜 열정 최고 뛰어난 사람 인정한다. 인정! 저마다 엄지 한 번씩 치켜들어 보이고 탈의실로 들어가는 선배들 뒷모습을 보다 으쌰, 힘 한 번 줘 일어났다. 네코마는 언제 온대요? 아예 유니폼을 입은 채 온 주장을 향해 그리 물었다. 음? 아, 곧. 곧 올 거야, 한 20분만 기다려 봐. 아, 이거 시합 준비 좀 도와줄래? 넌 이미 옷 다 입었으니까. 그나저나 다른 1학년 애들은 정말 왜 안 와? 이것들, 기합이 빠져가지고. 보쿠토는 이렇게 열정 넘치는데 말야? 장난스럽게 말하는 주장과 마주 웃고 나서 열심히 시합 준비를 도왔다. 1학년들은 십 분이 지나 왔다. 아, 미안 보쿠토! 진짜 미... 히익 주장 죄송해요! 허리 굽혀 인사하는 코노하와 코미, 사루쿠이, 와시오를 보며 웃던 보쿠토는 곧 따라 들어오는 다른 유니폼을 보고 표정을 굳혔다. 고등학생들은 역시 다른지 몸집이 후쿠로다니 선수들 만만찮게 컸다. 안녕하세요, 네코마 고등학교입니다. 고개 숙여 인사한 사람이 주장인 모양이다. 막 옷 갈아입은 선배들과 인사한 네코마 선수들은 곧 스트레칭에 들어갔다. 걔는 어디 있지, 왔겠지? 목 쭉 뺀 채 그 빨간 옷 사이를 뒤지다 겨우 그를 찾아냈다. 여전히 나른하니 기운 없어 뵈는 얼굴이었다. 인사라도 건넬까 하다 시합에 방해될 것 같아 꾹 눌러 참았다. 그냥 고개만 몇 번 휘휘 돌려 저를 찾아낸 그가 안녕, 입모양으로만 말했다. 안녕, 뚱하게 마주 인사하니 또 씩 웃는다. 살짝 말려 들어간 색 옅은 입술 아래로 긴 송곳니가 드러나 대단히 사나운 인상이 됐다. 와, 진짜 인상 더럽지. 호감과는 별개로 인상이 더럽긴 더럽다, 절레절레 고개 젓고는 친구들 사이로 돌아와 중학교 때 전술을 펴보는 게 좋을지 어떨지를 의논했다. 역시 안 통하지 않을까, 그냥 선배들 따라하는 쪽이 좋을 지도. 그 심드렁한 말을 반박한 사람은 코미였다. 저쪽은 아직 우리 전술 모를 테니까 써 봐도 괜찮지 않을까? 밑져야 본전이지, 게다가 선배들도 지금 우리한테 대단한 걸 바라지는 않을 걸? 대패만 안 해도 다행이라 생각할 것 같은데, 길게 오간 의논 끝 도출된 결론은 하나였다. 아카아시가 없으니까 영 말이 안 풀리네! 반대로 저쪽은 꽤 스무스하게 얘기가 돼가는 듯했다. 하기야 수비밖에는 강점이 없으니 달리 의논할 사안도 없긴 했다. 후쿠로다니보다 부원수가 적은 네코마는 첫 시합부터 2학년이 몇 명 들어가기로 했다. 져도 아무 말 안 할 테니까 그냥 너희가 가진 걸 다 보여 봐, 그리 당부한 주장에게 네! 크게 대답한 1학년들이 코트로 들어섰다. 통성명부터 하는 게 낫겠죠? 탈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3년은 계속 얼굴 볼 테니까요, 네코마도 동의했다. 다른 1학년들이 자기소개를 끝내자마자 보쿠토는 평소보다 크고 굵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보쿠토 코타로, 1학년입니다. 포지션은 윙 스파이커!”
유명했지, 보쿠토 코타로. 나 중학교 때도 유명했다니까, 엄청난 꼬맹이 하나 있다고. 이 지역은 사쿠사랑 쟤가 제일 유명했지? 이젠 고등부에서도 이름 날리겠네. 네코마 쪽 몇몇 2학년들이 그리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 부러 가슴을 더 넓게 폈다. 저 애 이름은 뭘까, 순서가 지나가는 순간마다 가슴이 조였다. 콱콱 숨이 막혀와 엎드려 헐떡이고만 싶었다. 마침내 남자애 차례가 왔다. 이리저리 삐죽인 검은 머리카락에는 왁스 뻣뻣한 기가 하나도 없다. 몇 달 전보다 조금 더 큰 듯한 몸이 웃는다.
“쿠로오 테츠로입니다.”
그 다음 말은 들리지 않았다. 1학년이라고 한 듯도, 미들블로커라 저를 소개한 듯도 했으나 다 이명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쿠로오 테츠로, 쿠로오 테츠로... 다른 1학년들도 놀란 것 같았으나 제 정신 잡기 바빠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쿠로오 테츠로라고, 몇 달간 그렇게 찾아왔는데. 마침내 이름을 찾은 운명이 비스듬히 고개를 들었다. 나른한 눈 아래 웃음이 고인다. 손이 자꾸 떨려 결국 우득 소리 나게 맞잡았다. 그렇구나, 얘가 쿠로오 테츠로. 시야가 맑아지도록 머리를 한 번 흔들었다. 상대는 여전히 웃고만 있다. 그 손목과 다리, 목은 놀랄 만치 깨끗하다. 그럼 시합 개시하겠습니다, 각자 자기 위치로. 멍하니 섰는 보쿠토를 잡아당긴 코노하가 야, 인마. 너 주전 들어야지, 주전 들어야 쟤랑 계속 만나든 어쩌든 할 거 아냐? 날카롭게 속삭였다. 아, 그렇지. 그렇지, 빠르게 정신을 수습해 제자리를 찾아 섰다. 상대 포지션이 미들블로커라서인지 자꾸 숨이 섞였다. 시선이 높아진 걸 보니 방학 동안 키가 더 큰 게 분명했다. 이름이 쿠로오야? 나즉히 물었다. 응, 쿠로오 테츠로. 왜? 그 목소리는 여상하다. 긴장이라고는 전혀 없다. 보쿠토는 이를 악물었다. 네가 그 쿠로오 테츠로란 말이지, 허옇게 움직이는 점을 쫓다 그를 쳐낸 순간 늦네, 쿠로오가 뛰었다. 원터치! 상대 윙 스파이커가 뛰어와 팔을 휘둘렀다. 과연 2학년은 대단했다, 박아 넣은 자리에서 김이 나는 것만 같아 잠깐 뒤 돌았다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너 자꾸 내 이름 묻더라, 상대가 입 벌려 웃는다. 벌겋게 부은 팔이 아플 텐데도 팔 한 번 털지 않는다.
“왜 자꾸 물어? 내 이름 원래 알았어? 꽤 맘에 드는 눈치네, 줄까?”
대답하는 대신 손목을 가리려 찼던 아대를 벗어 이름을 드러냈다. 표정이 미미하게 일그러졌다. 줄 필요 없는데, 이미 있거든. 이렇게 확실하게. 긴 송곳니가 완전히 드러난다. 내 이름이잖아. 마치 대포알 마냥 무섭게 공이 오가는 와중 쿠로오가 상의를 살짝 들어보였다. 배는 희었다.
“나는 아무데도 없는데.”
어디 한 번 이름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보라는 양 웃는다. 난 노네임이어도 상관없는데, 몇 달 전 들은 그 말이 생각나 갑자기 치솟은 분노를 잔뜩 담아 공을 내리치자 쾅, 어마어마한 소리가 났다. 저거 괴물 아냐, 네코마 리베로가 팔을 붙잡았다. 잠깐 타임! 웅크린 리베로에게 가 상태를 확인하는 주장인 듯한 남자를 보다 천천히 시선 돌려 쿠로오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무감정한 얼굴이다, 좀처럼 표정도 감정도 찾기 어려워 빤히 쳐다보는데 선수 교체 사인이 울렸다. 보쿠토는 말없이 다리를 털었다. 보쿠토 쟤 오늘 왜 조절 안 돼? 엄청 빡친 것 같은데? 저 쪽 미들블로커 중 트래시 토크 잘 하는 애 있었나? 혹시 저 1학년? 선배들이 놀라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 보쿠토를 제외한 나머지 1학년들만이 발을 굴렀다. 너무하네, 쿠로오가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만 말했다. 너, 무, 하, 네. 숨이 끊기는 순간마다 보쿠토의 이성도 끊어졌다. 결국 그 날 연습시합은 난장이 났다. 인터하이나 합숙 전 선수들을 부상당하게 할 수는 없으니 오늘은 더 이상 연습시합을 하지 않겠다 선언하고는 빠르게 짐 챙기는 네코마 선수들을 향해 주장이 허리를 굽히거나 말거나 보쿠토는 제 일이 급했다. 쿠로오 테츠로,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보쿠토 코타로, 이리 안 와? 무슨 짓이야, 다른 팀 1학년한테! 아무리 호승심이 일어도 그렇지! 그 말은 보쿠토가 아대를 벗어 거의 팽개친 순간 잦아들었다. 압박감이 눌러 죽였다 해도 좋았다.
“이거 네 이름 맞지.”
쿠로오가 답답하다는 듯 웃는다. 맞대도, 그런데 나한테 네 이름이 없다니까? 아직 안 나타났는지도 노네임인지도 모르지. 내가 지금 너한테 묶여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니까? 왜 화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보쿠토 코타로 군~? 양측 주장이 입을 떡 벌렸다. 이래서는 화를 내거나 책임을 물을 수가 없음을 깨달아서도 그랬다. 인상 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보쿠토에게 또 애매하게 웃어 보인 쿠로오가 진짜 알 수가 없네,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이름 나오고서 생각하십시다, 그때는 연인이든 결혼이든 해드릴게. 하지만 지금은 너무 이릅니다, 후쿠로다니 중등부 전 에이스 님~ 게다가 난 폭력적인 사람은 딱 질색이라서 너 같이 감정 조절 못하는 사람이랑 살 바에야 그냥 노네임이고 싶거든요. 성격 죽이는 법을 배우시든가? 그럼 난 간다, 잘 있어라. 핸드폰 번호 필요하냐? 보쿠토는 저도 모르게 엉, 고개를 끄덕였다. 폰 번호는 필요해. 쿠로오가 가방을 뒤져 핸드폰을 꺼내 내밀었다. 네 핸드폰도 줘. 난데없는 번호 교환식이 일어났는데도 선배들은 아무도 뭐라하지 못했다. 운명을 건드렸다가는 큰일이 날지도 몰랐거니와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워서도 그랬다. 이게 뭐야? 미친 건가? 아니지, 운명이니까 어쩔 수 없지. 한참 혼란스러워하던 후쿠로다니 배구부 선배들은 네코마가 완전히 떠나고서야 겨우 보쿠토를 붙잡고 구구절절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운명이라니 어쩔 수 없지, 선배들은 그런 표정을 지었다. 저쪽에서도 이해해 줄 걸, 운명이니까. 네임 2세대들에게 네임이란 자연재해와도 같았다. 어느 순간 훅 내려와 정신을 앗아버리는 인간은 절대 대항할 수 없는 것. 보쿠토가 운명을 만났다는 걸, 선배들과 다른 1학년들은 결국 어깨 몇 번 으쓱이고 자리를 떴다. 보쿠토만이 그 자리에 남아 계속 상황을 곱씹었다.
내 이름이 아직도 없단 말이야.
하얗지는 않아도 부드러워 뵈기는 했던 그 목덜미와 허벅지, 발목, 손목이 생각나 이를 갈았다. 그 아무 데도 내 이름이 없단 말이야, 갑자기 화가 치밀어 무작정 가방만 맨 채 체육관을 뛰쳐나갔다. 어떻게 내 이름이 없을 수가 있지, 난 있는데. 물론 나도 나타난 지 몇 달 안 됐지만... 방금 전 받은 번호에다 전화라도 걸어볼까 했지만 성질 급한 사람은 싫다 한 게 생각나서 꾹 눌러 참았다. 아, 젠장 진짜. 어떻게 해야 해? 운명인데! 온 세상이 짜증이었다. 눈앞을 가리는 벚꽃마저 귀찮았다.
운명이다, 우리 같이 살아야 해. 이 한 마디로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에서 몇 년을 살아온 보쿠토로서는 도통 이 상황이 납득가지 않았다. 왜 사귀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단 말인가? 어머니는 상대한테 아직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잖느냐고 했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 됐다. 어차피 곧 나타날 텐데? 게다가 노네임일 수도 있잖은가, 한 쪽이 이름을 가진 이상 당연히 사귀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도 어머니가 해준 조언대로 꽃이며 선물을 정성껏 준비해 예쁜 쇼핑백 가득 담았다. 그냥 이대로 들고 가기는 부끄러우니까, 그를 꽉 끌어안은 채 약속 장소까지 가니 저 멀리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지금이 딱 세 번째인데도 낯설지 않았다. 쿠로오! 부르자 느릿히 돌아본다. 긴 송곳니가 슬쩍 드러난다. 아무래도 저 송곳니가 인상 안 좋게 만드는 것 같아, 잠시 생각하고는 쇼핑백에서 꽃다발부터 꺼냈다. 야, 이거 받아! 순간 쿠로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이게 뭐냐는 듯한 표정을 본 순간 갑자기 민망해져 이거, 너 주는 거라고! 받으란 말야! 그 품 깊이 밀어주었다. 장미가 자꾸 그 나른한 얼굴을 가려 비스듬이 방향을 틀어 안겨주었다. 이게 뭐냐, 우리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냐? 그리 물은 쿠로오를 보다 그렇긴 하지만 곧 사귈 사이잖아, 아니야? 맞는데, 입술을 삐죽였다. 찰나 어이없다는 웃음이 터진다. 끝이 말라 자꾸 갈라졌다. 야, 너 진짜 뭔가 착각하나본데. 갸름한 얼굴을 쓸어내리는 손가락은 남자답게 예쁜 데다 길었다.
“내가 네놈 이름이 있었어도 말야, 바로 사귀지는 않았을 거거든? 상황 보고! 성격 보고! 그러고 괜찮으면 만났겠지. 이름 있으면 다 사귀어야 하냐? 아, 물론 다 사귀긴 하지. 그런데 난 아니거든, 특별해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러기가 싫어. 알았어? 마음 없는 결혼 하기 싫단 말야. 게다가 난 아직까진 혼자가 편해, 게다가 이름도 없어. 노네임일 수도 있단 말야, 노네임이랑 결혼해봐야 운명이 아무런 혜택도 안 주는 거 알지? 그냥 너 혼자 있으나 결혼하나 똑같은 거 알지? 그럼 그냥 우리 둘 다 혼자 사는 쪽이 좋지 않겠습니까? 성격이 안 맞을 수도 있잖아, 내가 보기엔 우리 둘이 성격 안 맞을 것 같아. 오케이? 정말 편찮은 표정인데 내가 오케이니까 오케이인 거야. 어쨌든 난 강제결혼 싫어.”
마음 없는 결혼, 이상하게 그 말이 자꾸 박혔다. 두려워 어쩔 줄 몰라하던 아버지가 생각나 마음 없는 결혼이 뭐야? 그 마음이라는 게 뭐야? 사랑이야? 물었다. 어쩐지 아버지와 달리 쿠로오 테츠로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심지어 저희 목줄을 틀어쥔 운명마저도. 사랑, 쿠로오가 희미하게 웃는다. 죽은 단어 아닌가, 그거? 반쯤 기울인 고개가 나른했다. 아직 섹시하다는 표현은 쓰기 싫었다, 그 표현을 쓴 순간 그에게 패배할 것 같았다. 난 잘 모르겠어, 아버지가 설명해주지 않으셨어. 물어봤는데 자꾸 피하셨거든, 못 들었어. 알려줘. 그 나른한 얼굴 가득 뜬 미소는 희미하거나 나른하다. 무조건 둘 중 하나다, 다른 감정은 잘 비추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느껴야 할 희로애락조차 잘 보이지 않으면서 사랑을 운운하는 이 사람을 영 알 수가 없어 팔짱을 끼자 글쎄, 잠시 말을 삼켰다. 사실 나도 사랑은 잘 몰라, 보쿠토. 목소리가 나즉했다.
“그냥 가벼운 걸지도 몰라. 하지만 적어도 네 손목에 새겨진 이름보다는 낫겠지. 누가 기르는 고양이처럼 맘 없이 결혼해 새끼 낳기는 싫어.”
운명이라고 그런 맘 없이 고백해대는 너도 싫다고. 운명이 부리는 하수인이야 뭐야? 딱 그 꼴이네. 내가 네 이름이라도 있으면 몰라, 아무데도 이름 없거든. 벗겨 봐도 좋습니다. 저도 모르게 말했다. 그래도 돼? 꽃다발이 펄썩 떨어졌다. 장미향 두른 침묵이 목을 죄인다. 잘못했습니다, 곧바로 사과한 보쿠토와 허리 숙여 눈을 맞춘 쿠로오가 씩 웃었다.
“패기 좋다.”
검은 재킷이 가슴 아래로 흐른다. 이제 보니 그 눈은 나른하게 처져 있었다. 눈, 꽤 예쁠지도... 생각하다 고개를 흔들었다. 쿠로오는 미아방지용 팔찌처럼 손목을 가린 제 이름을 이리저리 돌려보다 이거 진짜 내 이름이네, 어쩌다 불쌍하게 내 이름을 가졌냐? 안타깝다는 듯 물었다. 내가 아냐, 갑자기 억울해져 입술 툭 내민 채 속 깊이 담았던 말을 모두 꺼냈다. 나도 네 이름 갖고 싶었는 줄 아냐? 나도 완전 조그맣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쁜 애 이름 갖고 싶었다고! 아카아시 짝은 그런 앤데! 나 남자 전혀 안 싫어하는데 내 취향은 작고 귀여운 거란 말이야, 알았어? 넌 작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고! 심지어 무섭게 생겼다 아냐? 게다가 내 고백도 안 받아주고! 심지어 너 피부도 안 하얘! 부드럽긴 하냐? 내 이상형 피부 희고 부드러운 데다 귀엽기까지 한 애였거든! 넌 우선 저기서 두 개 에러니까 피부라도 만져보자. 아, 나 그리고 다갈색 머리와 예쁜 눈 가진 사람을 바랐는데 넌 눈도 안 예쁘고 머리카락도 새까만 색이잖아! 전혀 내 이상형 아니라고! 나도 할 말 많아! 너만 불만인 줄 아냐! 나도 존나 불만이거든! 씨근대는 보쿠토를 보다 팟, 웃은 입술 사이서 야, 너 진짜 나 별로라 생각하는구나. 여기 앉아 얘기할래? 상냥한 말씨가 흘러나왔다. 아님 카페라도 가? 뭐 좋아하는 음료 있어? 꽃다발로 뺨 맞으리라고 생각했건만 이번에는 난데없이 또 친절을 베푼다. 정말 종잡지 못할 사람이다, 그냥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 제 손목을 잡아 끄는 등은 저만큼은 아니어도 꽤 널찍했다. 뭇 여자애들이 꽤 좋아할 성 싶었다. 그런데 얘는 목소리부터가 엄청 좋긴 해, 보쿠토는 절 살살 꼬여낸 며칠 전 그 전화 속 목소리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재차 절레절레 저었다.
발단은 그제였다. 연습시합을 완전히 망쳐놓고서 딱히 쿠로오에게 전화할 명분을 얻지 못해 계속 고민만 하다간 결국 너희 선배는 괜찮냐 묻기로 했다. 제게 얻어맞아 다친 데다 이제는 이용당하기까지 하는 그 이름모를 선수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지금은 제 운명이 더 중요했다. 망설임 없이 단축번호 8번을 눌러 전화를 걸자 차단은 안 해놨는지 제대로 신호음이 갔다. 헉, 가잖아. 얘가 날 안 차단했어? 당장 차단할 줄 알았는데, 제가 더 놀라 핸드폰 액정만 쳐다보는데 여보세요? 그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전파가 약간 깨져서인지 실제보다 더 섹시하게 들렸다. 어쩜 이쪽이 진짜 목소리인지도 몰랐다, 보쿠토는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고서는 말했다. 쿠로오 테츠로 맞으시죠? 쿠로오가 웃는 소리가 났다. 그렇지? 보쿠토 군. 숨을 멈췄다 저기, 너희 선배 분... 내쉬었다.
-그거 물으려고 전화한 거 아니지? 본론은~?
“만나주세요.”
-인성 별로구나? 어떻게 네가 다치게 한 사람 안부도 안 물어보지?
“그 선배는 괜찮아?”
-영혼 없는 사과 안 받아~ 나랑 통화해보려고 다른 학교 사람도 막 팔아먹는 사람이 하는 사과는 별로다. 아, 나를 생각하는 마음에는 10점 줄게. 마이너스 80에 플러스 10, 이야 30점! 축하해. 30점 받으셨습니다.
야, 너 지금 나 놀리냐? 아니, 욱한 거 아닙니다. 그리고 그 선배 안부는 진짜 물어보려 했었던 거고요, 그러니까 나랑 한 번 만나보기라도 해달라고. 아니 운명인데 왜? 왜 안 만난대? 응? 한참 이어지던 하소연을 그래서, 탁 끊어낸 나른한 목소리가 잘게 웃었다. 결국은 만나자는 얘기지? 좋아. 어디서? 몇 시? 언제? 사람 놀리는 실력이 아주 수준급이다. 제 왼 손목을 차지한 그 검은 이름자가 미워 이를 갈았다. 내일 모레, 너희 학교 앞! 내 배려야! 순간 핸드폰이 폭발했다. 으, 하하하학! 아하하하하, 배려! 배려래! 한 번 터진 웃음은 도통 멈출 줄을 몰랐다. 그런, 그런 말은, 본인 입으로 하는 게 아닌데! 남이 그렇게 느껴야 배려지! 아, 어쨌든 배려 고맙습니다! 핸드폰을 끄지도 않았건만 울고 싶어졌었다. 배려, 배려래! 그 높은 목소리가 자꾸 귀를 찔러 고개를 숙였다. 울고 싶어, 아니 울래. 훌쩍이는 보쿠토를 전화 너머에서 다가온 목소리가 달랬다. 미안, 미안해. 아, 너 그런데 좀 귀엽긴 하다. 하지만 사귀지는 않을 거야, 긍정적인 대답 아니어도 괜찮으면 나와서 밥이라도 먹자. 내가 살게, 너무 비싼 건 안 돼! 난 너 같은 사람이 아니거든, 그럼 끊어! 내 이름 잘 챙겨 줘~ 딸각 끊긴 전화를 보다 결국 울어버렸다. 왜 안 사귀어준대? 나 귀엽다며! 대답해줄 사람은 없어 모든 울음을 혼자 갈무리해야했다. 왜 나랑 사귀어주지 않아? 우린 운명인데. 자꾸 눈물이 흘러 밤 새워 울다 등교했었다. 다른 애들이 무슨 일이냐고, 혹시 그 운명 때문이냐고 걱정해줄 적에도 아무 말 못한 채 그저 입술만 깨물었었다.
그리고 그 약속 날이 오늘이다, 보쿠토는 마주 앉아 커피를 홀짝이는 그 얼굴을 보다 손을 뻗어 제 망고 스무디를 쥐었다. 커피 못 마셔? 별 의미 없는 말인데도 놀림처럼 느껴져 인상을 팍 쓰자 못 물어봐? 또 태연하게 묻는다. 몸 생각해서. 카페인 안 좋으니까, 게다가 나 아직 성장기고. 너 몇 cm이야? 긴 손가락이 하나 둘 접힌다. 으음~ 정확히는 안 재봤는데 아마 183cm. 넌 얼만데? 보쿠토는 입술을 한 번 핥았다. 179cm. 더 클 거야! 놀릴까봐 급박히 덧붙인 말인데 의외로 그는 진지한 태도로 받았다. 맞아, 아직 고1이니까. 게다가 몸 관리도 철저하네, 잠은 잘 자지? 그럼 더 크겠네. 너무 걱정 마, 사람마다 크는 시기가 다 다르니까. 넌 나중인가보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지나치게 어른스러워 자꾸 눈길이 갔다. 여전히 하얀 손목을 보는 시야 끝으로 초커를 한 여자애들이 지나갔다. 나 어제 내 남친이랑... 분명 저 남친이란 운명을 가리키는 말일 터라 갑자기 풀이 죽었다. 나도 이름 있는데... 갑자기 또 따끔거리는 손목을 잡아 숨기니 이번에는 곤란하다는 듯 웃는다. 이름 보여도 괜찮아. 보쿠토는 대답하지 않는다. 차마 지금 저희 테이블 옆을 지나친 여자애들이 부러워서라고는 하기 싫어 그냥 그런 거 아니야, 입술만 핥았다. 어쩐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더 티 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하품하는 척했다. 마침내 쿠로오가 커피를 내려놓았다. 보쿠토 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이제야 본론이다, 가지런히 놓인 그 손을 훑다 잘 모르겠다는 말을 꺼냈다. 잘 모르겠어,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어쩐지 조금... 부정적으로 보여.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이나 외치는 감정이잖아. 현명하지는 못한 감정 아닐까? 뭔가 좀, 미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본 영화가 그랬거든, 막 잡으러 쫓아다니고. 미친 것 같았어. 그거 설명해주시려던 아버지도 그런 표정 지었다고. 모르겠어. 쿠로오가 뿌옇게 웃었다. 안개 낀 유리창마냥 표정이 더듬했다.
“그런 거라고 생각해...”
갑자기 목소리가 멀어졌다. 긴 손가락이 일회용 플라스틱 뚜껑을 두드린다. 툭, 툭, 그 소리가 묻어버린 목소리를 들으려 몸을 좀 더 기울인 귓가로 파고든 목소리는 부드럽다. 온기가 가득했으나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따뜻함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 미친 감정이라고 생각해, 사실 나는 사랑이라는 걸 본 적이 있거든. 보쿠토가 눈을 크게 떴다. 사랑을 본 적이 있어? 언제?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은 사람들이 다 흘긋흘긋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물론 보쿠토의 기세에 눌린 나머지 곧 다시 고개를 돌리긴 했지만 아예 관심까지 끄지는 않았다. 저마다 귀 한 쪽 씩은 이쪽을 향해 열어둔 듯 보였다. 아, 실수했네. 입술 꽉 깨문 채 인상 찡그린 보쿠토를 톡 건드린 손이 일어나, 천천히 말했다. 걸으면서 얘기하자. 그게 낫겠어, 보쿠토 역시 그 말이 옳다 생각해 서둘러 쇼핑백을 챙겨 일어났다. 아, 맞다. 이거 네 거, 선물이야. 받아, 건네주니 고맙다는 말만 하고 받지는 않는다. 왜 안 받아? 이마저도 안 받아줘? 고백도 안 받아주고 선물도 안 받아주고, 대체 네가 받아주려는 게 뭐야?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 으르렁대는 보쿠토 쪽으로 고개 돌린 얼굴은 역시 모든 게 희미했다. 낮달 같은 느낌이었다.
“사랑.”
순간 말이 막혔다. 소리 없이 이만 드러내 웃고는 멀어져가는 등을 서둘러 쫓아가 물었다. 너, 그거 내가 못 준다는 거 알아서 이러는 거지? 내가 아직 그거 모르니까? 긴 다리가 거침없이 계단을 내린다. 검은 운동화 코는 낡았다. 야, 운동화 사줄까. 이거 음, 이거 선물도 좀 받아라. 이거 비싼 거 아니고 트레이닝 복이야, 엄청 편하대. 그래서 산거니까 받아. 운동화 사줄까? 대답 없이 계단만 밟던 발이 곧장 멈춰서 돌았다. 사랑을 줘, 그럼 이까짓 거 다 받아줘. 네 그 허울 좋은 운명마저도, 그러고는 냅다 제 이름이 검게 새겨진 손목을 잡아 올려 입 맞춘다. 그 눈빛이 이글이글해 차마 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그저 손목만 꿈질거렸다.
카페를 나와서도 말없이 걷기만 했다. 사실 서로 취미도 생활상도 모르니 어떤 화제를 꺼낼 수도 없었다. 한참 걷다 어느 인적 드문 그늘 아래 이르러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분홍색 벚꽃이 무덤처럼 쌓여 있었다.
“사랑 얘기, 계속 해주면 안 돼? 듣고 싶어. 나 궁금해.”
가져온 망고 스무디는 어느새 다 녹아 찰랑찰랑 흔들린다. 오렌지색 액체가 손 움직임을 따른다. 연분홍빛 작은 꽃잎 쌓인 벤치에 앉아 한참 앞만 바라보다 겨우 입을 연 쿠로오가 앉을래 보쿠토, 또 그리 물었다. 조용히 그 옆자리를 쓸어 앉아서는 다음 말을 기다렸다. 긴 손가락이 일회용 커피 컵 옆면을 만지작거린다. 사랑을 본 사람은 말이 느리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네임 1세대거든, 사실 네임과 네임 아닌 세대를 전부 살아본 사람이지. 너희 부모님도 그럴 거야, 그렇지? 가만 긍정했다. 사실 저희 부모님 세대는 거진 다 그랬다. 운명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 지는 근 50년뿐이 되지 않는다. 너희 부모님은 사랑해서 결혼하셨어? 잠시 생각하다 잘 모르겠어, 고개를 저었다. 아마 아닐 것이다, 저희 부모님은 늘 미지근했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는 하나 온전히 마음을 준 듯 보이지도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분명 사랑은 저런 게 아니리라 혼자 생각하고는 했었다. 쿠로오가 턱을 괴었다. 지나치게 어른스러워 보였다.
“우리 엄마랑 아빠는 사랑해서 결혼했거든.”
정말 불 같이 사랑했다나봐, 집안 반대 다 무릅쓰고 결혼까지 했대. 그런데 웬걸, 그로부터 딱 1년 뒤 운명이라는 게 나타났다지 뭐야? 당연히 우리 부모님 몸에는 서로의 이름이 새겨졌지. 처음에는 뛸 듯이 기뻐했대, 드디어 우리가 운명임이 인정된 거라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제 우리 사랑을 반대하지는 못 할 거라고 기뻐했다나 봐. 그 상황은 딱 2년 갔지. 나 태어나고서 1년 지나서부터 두 분 사랑이 식기 시작한 거야. 의무감으로 사는 시기가 온 거지, 그런데 두 분 중 누가 먼저인지는 몰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셨다더라고. 우리가 운명은 맞았을까? 그냥 같이 사니까 운명 징표를 찍어준 게 아니었을까? 우리 운명은 따로 있지 않았을까? 우리 진짜 운명은 누구였을까? 완전히 병이지, 병! 결국 우리 부모님은 불 같이 싸우기 시작하셨어. 그런데 어째, 이미 운명이 돼버린 걸. 원래는 운명이 아니었어도 운명이 돼버렸잖아? 헤어질 수도 없지, 정말 헤어지지 못해 사는 사이가 돼버린 거야. 처음에는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우리 집에는 그 온화한 따뜻함이 없어, 차갑지. 난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가 맞는데 정작 우리 집에서는 그 원천이 된 감정이 증발한 지 오래야. 자꾸 바람이 몰아쳐 벚꽃이 떨어진다. 머리 위 잔뜩 얹힌 꽃잎을 털어내려 손을 들었다 문득 옆을 돌아보았다. 옆선만큼은 누구보다 예쁘다, 순간 목 끝까지 말이 차올라 뱉어버렸다. 그럼 차라리 운명을 따르는 쪽이 낫지 않아? 그럼 그 미지근한 따뜻함이라도 얻을 수 있을 거 아냐, 그게 낫지 않아? 아주 차가운 집에서 외롭게 사는 것보단 나랑 결혼해서 그 미지근한 따뜻함이라도 얻는 쪽이 낫지! 쿠로오가 커피를 쪽 빨자 볼도 보조개처럼 살짝 파였다. 음, 몇 개 정정 좀 하자. 우선 외롭지는 않아, 우리 엄마랑 아빠는 나한테는 엄청 잘해주시거든. 두 분 사이가 안 좋은 거지 내가 학대당하는 건 아냐, 오히려 두 분 모두 나는 보물처럼 다뤄주신다고? 또 꽃잎이 왕창 떨어졌다. 시선이 맞았다, 그 검은 눈에는 온도가 부족하다. 미지근함마저도 없다. 너도 알겠지만 나는 감정이 조금 부족하거든, 폭이 넓지 않다고 해야 하나. 사람들 장단은 잘 맞추지만 너처럼 직접 기분을 만들어내느냐면 그건 아니야. 엄마 아빠 눈치를 보며 자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난 다른 사람 눈치는 잘 살피지만 내가 직접 감정을 피워내지는 못해. 승부욕이나 분노 정도는 가능하지만... 하여튼, 그래서 널 더 받아들일 수가 없어. 넌 내 운명이잖아, 그냥 내 집안 파탄 낸 운명 따르는 꼴밖에는 안 된다고. 그리고 난, 쿠로오가 멋쩍게 웃었다. 눈이 가늘게 휘었다.
“감정의 극단을 느껴보고 싶어.”
극단? 이번에는 보쿠토가 눈을 가늘게 떴다. 부가설명이 필요하다 느꼈는지 이번에는 쿠로오도 선선히 말을 낸다. 우리 엄마랑 아빠가 느꼈던 거 말야, 두 분 사이를 저렇게까지 몰아간 저 감정. 미지근한 감정만 살아남은 시대에도 죽지 않고 저렇게 서로를 양극으로 몰아가는 저 감정이 궁금해. 그럼 누군가와 사랑을 해야 할 텐데 적어도 운명인 너는 아니지. 너와 내 최대 온도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미지근함일 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과는 어떨까. 내가 노네임이거나 내 운명이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한다면? 그럼 엄마와 아빠가 느낀 그 온도를 나도 알게 되지 않을까? 그 사랑이란 거 말이야, 사람을 불태웠다가 얼려버리는 거. 난 운명보다 그게 더 무서운 것 같아, 아예 사람을 보기 싫은 걸로 만들어버리잖아. 난 여태껏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 보쿠토. 그래서 넌 아니야, 한 번 느껴보지 못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내어 운명을 거절해버린다. 두려워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 거의 벽이지 않은가, 눈 껌벅거리는 보쿠토를 감싼 미소는 색이 옅다. 지나치게 가벼운 데다 희끄무레했다. 그러니까 날 포기하든가, 긴 손가락이 얼굴을 가린다. 입술도 희미했다.
“사랑해봐.”
날 극단까지 몰아붙여 줘, 그럼 나도 널 사랑할게. 아니, 사랑하게 되고 말 거야. 운명 아닌 사랑을 가져와, 그럼 받아줄게. 네가 주는 건 모두 받을 거야. 선물도, 꽃도, 죽음까지도 기꺼이 받지. 어때, 보쿠토? 보쿠토는 쿠로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손에는 제가 준 꽃이 없었다.
그래서 사랑이 뭔데?
들은 생각은 그뿐이 없었다. 그래서 사랑이 뭔데? 정확히 알려준 다음 내기를 걸어야 하는 거 아니야? 너무 치사하잖아, 쿠로오. 하지만 쿠로오 테츠로는 웃기만 할 뿐 다시 입을 열지 않은 데다 아버지는 물어봤자 절대 알려줄 리가 없었으므로 결국 오롯이 혼자 생각해야만 했다. 그 날 쿠로오와는 그렇게 헤어졌다. 잘 가라, 보쿠토. 나중에 보자. 애프터 약속이나마 얻어내지 못했더라면 아마 그 날은 억울해 잠도 못 잤을 것이다. 보쿠토는 돌아오는 내내 잃어버린 꽃과 정말 길들여지지 않은 고양이 그 자체였던 쿠로오 테츠로를 생각했다. 그만한 날것은 처음 봤다.
그 날이 지나고 다신 연락을 못하게 될 줄 알았건만 의외로 쿠로오는 자주 전화했다. 아직 폴더 폰이어서인지 문자보다는 메일을 더 많이 보내기는 했어도 안부만 알 수 있으면 아무 상관없었다. 쿠로오! 장난처럼 보낸 메시지에는 꼭 왜 그러십니까, 보쿠토 군~? 장난 가득한 답이 왔다. 다른 이들 속만큼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읽는 사람인 쿠로오를 속일 방도는 거의 없다 봐도 좋았다. 장난치려는 순간마다 그 눈이 따라왔다. 연습시합을 하고 주말마다 만나 놀면서 서로 잘 맞는다는 사실은 알았으나 안심할 수는 없었다. 제게 맞춰주는 건지 정말 잘 맞는 건지 알기가 힘들어 하루 종일 고민하다 결국 나답게 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사랑은 조금도, 조금은커녕 아주 쥐뿔도 모른다, 눈치 봐야 맘 줄 사람도 아니다. 그럼 차라리 성격대로 가는 쪽이 낫지 않겠는가? 그날부터 그냥 원래대로 대했다. 연습시합 온 쿠로오와 같이 마구 장난치다 선배들한테 혼나는 일은 거의 일상이 됐다. 너 때문이야, 진짜 너 때문이야. 서로 탓을 하다간 웃음 터뜨리기도 했다. 벌 서기 위해 손을 들면 이름이 적나라하게 보여 부끄러웠으나 정작 그 이름 가진 사람은 명찰도 안 달았는데 제가 쿠로오 테츠로라는 사실을 누가 알겠냐며 가슴만 내밀어댔다. 너만 알지, 너만. 너하고 나만 알지, 별로 예쁘지도 않은 웃는 얼굴로 윙크해대는 꼴이 정말 가관이었으나 놀릴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 정말 안 웃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냥 꼼질꼼질 주먹만 쥐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쿠로오의 몸에도 운명은 봄이 다 가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정말 제가 사랑을 깨달아야 올 모양이었다, 한숨이 나 주먹을 내리니 너 선배한테 혼난다? 더 대놓고 꾀를 피우던 놈이 그리 핀잔한다. 기울어진 얼굴이 달 같았다. 야, 그나저나 우리 합숙 있잖아. 말을 돌리자 오, 말을 돌리시겠다? 어디 해 봐, 무슨 말하시나 보자. 응? 다 눈치 챘다는 양 고개 끄덕이면서도 대화 타래를 끌어준다. 모든 일을 유연하게 처리해버리는 쿠로오 테츠로. 깜박깜박 셔터처럼 그 얼굴을 감아 내렸다. 너희 쪽은 다 간대? 괜히 또 네코마 얘기를 꺼내니 또 송곳니를 다 드러내고 웃는다. 어이없을 때 짓는 웃음이다, 이제 이 정도는 구분할 줄 알게 됐다. 머리 위로 나뭇잎이 흐른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에 꽃 그림자가 붙는다. 너는 말이지, 쿠로오가 웃음을 떨어뜨린다. 거짓말이 너무 어설퍼. 나른한 얼굴이 기울어진다.
“내가 가는지 안 가는지 궁금하다고 말해.”
팡, 상큼하게 터진 웃음이 라임처럼 온 세상을 형광연두색으로 물들인다. 아, 이게 뭐지. 갑자기 이름 새겨진 손목이 아파와 서둘러 손을 내려 감쌌다. 욱씬욱씬, 온 팔목이 뜨거웠다. 솜사탕처럼 물든 구름은 설탕 뿌리기 바쁘다. 내가 궁금하다고 말해, 얼굴이 화끈 뜨거워졌다. 세상이 완전히 본래 책을 찾고서야 겨우 안 궁금하거든, 한 마디 낼 수 있었다. 이제 아예 다리를 뻗어 앉은 쿠로오가 진짜입니까~? 씩 웃고는 고개를 젖혔다. 이름 하나 없이 매끈하기만 한 목덜미는 원망스럽기만 하다. 난 가! 나랑 야쿠, 카이는 가고 다른 애들은 모르겠네. 고개를 아예 돌려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야쿠가 너희 그... 리베로인가? 작은 애? 그 머리 약간 주황색이랑 금색 사이고... 요즘 걔가 주전이지? 손짓발짓 다 동원해 설명하는 보쿠토 쪽으로 돈 색 옅은 입술이 웃음을 터뜨렸다. 야, 너 야쿠 앞에서 작다하지 마라. 진짜 죽는 수가 있어, 걔 작다는 말 진짜 싫어해. 대답하는 대신 입을 삐죽여 불만을 표했다. 어차피 걔랑은 얘기 잘 안 하는데, 뭐. 따로 만날 일이 뭐 있어? 웃음이 바람결 따라 날아갔다. 뭐, 합숙 가서는 얘기도 좀 하게 될 테니까. 너는 가지? 선배들이 새삼 나와 볼 것 같지는 않아 그냥 먼저 누운 사람을 따라 길게 뻗었다. 나야 당연히 가지, 안 가서 뭐해? 땀에 눌었는지 자꾸 축축 처지기만 하는 몸을 빨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꾹 참았다. 벌 땡땡이로도 모자라 수돗가까지 갔다간 분명 햇볕 쨍쨍 내리쬐는 운동장을 뛰게 될 터라 그냥 덥지 않냐, 발을 그늘 아래로 집어넣었다. 설마 나 쫓아오는 건 아니지? 어이없어 눈 감은 채 쏘아붙였다. 내가 그래서 가는 걸 거 같냐? 나 배구 좋아하거든, 배구 연습하러 가는 겁니다. 후쿠로다니 올해 전국 가야지? 내 목표는 전국 우승이라고, 전국 우승! 올해야말로 우시와카와 키류, 그리고 사쿠사 타도한다! 주먹 불끈 쥐고 팔 흔드는 보쿠토를 보다 슬쩍 그 이마 덮어준 쿠로오가 목표 멋있네, 씩 웃어보였다. 순간 시선이 멎었다. 꺼풀은 없는 마냥 가벼워지기만 한다. 몸을 굴려 일어나 앉아 그 얼굴을 마주보았다. 맴, 맴, 맴, 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랑이 뭘까?”
낸들 알겠냐, 알면 뭐든 했겠지. 우리 엄마한테 물어볼까? 그런데 우리 엄마한테는 물어볼 수가 없더라고, 너무 표정 안 좋아지셔서. 여하튼간 왜? 쿠로오가 뱉는 말들에는 늘 온기가 없다. 다정한 데다 상냥하지만 온기는 모르는 사람이 바로 쿠로오 테츠로다, 그 멀건 얼굴을 물끄럼 바라보다 모르면서 어떻게 나한테 사랑을 달라 그래? 입술을 삐죽였다. 그 사랑에 빠지면, 막 구름이 솜사탕 색으로 보이고 그러나? 아님 태양이 막 초록색이 되나? 그것도 눈 아픈 형광연두색. 너는 알아 쿠로오? 묽게 가라앉은 검은 시선 사이로 모르겠는데, 짧은 말이 가라앉는다. 만약 내가 쿠로오 너를 사랑하게 된다 치더라도 어떻게 알아챌 건데? 이거 완전 내가 손해 보는 내기 아냐? 색 옅은 입술이 희미하게 웃는다. 글쎄, 왠지 몰라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긴 손가락이 가락을 마주 얽어온다.
“엄청 뜨겁지 않을까?”
우리 엄마랑 아빠, 불 같이 사랑했다 그랬거든. 그러니까 뜨겁겠지, 엄청 뜨거운 것 정도야 나도 알아챌 수 있을 거야. 미지근한 거야 맨날 느끼는 거고... 구름이 무슨 색으로 변하는지는 몰라도 사람 맘의 온도만큼은 잘 읽을 수 있어. 이 순간에도 느낀다는 말은 쓰지 않는 쿠로오가 신경 쓰여 그러냐, 그저 입술 거스러미만 뜯으니 덧난다? 또 씩 웃는다. 그만 웃어, 좀. 그만, 괜히 짜증이 나 자리에서 일어나 저 먼 곳을 바라보았다. 뭘 보냐, 난 지쳐서 일어나지도 못하겠는데 넌 진짜 힘이 넘치는구나. 대단하다는 듯 박수 쳐주는 몸을 슬쩍 내려다보고는 손을 내밀었다. 일어나, 이제 체육관 들어가자. 이런 데 있다간 진짜 일사병 걸려 죽을지도 몰라, 설마 쌩쌩한 후배 둘 죽이려는 셈은 아니겠지. 이름이 적히지 않은 손목이 생소한지 또 몇 번 돌려본다. 네 왼쪽 손목도 원래는 이랬냐? 햇볕 때문인지 별 것 아닌 사소한 말에도 짜증이 치민다. 참자, 참자. 그저 참을 인 자만 덧그리다 그랬지? 나 중학교 3학년 때 네 이름 생겼으니까 원래는 이랬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서 얘기하자, 쿠로오. 나 진짜 무지 더워. 점점 뒤틀려가는 분위기를 느낀 모양이다. 벌떡 일어난 쿠로오가 좋아, 나 먼저 들어간다! 냅다 체육관 문을 열어젖혔다. 선배님들, 저희 쪄죽겠습니다! 좀 불러주시지요, 이잉. 서글서글하게 굴어 선배들 기분을 완전히 풀어주고서야 슬금슬금 제 몸을 드민다. 보쿠토, 안 들어오냐? 덥다며? 빼놓았던 넋을 다시 집어넣고는 지금 가! 치사하게 너 혼자 가냐! 서둘러 발을 옮겼다. 이리저리 삐친 검은 뒤통수가 귀여웠다.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후쿠로다니 학원 그룹이라 불리는 합숙은 규모가 컸다. 이타치야마나 노헤비 등을 제외한 도쿄 강호들이 오는 데다 다들 부원들이 꽤 많아 잘 곳이 부족할 정도였다. 밥은 또 얼마나 해야 하는데? 어머님들께서 도와주시지 않았어 봐, 정말 학교 매니저들 합숙 하루 하고 다 집 갔을지도? 1학년 매니저인 카오리가 농담처럼 한 말을 맞아~ 사람 정말 많지~ 그래도 주먹밥 정도라 괜찮아, 그 정도는 할 만 해. 그치 카오리쨩~? 나른히 이어받은 같은 학년 매니저 유키에가 방긋 웃었다. 진짜 귀엽다, 선배들은 얼굴을 붉히기는 했으나 이름이 벌써 나타난 사람이 태반이어서인지 딱히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지는 않았다. 무리해서 다가갔다간 운명에게 혼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지도 몰랐다. 선배들이 그러든 말든 보쿠토는 네코마 버스에서 내려 야쿠며 카이, 다른 선배들을 챙기는 쿠로오만 쳐다봤다. 야, 니 운명 뚫리겠다. 너 혹시 아직도 쟤랑 내외 중이냐? 설마 아직도 그렇겠냐는 듯 낄낄대며 웃던 선배들은 땅이 꺼져라 흘러나온 네, 아직... 섧은 대답을 듣자마자 입을 다물었다. 진짜 아직도 내외 중이라고? 쟤가 너랑 안 사귄대? 정말 이해가 안 가는 일이지만 그렇다고는 답하기 싫었다. 자존심도 상하거니와 쿠로오 테츠로 쟤 그렇게 안 생겨서는 정말 이상한 애라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기도 싫었기에 지금은 누굴 사귀는 것보다는 배구가 더 좋대요, 입술 한 쪽만 올려 여유로운 듯 웃어보였다. 사태를 아는 1학년들이야 배구가 더 좋다는 소리 한다, 혀를 내둘렀지만 그들도 딱히 아는 척을 하지는 않았다. 제 가방끈만 만지작거리는 보쿠토 쪽으로 고개 돌린 선배 하나가 별 의미 없이 물었다. 걔도 진짜 너만 한 배구 바보네, 너보다 더할 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걔 이름 올라왔대? 순간 목이 죄었다. 쨍쨍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제 머리를 완전히 구워 버리는 듯해 가방끈만 더 꽉 쥐었다 으음, 네... 겨우 목소리를 쥐어 짜냈다. 자꾸 소리가 막혔다. 벌써 고등학교 1학년도 반절이나 지나갔건만 쿠로오는 이름이 났다는 얘기를 해주기는커녕 연습시합 올적마다 후쿠로다니 샤워실을 빌려 씻기까지 하며 제 몸이 티끌 하나 없이 아직 깨끗하다는 증명 아닌 증명을 해보였다. 아직 이러니까 꿈 깨지? 라는 뜻이었을지도 모르나 이름까지 가졌는데 이렇게 쉬이 물러날 수는 없었다. 만약 쿠로오를 놓칠 경우 제 손목은 오롯이 혼자 남게 된다. 이름이 나타난 이후 그 부분만 계속 제 몸이 아니었다. 설마 그런 줄은 몰랐는지 어... 가방 꺼내던 손까지 멈춘 채 안절부절 못하기만 하는 선배에게 괜찮아요, 웃어보였다. 저도 중학교 3학년 여름에야 나타났고 지금 겨우 고등학교 1학년 여름이잖아요?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뭐. 요즘은 시기 꽉 채워서 나오는 애들도 많다잖아요, 쟤도 그 타입일지 모르지. 옆에서 눈치보다 튀어나온 선배들도 맞아 맞아, 맞장구를 쳤다. 내 친구도 요즘 떴다더라, 자기가 노네임인 줄 알고 무지 긴장했었대. 쟤도 그 타입일지도? 그런데 노네임 드물잖아, 그렇게 많진 않지? 평소처럼 그저 웃어 보이려 했건만 어째 들을수록 축축 쳐지기만 하는 게 곧 시무룩 모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들 쪽으로 걸음 옮긴 뒤통수를 보쿠토~ 나른한 목소리가 쳤다. 얼른 돌아보자 언제 불렀냐는 듯 시침 뚝 떼고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선배들한테 인사부터 한다. 오, 네코마 배구 광 왔다. 혹시 제가 말한 얘기를 선배들이 그대로 읊어주기라도 할까 두려워 무슨 뜻인지 이해 못해 그저 눈만 굴려 웃는 쿠로오의 손목을 잡고 선배들 얘 놀리지 마요! 크게 외치자 또 와그르르 시끄러운 웃음이 터진다. 보쿠토, 너 지금 네 운명이라고 챙기냐? 진짜 다 컸네, 다 컸어. 우리 보쿠토가 이렇게 잘 커줘서 선배들은 고맙다! 원체도 목소리 큰 운동부 남고생들이 입 맞춰 소리 내 웃으니 이렇게 시끄러울 수가 없다. 얼굴 시뻘개져 씨이, 그저 숨만 몰아쉬는 어깨 위로 갑자기 턱, 무게가 얹혔다. 왜 자꾸 애를 놀리십니까, 선배님들. 보쿠토 울지도 모른다고요? 웃는 목소리가 좋아 그냥 가만히 그 어린아이 취급을 듣기만 했다. 평소라면야 어린애 아냐, 쿠로오 너 뭐하냐? 했을 말도 오늘은 왠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선배들은 손가락만 꿈지럭대는 보쿠토와 그 옆에 서서 생글생글 웃기만 하는 얼굴을 번갈아보다 그래, 운명은 봐줘야지 뭐! 어쩌겠어, 운명이시라는데. 아, 너희 둘은 이번 합숙 때 방 같이 쓸래? 네코마 쪽에는 우리가 양해 얻어 줄게, 묻고는 돌아섰다. 어쩔까, 보쿠토 군? 소곤거림이 사붓 흘러들었다. 평소에는 나긋나긋 나른하지만 톤을 낮추면 꽤 위험하게 들리는 목소리다. 선배님들께서 호의를 베풀어 주신다는데 역시 같이 잘까? 흥건해진 손바닥을 얼른 헐렁한 유니폼 바지춤 훔쳐 닦았다. 가방이 맴맴 울었다, 어디선가 우는 매미 소리인지도 몰랐다. 왜 그런 말을 해, 쿠로오? 나 놀리는 거야? 역시 속삭임임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마음과 달리 조금 날카롭게 나간다. 숨이 잔뜩 긁혀 거칠었다. 글쎄, 쿠로오는 난감한 순간마다 그 애매한 말을 한다. 남들이 다음 말을 생각하려 잠시 쉬는 반 박자가 쿠로오에게는 글쎄, 다. 다른 사람이 말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인지 그냥 버릇인지는 알 수 없어도 그 패턴만큼은 확실히 알았다. 놀리려는 거 아닌데, 어깨를 감싼 손가락이 파도 타기하듯 쫘르륵 움직인다. 긴 손가락이 유려하다.
“선배들이 먼저 말씀해주신 거기도 하고 그냥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싫음 말고, 그런데 진짜 놀린 건 아니야. 그건 믿어 줘, 이런 걸로 놀릴 바에야 아예 말 안 하는 타입이야. 그건 확실히 안다, 이제는 말로만 전해 내려오는 그 바람둥이처럼 생겨서는 의외로 사람 감정을 성실하게 돌봐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몇 달 부딪히는 동안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래서 미워할 수가 없지, 보쿠토는 새로 사 아직 길이 덜 든 신발코로 바닥을 몇 번 내리찍어 좁쌀보다 조금 더 큰 돌들만 튀기다 흘긋 옆을 바라보았다. 정말 미안하다는 듯 반 토막뿐이 없는 눈썹을 살짝 내린 그 얼굴을 보니 조금 마음이 풀려 그러든지, 그만 저도 모르게 그리 대답해버렸다. 오, 좋아. 그럼 내가 너희 선배들한테도 말한다, 어깨를 툭툭 치고는 또 앞서 걸어가 버린다. 선배님들~ 하는 목소리가 정말 넉살 좋아 정말 쟤는 뭘까, 고개 절레절레 젓는데 갑자기 뒤에서 다가와 방금 전 쿠로오처럼 어깨를 끌어안은 코노하가 야, 보쿠토. 너 마음고생 진짜 심하겠다, 함께 고개를 흔들어주었다. 그치, 너도 알겠지. 잔뜩 울상 지은 보쿠토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준 손에는 우정이 잔뜩 깃들어 있었다. 뭐 혹시 음, 필요한 거 생기면 말하고... 도와줄 테니까... 우리들이 다 도와줄 테니까 걱정 마. 내년에는 아카아시도 올 테고? 아카아시 있음 좀 상황이 진전되지 않을까? 순간 저도 모르게 그건 안 되지! 바닥을 굴렀다. 앞서 가던 선배들이 흘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그건 안 되지, 얼른 목소리를 낮췄다. 내년까지 이 상태로 있으란 말야? 올해 끝낼 수는 없어? 질질 끌어봐야 안 좋다고. 코노하가 입술을 옴쭉 내밀었다. 동그랗게 모여 옆으로 쏠린 모양새가 여간 웃긴 게 아니라 야 얘 좀 집어넣어 봐, 손가락 들어 툭툭 쳤다. 어유 진짜, 하면서도 냉큼 입술을 원래대로 돌린다. 아, 순간 물음 하나가 생각나 조금 더 톤을 깔아 조용히 물었다.
“코노하, 너는 사랑이라는 게 뭔지 아냐.”
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다 들었다는 양 해괴한 표정을 짓는다. 아, 아니. 내가 아니고 쿠로오가 한 말이거든? 쭉 뻗은 손가락을 따라 앞서 걷는 벌건 등 쪽으로 시선 돌렸다 다시 보쿠토를 바라본 코노하가 인정! 쟤는 그런 말 할 수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너는 사랑이 뭔지 아냐고... 아카아시는 모른다 할 게 분명해. 위아래로 두어 번 살랑살랑 움직이는 금색 머리카락이 느껴졌다. 막 감았는지 샴푸 냄새가 난다. 그건 그래~ 나도 모르겠는데. 그런데 내 짝이 그러는데, 내 짝 여자애거든? 그런데 걔가 그렇게 책을 좋아하거든, 특히 네임 세대 이전 시기 책을. 보통 사랑을 얘기한다더라, 엄청 불 같이 뜨겁고 가슴 조이는 감정 같대. 자기도 직접 느껴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그러긴 했지만... 금색 머리칼을 헤치는 손을 보다 푹 고개를 숙인 귓가로 왜, 불안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혹시 쟤가 사랑 얘기를 하든? 그런 책 마니아래? 보쿠토는 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야, 보쿠토! 코노하! 거기 서서 뭐하냐! 빨리 안 와? 외치는 선배들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걸음을 떼면서도 말은 멈추지 않았다. 자기한테 사랑을 주면 내 운명이 돼주겠대, 이게 말이 되냐. 곧이어 들려온 하? 는 평소보다 톤이 조금 높았다. 너도 이해 안 되지, 나도 안 돼. 빨간 유니폼이 확 뒤 돌아 걸어온다. 멀리 있어 표정이 잘 보이지는 않았으나 왠지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야, 코노하. 손 좀 떼 봐, 조용히 일렀다. 어, 미안. 마치 처음부터 이랬다는 양 얼른 바지 양쪽에 손을 넣는다. 얘기는 잘 됐습니다, 보쿠토 군~ 코노하 안녕? 한쪽 눈을 반쯤 가린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 지나가는 방향 쫓아 흔들렸다. 어, 안녕 쿠로오. 코노하는 쿠로오를 싫어하지 않았다. 보쿠토 네 운명 말인데 은근 좋은 사람 같아, 라 한 적도 있었다. 네코마는 저쪽으로 갔어, 저기. 손가락을 흔들어 방향을 가르쳐준 코노하에게 땡큐, 이따 봐! 보쿠토도 이따 봐! 예의 그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얼른 뛰어가는 그 뒷모습을 물끄럼 응시하다 역시 속 모르겠다 말야, 머리를 쥐었다. 음, 원래 저런 타입이 좀 알기 힘들지. 으쓱, 어깨가 내렸다 올랐다. 좀 수준이 아니야, 좀 수준이. 어깨를 안은 손이 턱턱 움직인다. 짐승 같은 감을 가진 너한테도 그 정도라니 쟤 진짜 엄청 철벽인가보네,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는 애잔함이 가득 깃들었다. 아씨 됐어, 이제 더 이상 동정은 받지 않겠어! 쟁취한다 쿠로오! 낄낄, 바로 옆에서 터진 웃음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사랑 얘기를 하는 애라며? 그럼 좀 힘들지 않을까, 백년지대계를 세워 봐. 이제는 거의 반쯤 헐떡이는 친구를 잠시 째려본 보쿠토는 좀 더 걸음을 빠르게 했다. 잘 모르겠다니까, 사랑이 뭔지 모르겠는데 하라 그러니까. 사랑을 하면 세상이 어떻게 되는 걸까? 막 라임처럼 변하고 그러나? 코노하가 글쎄, 고개를 기울인다. 내 짝 말로는 그냥 가슴이 답답해지고 그렇다던데? 물론 그 소설 주인공들 얘기입니다, 거기 주인공들은 막 답답해하고 그랬다더라. 설레하고? 우리 배구 이겼을 때 감각이랑 비슷하려나... 나도 잘 모르겠네, 난 그런 책들 읽어본 적이 없어서. 막 온몸을 다 내던지고 싶어지고 그 사람이 너무 소중해지고 그렇대, 두루뭉술하지? 그런데 그렇다더라, 되게 추상적인 감정 같아. 엄청 절박하지 않을까? 걔한테서 책이라도 빌려다줘? 누가 읽는다 그럼 좋아할걸, 제법 수긍은 갔다. 제 운명이 아닌 사람을 잊지 못해 죽어가던 사람들은 모두 매우 절박해 보였었다. 사랑해, 그 말이 얼마나 이해가 되지 않았던가. 흙먼지만 날리는 바닥을 바라보다 빨리 오랬지 보쿠토, 코노하! 분노하기 일보직전까지 다다른 목소리를 듣고서야 네, 죄송합니다! 바삐 뛰었다. 절박함이라, 달려가는 도중 이제는 아대를 끼지 않는 제 왼 손목을 바라보았다. 이름이 선명했다.
합숙 첫날은 아주 지옥 같았다. 체력으로는 어디서 밀리지 않는 보쿠토조차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서는 한참 숨을 헐떡여야 했으니 얼마나 빡빡했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저는 좀 더 연습할래요, 한 보쿠토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모두 휴식을 선언했다. 저녁이나 먹어, 인마. 충분한 휴식도 중요해, 너무 무리해서는 안 돼. 보쿠토 너는 우리 미래 전력이기도 하다고, 식당 밤 11시까지 하니까 꼭 밥 먹어라. 머리 슥슥 쓰다듬어주고 걸어가는 선배를 보다 다시 고개를 돌리니 쿠로오가 있었다. 쿠로오! 나른한 얼굴이 씩 웃는다. 송곳니는 여전히 뾰족하다. 이제 보니까 길다기 보다는 뾰족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보쿠토는 활짝 웃었다. 저녁 먹으러 가? 같이 가? 꼬리라도 흔들 마냥 다가온 보쿠토의 어깨를 확 끌어당겨 어깨동무한 쿠로오가 아직 안 먹습니다, 체력이 남아서 말이지~ 조금 더 연습할까 싶은데 같이 연습할래? 웃는 얼굴로 물었다.
“대박, 나 연습하려 했는데. 역시 우리 운명인가 봐, 이렇게 통하고.”
“통했다기보단 내가 네 말을 들었지? 너 더 연습 한다 그랬잖아.”
여기 체육관 다 쩌렁쩌렁 울리게, 양팔을 활짝 펴 보이는 쿠로오에게 시끄러, 시뻘겋게 단 말 하나 던지고는 민망함을 숨기기 위해 얼른 공을 주워들었다. 야, 나 스파이크 잘 치지 않냐. 중학교 시절보다 더 나아졌지? 어떻게 생각하냐? 쿠로오가 하품했다. 음~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 오늘 위력 좋긴 하더라. 아주 쾅쾅 잘 박히던데? 공 올려줄까? 거절할 이유가 없어 그래! 올려 줘! 외쳤다. 읏차, 세터가 아니라 그런지 섬세한 컨트롤은 조금 부족했지만 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쾅, 무지막지한 소리가 울리자 박수가 터졌다. 저기 사람 있었으면 머리 터졌다. 그런 무시무시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갑자기 상상이 돼 구역질이 나 너 그런 말 안 할 수 없냐, 하니 사실이잖아? 또 굴러다니는 공 하나를 주워온다. 그런데 너 가운데는 잘 못 뚫지? 보니까 계속 비스듬히만 치던데 그거 네 약점이라 불리는 거 알아? 저도 모르게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알아, 중학교 때 아카아시가 말해줬어. 나 약점이 스물여덟가지나 된대. 순간 옆에서 난 공 터지는 소리가 사실 사람 웃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스물여덟! 인간이냐! 너 에이스 맞냐! 그걸 말해주는 아카아시 군이라는 사람도 대단하네! 거의 바닥까지 칠 모양새로 허리 굽혀 웃는 쿠로오를 보다 그래도 잘만 이겼다! 나 완전 세거든! 마주 허리를 숙였다. 찰나 시선이 마주쳤다. 그래, 마침내 그가 웃는다. 천천히 휜 눈매가 연갈색 작은 눈동자를 반쯤 가린다.
“넌 강하지.”
체육관 문은 닫혀 있었고 바람은 불지 않았다, 안에는 둘뿐이었다. 보쿠토는 그 젖은 어깨를 잡았다 놓았다. 거둔 손을 공으로 뻗었다간 다시 잡아들였다. 엇부딪히는 시선을 셔터 치듯 잘랐다. 싹둑, 싹둑, 잘려나간 시선이 발밑 그득 고인다. 아, 어릴 적 재미있게 본 영화 속 괴물이 된 것 같았다. 아, 소리를 내며, 여주인공에게 금을 건네줬던 그 괴물. 어쩐지 그 괴물의 심정을 알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검은 티셔츠는 그 어깨에 달라붙어 있다. 공을 주웠다. 떨어뜨렸다. 다시 주웠다. 미끄러졌다. 체육관 문을 봤다. 닫혀있다. 눈을 돌렸다. 매니저들도, 다른 선수들도 없다. 쌓여있는 공 더미를 봤다. 다시 공이나 주웠다. 네트를 봤다. 너머에도 사람이 없다. 귀를 기울였다. 소리가 없었다. 앞을 봤다. 쿠로오가 있다.
순간 보쿠토는 그 몸을 끌어안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견디기가 힘들다, 헐떡헐떡 막혀오는 숨을 간신히 삼켜 내리고는 그냥 그 등을 꽉 끌어안은 채 겨우 호흡했다. 쿠로오와 숨을 맞추려 노력했지만 지금 제 숨이 너무 빨라 잘 되지 않았다. 쿠로오, 그 이름은 끝이 없었다. 걸리는 부분도 없었다. 자꾸 빠져나가는 이름을 잡으려 쿠로오, 쿠로오, 계속해서 되뇌자 응, 짧은 답이 돌아왔다. 여기 있어. 그 글쎄,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쿠로오, 발 밑 그득 고인 시선 새로 이름이 녹아든다. 넓은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쿠로오, 다시 이름을 불렀다. 응, 여전히 그 대답만이 돌아온다. 더듬더듬 손을 뻗어 상대의 손을 잡았다. 막 운동을 해서인지 아직 뜨거운 데다 땀이 배어 축축하기까지 했으나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붙잡기만 했다. 쿠로오, 이름이 모래처럼 흘러나간다. 모래를 안은 기분이었다, 어쩜 공기인지도 몰랐다. 손목 둘러 새겨진 이름과 날개 뼈가 부딪혔다. 식간 온몸이 뜨거워져 급히 숨을 뱉은 보쿠토를 잡히지 않은 쪽 손이 끌어안았다.
응.
보쿠토는 결국 깊은 호흡을 토했다. 네임 세대 전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떤 말을 했을까, 너는 내 운명이야? 결혼해줘? 네가 좋아? 너는 특별해? 너야말로 내 사람이야? 너는 내 거야? 풀 수도 없을 만치 엉망진창 엉킨 머리는 외마디 비명 같은 한 마디 말을 뱉어내고는 숨을 거뒀다.
“사랑해....”
반쯤은 울음이었다. 이 감정이 맞는지조차 알 수 없어 두 번은 말하지 못했다. 좋아한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인지는 모르겠다. 정의조차 모르는 감정을 또 뱉기는 무서워 그저 숨만 더듬었다. 젠장, 젠장... 쿠로오. 저보다 조금 높은 곳을 차지한 어깨가 조금 기울었다.
그래.
젖은 손이 제 이름 새겨진 손목을 쥐었다. 그래, 보쿠토. 보쿠토는 대답 않은 채 그저 그 몸을 껴안고만 있었다. 이제 우리 사귀는 거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 말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온도가 조금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연습은 그만할까, 보쿠토. 쿠로오가 그리 말했다.
씻고 누워서도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 운명을 맞교환한 사람들은 이 중에서는 둘뿐이 없어 그 방은 오롯이 둘 차지가 됐다. 다른 방에서 떠들다 어느 팀 감독에게 좀 잠 좀 자라며 호되게 혼나는 소리가 들렸으나 쿠로오는 물론이고 보쿠토조차도 웃지 않았다. 날이 좀 더워진 것 같지, 그 말에야 겨우 적막이 찢겼다. 응, 더워졌다. 너 웃통 까고 자도 돼, 안 놀릴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불을 더 덮어쓰는 게 느껴졌다. 너한테 무슨 짓 안 하고 나 원래 윗옷 안 벗거든, 투덜거리자 흘긋 시선이 돈다.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분간될 만치 짙었다. 끝이 처진 눈매임에도 이상하게 끝이 날카로워 신경 쓰게 된다. 이불 밖으로 내놓은 팔이 어쩐지 시려 팔짱을 끼니 너 집에서 그러고 자냐, 웃음이 흐른다. 한참 뒤척이기만 하던 쿠로오가 등 돌린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역시 사랑 모르겠지.”
말없이 그 등 쪽으로 몸 돌려 바라보았다. 역시 잘 모르겠지, 너도. 모르지만 분명 뜨거울 테니까 느낄 수 있다 큰소리 떵떵 친 사람은 어디 가고 모든 걸 헷갈려하는 사람만이 남았다. 보쿠토는 벌겋게 부은 제 손을 보다 무책임하네 쿠로오, 했다. 넌 알 수 있다며. 검은 등이 잘게 떨렸다. 웃는지 우는 지 알 수 없었다. 그럴 줄 알았는데, 숨이 길었다.
모르겠네.
숨이 길었다. 숨 사이사이 섞여 들어간 말이 작게 웃는다. 모르겠다. 우리 엄마랑 아빠는 나한테 맨날 사랑한다 했었는데, 그래서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내 쿠로오가 다시 등을 돌려 보쿠토를 바라보았다. 네 감정이 그거보다 더 온도가 높아, 그래서 모르겠어. 그 사랑과 이 사랑은 다른 걸까? 똑바로 누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누운 쿠로오에게 손을 뻗었다. 차가운 바닥이 느껴졌다. 사랑이라는 말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된 세상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제 감정조차도 구분하지 못한다. 저도 마찬가지다, 확답을 줄 수 없어 그저 손 뻗은 채 누웠는 보쿠토의 손 위로 뜨뜻한 느낌이 와 닿았다. 아,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아득하게 먼 검은 시선은 여전히 천장만 보고 있다. 너와 난 운명인 걸까? 참지 못한 말은 경주마처럼 내달린다. 쿠로오가 희미하게 웃는다. 그렇다기에는 나 아직 네 이름도 없고. 너도 봤잖아? 매끈하기만 한 목이 소리 따라 움직이다 웃음을 뱉었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으니까 한 번 해보자.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보자, 손가락이 마디마디 얽힌다. 어디까지든 가보자, 보쿠토. 보쿠토는 응,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왁자지껄한 애들 소리는 사라져 있었다. 다들 잠든 모양이다, 풀벌레 소리만 들렸다.
그 후 둘은 공식 연인이 됐다. 보쿠토가 쿠로오 이름을 가졌다는 게 알려진 순간부터 사실 반쯤은 그런 취급이었지만 이제는 누군가 너희 둘 사귀냐, 운명이냐 물어봐도 쿠로오가 부정하지 않는 그런 사이가 됐다. 활기찬 보쿠토와 적당히 가라앉은 쿠로오는 정말 꽤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다들 정말 운명이 사람을 보면서 짝을 정해주긴 하나봐, 쟤네 둘 진짜 죽 잘 맞잖아. 부러울 정도라니까? 고개 끄덕일 정도였다. 둘은 주말마다 영화를 보거나 놀이공원 같은 데 가서 논 다음 배구를 했다. 가끔은 서로 집에 놀러가기도 했다, 쿠로오 어머니는 과연 좋은 사람이었다. 어서 와, 테츠로 이름을 가진 애라고? 어머, 훤칠하게 잘생겼네. 다만 지나치게 운명을 믿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듣다보니까 왜 쿠로오가 운명이라면 질색을 했는지 알 듯도 한 기분이 들었다. 말끝마다 너는 테츠로 운명이니까, 나도 진짜 운명을 알고 싶었는데, 같은 말을 덧붙이니 어떻게 노이로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쿠로오는 반쯤 해탈한 표정이었다. 어머니가 늘어놓는 운명론을 적당히 들어주는 척하며 바로 다른 쪽 귀 열어 흘려보내는 게 보여 진짜 쿠로오 테츠로 대단하다, 저도 몰래 조용히 혀를 내둘렀다. 게다가 듣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거슬리지 않을 만치 반주를 넣어주기까지 했다. 와, 진짜 정말 대단하다. 난 우리 엄마한테도 저렇게 못해주는데, 왜 쿠로오가 네코마의 상담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는지 몸소 느꼈다. 저런 어머니를 둔 이상 인내심이 늘 뿐이 없잖아...! 여느 네임 2세대들이 그렇듯이 운명론자기는 해도 신봉하지는 않는 보쿠토로서는 쿠로오 어머니가 잘 이해가지 않았다. 사랑은 다 부질없어, 쿠로오 어머니는 그리 말했다. 다 부질없어, 그냥 운명을 만나 사는 쪽이 좋단다 테츠로야. 넌 다행히 운명을 만났으니까, 게다가 이렇게 잘생긴 청년이고. 마침내 쿠로오가 웃는 얼굴로 자리를 털었다.
“엄마, 나 이제 내 방 갈게.”
그래라, 엄마가 너무 오래 잡았지? 간식 갖다 줄게, 같이 일어선 어머니를 아니야, 괜찮아. 내가 적당히 주스 가져갈게~ 앉힌 쿠로오는 여느 때와 같이 웃는 낯이었으나 어쩐지 보쿠토는 그 표정이 제일 무서웠다. 벽 같았다, 아무도 저 웃는 낯을 망가뜨리지는 못했다. 뒤돌아서 냉장고로 향한 쿠로오를 보다 고개 돌린 어머니가 우리 테츠로 잘 부탁해요, 인사했다. 아, 아니요. 저야말로, 절하듯 허리 숙여 답하고는 그를 따라 일어났다. 쿠로오, 내가 들까? 무거워 보이는데? 쿠로오가 웃었다. 방금 전보단 조금 허물어진 웃음이다. 송곳니가 완전히 드러났다. 됐습니다, 저도 배구부거든요. 이 정도는 들 줄 알거든요, 어디서 까부냐는 양 턱 한 번 들어 위협하듯 웃고 어느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아마 저 방인가보지, 얼른 따라 들어가 문을 닫았다. 책상을 마주한 채 서있던 등이 아, 미안. 우리 엄마가 좀 운명을 많이 믿으셔, 언젠가 말했었지? 우리 아빠는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닌데 아무래도 엄마는 거의 늘 집에만 있으시다 보니까... 부드러이 돌았다. 여유 하나 없이 애매하게 웃는 얼굴이 안쓰러워 괜찮아, 주스 좀 마실래? 마치 제가 방주인인 양 주스를 따라 내미니 또 송곳니를 드러낸다. 자식, 이제 눈치가 좀 늘었어. 냉큼 받아 마시고는 주저앉듯 앉는다. 사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게 알고 싶었어, 우리 엄마는 원래 운명론자가 아니셨댔거든. 인간 삶은 스스로 개척하는 거라 생각하셨대, 그런데 사랑이 저렇게 사람을 바꿔놓은 거지. 그 극단적인 감정을 느껴보길 원했어, 쿠로오는 딱 거기까지만 얘기했다. 뭐든 끝을 얘기하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얘기한 끝은 단 하나였다. 네가 내게 사랑을 주지 못한다면 나는 너를 떠나 운명이 아닌 사람과 사귈 거야, 그럼 불을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차라리 노네임인 편도 좋겠군, 보쿠토는 그와 사귀고서도 그 말을 잊지 못했다. 내 감정이 사랑이 맞긴 한 걸까 계속 고민했다. 사과주스 담긴 컵을 만지작거리는 긴 손가락을 보다 그렇구나, 고개를 숙였다. 그렇구나, 그래서... 영혼 없는 말을 금방 눈치 채는 쿠로오는 이번에도 웃었다. 공감 안 되는 건 그냥 잘 모르겠다고 해, 보쿠토. 절대 화 안 내. 너희 부모님은 이런 결혼 안 하셨댔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모르지, 모든 일에 다 공감할 수는 없어. 그리고 너 진짜 거짓말 못한다니까? 사과주스 뚜껑을 잡은 채 애매하게 웃었다. 하지만 쿠로오, 너는 사랑을 못 받으면 떠난댔잖아. 사랑은 공감하는 거랬는데, 그 말은 억지로 삼켜 내렸다. 알았어, 그 말만 했다.
처음 쿠로오를 제 집에 데려간 날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보쿠토 부모님은 처음에는 쿠로오를 조금 어색해했지만 곧 그 싹싹함과 다정함에 감화돼 코타로가 운명 한 번 잘 만났다는 말까지 해줬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원래가 연장자에게 대거리하는 성격이 못 되는 쿠로오는 그런 칭찬을 들을 적마다 고맙다는 말만 했다. 그를 알아 기쁘지 않았다, 입 내민 채 앉아있는 보쿠토의 어깨를 감싸 안은 쿠로오가 왜 그러냐, 조용히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쿠로오는 되묻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도 둘은 꼬박 3학년이 될 때까지 제법 즐겁게 연애했다.
문제는 최근이다. 보쿠토는 막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을 바라보다 입술을 씹었다. 도통 그 빌어먹을 이름이 나타나질 않았다, 목덜미에도 손목에도 발목에도 새겨지지 않았다. 여전히 티 하나 없이 깨끗하기만 했다. 쿠로오는 노네임일지도? 그래도 너한테는 내 이름 있으니까, 참 태평하게 말했으나 보쿠토는 그저 초조했다. 노네임이라니?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만약 저만 이름을 가졌을 경우 분명 쿠로오는 그 이름 좋은 사랑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버릴 텐데 그 꼴을 볼 수는 없었다. 미안, 보쿠토. 역시 너만 내가 운명인가봐, 나는 운명이 없나보네. 잘 있어, 떠나가는 쿠로오를 상상하는 순간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벌써 3년이다, 제 손목을 두른 이름은 사라지기는커녕 더 짙어지기만 했다. 그런데 쿠로오는 아니라는 거야, 며칠 전 잡은 그 손목이 생각났다. 강단 있지만 말라 꽉 잡으면 마디가 조금 남던 그 손목을 떠올리자 다시 가슴이 답답해졌다. 선생 목소리 따위는 조금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꼭 한 달이 남았다, 만약 그 사이에도 이름이 들지 않는다면... 가슴이 아주 턱턱 막혀 샤프를 부러져라 쥐었다. 불안한지 흘끔거리는 짝이 느껴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제발, 진짜 쿠로오. 제발 좀... 아카아시나 코노하, 와시오는 다 괜찮을 테니 걱정 말라 했지만 걱정이 되지 않을 리가 없다. 이번 10만 명 째는 쿠로오 테츠로일 수도 있다, 그 날것을 운명이 정말 들 고양이 그 자체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속이 들들 끓어 그냥 샤프를 내려놓은 채 선생님을 불렀다. 왜 그러나, 보쿠토 코타로 학생? 보쿠토는 다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양호실 가고 싶어요, 속이 좋지 않습니다. 워낙 활발한 데다 농땡이 피우는 법이 없는 보쿠토인지라 선생도 그 말이 거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많이 아픈가보군, 다녀오게. 보쿠토는 허리 숙여 꾸벅 인사하고는 문 열어 나가 양호실까지 갔다. 걸음마다 막 새어나오는 욕을 꾹 참았다. 씨발, 쿠로오. 어떻게 이름이 계속 안 뜰 수가 있어? 요즘 따라 더 뜨끈뜨끈해진 손목에는 거의 늘 쿨팩이 붙어 있다. 코노하는 와, 보쿠토 너 손목 엄청 건강해지겠는데! 앞으로 천 년 간 관절염 안 걸리겠다, 농담했으나 그를 받아쳐줄 여유조차 없었다. 문을 열자 양호선생이 보였다. 어라, 보쿠토 군 아니야? 무슨 일이니? 최대한 힘없이 말했다.
“속이 좀 아파요. 약은 괜찮고 조금 누워있기만 하다 갈게요...”
그 보쿠토 코타로가 아프다는 말을 들은 양호선생은 제법 놀란 표정으로 휴식실 커튼을 걷어주었다. 어서 누우렴, 보쿠토 군. 많이 아파? 어디가 아픈데? 보쿠토는 온힘을 다해 아픈 척하며 그냥 속이요, 체했나 봐요. 가끔 있는 일이니까 좀 누워 있을게요, 눈을 감았다. 더 할 말이 없는지 그냥 커튼 쳐주고 가는 양호 선생을 실눈 떠 바라보다 다시 완전히 눈을 감았다. 아, 젠장 쿠로오. 바지 주머니 속 핸드폰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문자라도 해볼까, 핸드폰을 몰래 꺼내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봄고가 끝나고 보쿠토와 쿠로오는 자주 만나 밥을 먹었다. 너 졸업하고서 뭐할 거야? 물은 쿠로오에게 글쎄, 아버지 회사 물려받을 지도. 나 적당히 성적 괜찮으니까 그냥 다른 회사 갈 지도 모르고. 너는? 되물었었다. 문 포크를 뺄 생각도 않은 채 쿠로오는 무심히 대답했다.
역시 여행이려나.
그냥 아무데나 가보고 싶은데. 뭐 브라질이라거나, 가서 축제 같은 거 좀 보고. 스페인도 좋지, 거기 건축물이 예쁘대. 아, 가까운 중국도 좋겠다. 만리장성이 그렇게 멋있다며? 보쿠토는 저도 모르게 식탁을 꽉 잡았다. 나도 같이 가? 청량한 웃음이 터지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네가 왜 가?
그 날 보쿠토는 완전히 기분이 상해 돌아왔다. 초조해서 죽을 것 같았다, 졸업하자마자 저 없이 여행 갈 생각이나 하는 쿠로오가 싫은데 밉지 않아 밤새 울었다. 그 손목과 목이 티 없이 말끔했기에 더 그랬다. 진짜 나쁜 놈이야, 나쁜 놈. 진짜 너무 나빠, 그렇게 울다 등교해도 재밌는 일은 없었다. 주장이 된 아카아시는 배구부 은퇴식을 하고서도 뺀질나게 체육관 출입을 하는 전 주장를 매정하게 쫓아냈다. 이제 선배 없이 해봐야죠, 하려면 저희 연습 시합 상대나 해주세요. 물론 세터는 저 아닙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코트 들어가세요, 보쿠토 씨. 담담히 얘기하는 아카아시를 이길 방도가 없어 그냥 터덜터덜 집에나 가고는 했다.
진짜 다 너무하지 않나, 보쿠토는 파스로 가려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쿠로오 테츠로라는 이름 자가 선할 제 손목을 바라보았다. 저 복잡한 데다 굵기까지 한 획은 도통 묽어질 생각을 않았다. 너무 뜨거워 아팠다. 한동안 안 그러더니 최근에는 꼭 이 이름이 처음 나타났을 적 마냥 아팠다. 쿠로오가 아파야지 왜 내가 아프냐? 보쿠토는 인상을 쓴 그대로 다시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 깨끗했던 목, 손목, 발목, 그리고 허리...
거기에 내 이름이 새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갑자기 덜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대로 성인이 돼버린다면? 노네임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 영원히 떠돌이가 돼버릴지도 모른다. 역시 나 노네임이었네, 여행이나 가야겠다. 잘 있어, 보쿠토! 손 흔드는 쿠로오를 생각하자 머리가 손목만큼이나 뜨거워졌다. 그냥 보내야할까? 그럴 수는 없다, 입술을 꽉 깨물고 억지로 눈을 감았으나 곧 다시 번쩍 뜨였다. 납치라도 해놓을까, 억지로 내 이름을 새겨줄까, 날 잊지 못하게 손목이라도 묶어놓을까, 사람이라도 붙여둘까. 평생 해본 적 없는 나쁜 상상이 머릿속을 뒤덮는다, 뒤엎는다. 사람을 붙여뒀다 도망갈 기미가 보일 경우 끌어 온다거나, 악은 악을 불러온다. 저도 모르게 이불을 꽉 쥐었다. 이름이 없어? 그럼 새겨버리지, 운명으로 만들지. 그럼 도망 못 가겠지? 내 거 해주겠지? 콱콱 몸 불려나가던 위험한 상상은 보쿠토 군, 역시 약이라도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그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깨졌다. 쨍그랑, 유리 파편처럼 떨어진 상상이 정신을 찔러 피를 냈다.
“안색이 엄청 안 좋아서. 이거 약한 약이거든, 이거라도 먹어.”
아, 감사합니다... 거절할 기력도 없어 그냥 봉지를 뜯었다. 쿠로오, 나는 너를 어째야 할까. 다시 눕고서도 그 위험한 상상은 날아가지 않았다. 어쩔래, 보쿠토 코타로. 네가 날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외려 송곳니 드러낸 채 웃는다. 네가 날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어느새 그 검은 덩어리는 쿠로오로 화해있었다. 어쩔래, 보쿠토. 나른한 눈매가 히죽 웃는다.
네가 날 버릴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보쿠토는 화장실로 가 토해야만 했다. 모든 게 최악이었다.
만나자, 결국 그 한 마디를 보냈다. 오, 어디서? 쿠로오는 더 이상 사족을 붙이지 않는다. 3년 동안 사귀기도 했거니와 이젠 보쿠토도 쿠로오 속만큼은 다 꿰뚫어서다. 쿠로오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게 참인지 거짓인지 잘 분간해내고는 했다. 너도 거짓말하지 마, 그리 말한 보쿠토에게 진짜 날카롭다니까, 쿠로오는 고개 살짝 저어보였었다. 보통 아니야, 보쿠토 코타로 군. 잘 컸습니다~? 그 말 한 입술은 무척 예뻤었다.
객관적으로 예쁘지 않은 사람이 예쁘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역시 사랑일까? 어떻게 봐도 쿠로오 테츠로는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었다. 멀대 같이 큰 키와 정리하지 않아 늘 삐쳐 있는 머리카락, 희지도 까맣지도 않은 피부, 털털함을 넘어 가벼운 말투에다 사나운 눈매까지 어디 하나 이상형과 부합하는 데가 없었다. 굳이 매치시키자면 긴 목과 긴 손가락, 상냥함 정도인데 그 상냥함조차도 상대한테 맞춰주는 쪽에 가까워서 조금 애매했다. 누군가는 아예 양아치 워너비라 한 쿠로오 테츠로를 대관절 왜 예쁘다 생각한단 말인가, 문자를 내려다보다 어디가 좋아? 짧게 답했다. 사실 만나는 곳은 늘 체육관 아님 쿠로오 집 주변 공원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 뭐, 그리고 답은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우리 집 주변 공원? 이번엔 내가 너희 집 갈까? 상관없어.
상관없다는 말보다는 좋다는 말 쪽이 더 좋은데, 생각하다간 그냥 아니야 됐어, 내가 갈게. 몇 시가 좋아? 답했다. 조금 생각했는지 답장은 조금 늦었다. 아무 때나 괜찮아, 너 편한 시간대로 하자. 이번에는 보쿠토 쪽이 생각했다. 언제가 좋나, 생각 끝 문자를 달았다. 5시? 어때? 너무 이른가? 그럼 말해줘! 쿠로오는 그래, 흔쾌히도 수락했다. 그럼 그때 봐, 보쿠토. 수업 열심히 들어라. 그 나른한 웃음소리가 들린 것만 같았다. 젠장, 어쩌냐 이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모든 게 대단히 엉망이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버스를 탔다. 배구부를 안 하니 시간이 너무 넘쳤다. 이제는 합숙도 없고 공치는 시간도 없고 땀 냄새도 안 맡아도 되고... 이 모든 게 싫다 할 사람들도 많았으나 보쿠토에게는 다 추억이었다. 좋았는데, 여전히 땀 흘리고 있을 아카아시가 부러웠으나 딱히 내색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다 거칠 일이다, 지금 주장인 아카아시 케이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졸업해 대학생이 될 터였다. 대학 가서는 배구할지 모르겠어요, 보쿠토 씨는 하실 겁니까? 그리 물은 아카아시는 담담한 낯이었다.
글쎄, 안 할지도 모르겠어.
선배한테 좋은 오더 꽤 많이 들어왔다 들었는데요, 정보통인 아카아시는 이런 때에도 확실했다. 그렇긴 한데 대학 때는 공부해야하지 않을까? 더 운동할 시간이 있을지. 게다가 난 프로 지망도 아니고 말야, 나 들어가면 결국 한 사람은 자리를 뺏긴단 거잖아. 그러기는 싫어, 어느 누구한테는 재미가 아니라 정말 목숨 달린 자리일 텐데. 고등학교 적에야 다들 재미가 더 크지만 대학은 실업리그와 곧장 연결된 곳이잖아, 하니 잘 모르겠습니다만, 냉정한 답이 돌아왔다. 다 실력이지요, 대학 리그 주전이 못 된 사람은 실업팀도 당연히 못 갑니다. 간다 하더라도 벤치나 지키다 은퇴하겠죠, 재미로 해도 상관없다 생각합니다. 다 자기 능력인 걸요, 아카아시는 그리 말하며 제 손가락 하나마다 테이핑을 정성껏 했다. 그 모습이 꼭 고요한 밤 같아 아카아시도 정말 대단한 애지, 생각했었다. 날카롭고 여리게 생겼어도 묵직해 코트 한 켠을 확실히 책임져주는 애였다. 그러니까 주장을 맡긴 거고, 보쿠토는 옆을 바라보았다. 네코마 차기 주장은 코즈메 켄마가 됐댔다. 쿠로오는 그 소식을 전하면서 차기 에이스인 하이바 리에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켄마 뿐인데다 생각보다 책임감도 꽤 있어서 시켰다 그랬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달랐다. 분명 켄마가 계속 배구를 하길 바라서 그랬을 것이다, 보쿠토는 잠시 주먹을 쥐었다. 코즈메를 생각하는 만큼만 날 생각해주지, 문득 든 생각을 겨우 고개 흔들어 털어내고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제 역할을 못하게 된 파스를 떼어 가방 깊숙이 쑤셔 넣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검은 이름이 보인다, 보쿠토는 그 손목을 끌어안듯 당겨 안은 채 고개를 숙였다.
네 이름은 언제에나 나타날까.
열심히 공원까지 걸어가니 쿠로오가 있었다. 이쪽도 학교가 끝나자마자 왔는지 단정한 교복 차림이다.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넥타이며 조끼를 보다 쿠로오! 손 흔들어 크게 부르자 금세 웃는 얼굴로 돌아본다. 많이 기다렸어? 달려온 보쿠토의 머리를 쓰다듬은 쿠로오가 그다지요~? 씩 웃었다. 송곳니는 3년이 지나도 여전히 날카롭다, 별 일 없었으니만큼 무뎌지는 쪽이 더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아직 날 어두워지는 속도가 빨라서인지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회사원들이나 양아치들이 오기에는 일러 지금 공원에는 둘과 비둘기들뿐이 없었다. 오느라 힘들었지? 뭐 사줄까? 목마르지 않아? 나 알바 비 탔는데, 보쿠토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됐어, 너 마르면 마시고. 쿠로오가 웃는다. 나도 지금은 딱히. 곧이어 정적이었다. 졸업 얘기가 나오고서는 줄곧 이런 상태다. 말이 도통 이어지질 않는다, 다리를 꼰 보쿠토를 보던 입술 사이서 너는 대학 어디 갈 거야? 상냥함이 흘렀다. 글쎄, 눈을 껌벅여 티끌을 흘려냈다.
“역시 고등학교랑 이어진 데 가려나... 절차도 다 밟았고.”
하긴 너희 학교 명문이지, 별 의미 없이 말하고는 또 턱을 괸다. 턱 괴지 마, 자세 나빠져. 그런 건 싫잖아? 만류하자 또 킥킥 웃는다. 진짜 묘하게 올곧아, 너는. 졸업이 한 달이나 남았건만 쿠로오에게서는 벌써부터 어른 냄새가 난다. 급작스레 불안해져 너는 어느 학교 갈 건데, 쿠로오? 그 팔을 붙잡았다. 글쎄, 또 그 대답이다. 한동안 없었던 글쎄, 가 최근 들어 또 생겼다. 잘 모르겠어, 가기는 가야할 텐데. 집에서도 원하고, 긴 손가락이 벤치를 툭툭 친다. 와이셔츠 아래로 드러난 단단한 손목은 한 치 티 없이 매끈하기만 하다. 그래도 나 아주 공부 못하지는 않았으니까 가긴 하겠지, 웃는 목소리가 나른하다. 반쯤 감겨 앞을 응시하는 눈동자를 보다 나랑은 계속 있을 거지, 쿠로오? 불안하게 물었다.
“나 이름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
그래서, 짧게 따졌다. 나한테 네 이름 있잖아, 네 운명은 아니어도 적어도 내 운명이긴 하다는 거잖아. 있어줄 수 없어? 아니지, 오히려 내가 네 운명 아냐? 너만 나한테 이름 줬잖아, 그럼 내가 네 운명인 거지! 나한테 멋대로 네 운명을 맡겨놓고 혼자 가버리려는 거야? 쿠로오는 제 왼 손목을 만질 뿐 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손등 위로 도드라졌다 사라졌다 하는 손등 뼈를 따라 눈길을 옮기다간 결국 그 얼굴을 다시 바라본 보쿠토가 역시 이걸로는 부족해? 입술을 깨물었다. 사랑을 못 느꼈어? 더 뜨거워지지가 않아? 더 어떻게 해야 하는데, 나 계속 표현했잖아. 네가 있어줬음 좋겠다고, 뭐가 문제인 거야. 내가 사랑을 몰라서 그래? 맞아, 나 몰라. 그 세대가 아니니까! 우리 부모님도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라고, 사랑으로 생긴 자식인 너조차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지만 나 진짜 너를 좋아한다고, 네가 없는 거 싫어! 그냥, 그냥 네가 없는 건 싫고, 너 없는 거 생각하니까 가슴이 아프고 그래! 이게 사랑일까? 잘 모르겠어, 너 혼자 여행간다 그랬을 때 내가 얼마나 화났는지 알아? 대답해 봐, 쿠로오! 쿠로오는 고개를 들지 않는다. 하지만 나 지금까지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 거 보면 노네임일 수도 있어. 노네임과 결혼해봐야 특혜가 생기진 않아, 보쿠토. 보쿠토가 쾅, 벤치를 내리쳤다.
“아니, 상관없다니까! 특혜가 생기든 말든 알 바가 아니라고, 나는 그냥 너랑 있고 싶어! 네가 없는 건 싫어, 그게 다야. 네가 없는 게 싫고 그냥 나랑 있어줬으면 좋겠어...! 왜 여행은 혼자 가려 그래? 나랑 같이 가! 내가, 내가 그 이상 뭐 바란 적 있었어? 아니지, 바란 적은 있었어. 너한테도 내 이름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 정도는 엄청 바랐지! 그럼 네가 켄마보다 내 생각을 더 해줬을까? 네코마보다 나를 더 챙겼을까? 그런 생각 엄청 많이 했어! 다른 생각도 했지, 네가 알면 기겁할 생각들도 엄청 많이 했어! 그런데 나 참았다고, 나 진짜 열심히 참았어. 사랑이 뭘까? 배려하는 거? 찾아보니까 다들 배려하고 공감해주는 거라대, 그래서 그렇게 했어. 그런데 넌 자꾸 나 떠나겠다고만 하고, 노네임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이건 사랑이 아니야? 사랑을 주면 뭐든 해준댔지. 그럼 이건 사랑이 아닌 거야? 난 몰라, 잘 몰라. 그런데 네가 나랑 있어줬음 좋겠어, 억지로라도 붙잡아두고 싶은데 그건 사랑이 아니라잖아, 그렇다잖아.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 난 특혜 따위 상관없어, 어차피 너 아닌 다른 사람과 살아도 불행이고 혼자 살아도 네가 없어서 불행할 거야, 그냥 너랑 살고 싶다고! 왜 몰라줘? 이게 사랑이 아니라서? 하지만 나 늘 너만 생각하는데, 너는 모르겠어? 그럼 난 더 모르지, 어떻게 해야 해? 사랑이 뭔데, 좀 알려주라 쿠로오. 좀 알려줘, 나 3년 동안 계속 방황했잖아, 그런데 넌 다 아니라잖아. 이제 사랑 알려줄 때도 되지 않았어? 배려하고 공감하고 위하는데 넌 아니라잖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이것마저도 사랑이 아니야? 나는, 나는. 나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쿠로오.”
갑자기 울음이 터졌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말 좀 해봐. 차마 상대를 끌어안지는 못해 제 몸만 끌어안은 채 엉엉 우는 보쿠토 위로 보쿠토, 짤막한 말이 쏟아져 내렸다. 보쿠토, 보쿠토. 잠시만. 나 봐봐. 그 목소리는 미지근하나 강하다. 평소 같은 대거리조차 못하고 겨우 고개만 든 보쿠토의 얼굴을 감싸고 시선을 맞춘 쿠로오가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키스해줄래.”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저 그 얼굴만 바라보다 눈물도 닦지 못한 손을 뻗어 그 몸을 끌어안고는 겨우 입을 맞췄다. 부드러웠다, 약간 커피우유 맛이 나는 것도 같았다. 울음 때문인지 자꾸 숨이 막혀 몇 번이나 입술을 뗐다 붙였다 하니 푸스스, 웃음이 흘렀다. 너 정말 키스 못하는 구나, 저도 해본 적 없을 터면서 그리 말한다. 키스라기보다는 입맞춤과 가까운 일이었다. 그 어깨에 잔뜩 눈물 젖은 얼굴을 묻었다. 안은 팔 가득 힘을 주자 좀 아픈데, 하면서도 밀어내지는 않는다. 마른 허리가 바듯했다. 있잖아 쿠로오, 목이 메어 자꾸 말이 뚝뚝 끊겼다. 응, 쿠로오가 하는 대답은 늘 끝 없이 참 가볍게도 끝난다. 안 가면 안 돼? 가지 말고, 나랑 있어줄 수는 없어? 여행도 같이 가고, 그럴 수는 없는 거야? 내가 하는 건 정말 사랑이 아니야? 쿠로오 너희 부모님은 이렇지 않았어? 미동도 보이지 않는 몸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심장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한테는 이게 최선이야, 나는 네가 너무 좋아. 좋다 못해 죽을 것 같아, 그런데, 그런데 네게는 이게 사랑이 아니야? 하지만 쿠로오, 지금 나는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고장 난 가로등마냥 소리가 끊겨 더듬했다.
“사랑이라고 밖에는 부를 수 없어.”
좋아한다는 말로는 부를 수 없어, 그러기엔 너무 커. 죽을 것 같아, 네가 없어서는 안 돼. 운명이라서가 아니야, 그냥 네가 좋아. 문득 과거 아버지와 함께 봤던 영화가 떠올랐다. 도망쳐 숨어버린 여주인공과 그를 미친 듯이 찾던 남주인공, 사랑한다는 그 절절한 외침. 그 당시 저는 사랑이 뭐냐 물었었다, 어떻게 운명 아닌 사람을 사랑하느냐 했었다.
이제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랑이다, 이야말로 사랑이다. 보쿠토 코타로는 쿠로오 테츠로를 끌어안은 채 한참을 울었다.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해 쿠로오. 정말이야, 정말 사랑해. 쿠로오는 그저 한참 그 등을 쓸어주었을 뿐이다. 밤이 깊어 사람이 없었다, 가로등이 미약하게 떨었다. 벚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쿠로오, 나 내일 졸업식이야. 겨우 그 말 한 마디 쓰고 엎드렸다. 그 날 이후 쿠로오와는 만나지 못했다, 정확히는 않았다. 온갖 추태란 추태는 다 부려버렸는데 어떻게 만난단 말인가? 쿠로오가 만나자해도 오늘은 진학 상담이 있다며 애써 무시하기를 꼭 3주, 오늘에서야 용기를 내 문자를 보냈다. 네코마는 졸업식이 언제지, 이미 했나. 네코마에서는 쿠로오하고만 친해 딱히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아카아시한테 물어볼까, 알려나? 그래도 새 주장인 코즈메하고는 연락한다 들었는데, 베개 껴안은 채 뒹굴거리는데 액정이 환해졌다. 헉, 메일. 얼른 몸 돌려 확인했다.
-이제 와 만나자는 건가~? 언제 가야하는데?
그래도 거절은 아니다, 솔직히 거절까지도 각오했었다. 만약 거절당하면 집까지 찾아가려 했다. 음, 12시 반 쯤! 우리 식이 그때 끝나! 두 번째 단추는 너 줄게. 그나저나 네코마는 졸업식 했어? 답장은 금방 왔다. 아직 안 했어. 우리는 다음 주 월요일이야. 도쿄 학교들 중에서도 제일 늦은 편. 그런데 단추는 왜 나 준대? 그 전통 아직도 있었어? 적당히 사람 잘 놀리는 그 말투를 보자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아직 완전히 거부당하지는 않았구나 싶어져 가슴이 들떴다. 그런데, 보쿠토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아직 이름은 안 나타난 걸까. 졸업식이 있는 다음 주 월요일이 기한인 걸까? 노네임이어도 상관은 없지만 역시 불안하다, 이름이 뜨는 쪽이 좋은데. 운명이야말로 결혼보다 더 확실한 족쇄가 되는 세상에 사는 보쿠토로서는 쿠로오가 제 이름을 가져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 없었다. 으으, 몸을 굴리다 겨우 다시 핸드폰을 잡아 아예 전화를 걸었다. 어제부턴가 왼 손목이 너무도 뜨거운 데다 아프기까지 해 움직이기가 힘들어 오른손만 움직였다. 몇 번 통화음이 가지 않았는데 연결음이 끊겼다. 여보세요, 보쿠토? 그 목소리는 여전히 나른하다. 쿠로오! 받아줬구나! 아예 벽을 등지고 앉아 입술을 핥았다. 그럼 받지, 누구 전화인데. 평소 하지 않던 말까지 턱턱 해주는 게 오히려 불안해 뭐 잘못 먹었어? 입술을 씹었다. 혹사당한 입술이 피를 낸다. 아닌데? 잘해줘도 난리네. 너희 학교 어디 서있을까? 너희 학교 진짜 넓잖아, 못 만날지도 모른다고? 웃음 섞인 목소리를 듣다 벚꽃나무 엄청 많은 데 있거든? 교문 근처인데 하여튼 보면 알 거야! 거기 연못하고 벚꽃나무가 같이 있어, 거기가 제일 찾기 쉽거든! 그런데 너 우리 학교 몇 번 와봤잖아? 거기로 와. 알았지? 활기차게 말했다. 쿠로오는 또 피식 웃는다. 그래, 알았어. 그리로 갈게. 더 할 말 있어? 남은 말을 머뭇머뭇 꺼냈다.
“네 졸업식 가도 돼?”
유예기간이라도 받고 싶었다, 조금 생각해볼 줄 알았건만 의외로 쿠로오는 쉽게 승낙했다. 그래, 와. 졸업식 와. 우리 학교는 크지 않으니까 나 바로 찾을 수 있을 거야. 만나서 얘기해도 되고, 보쿠토는 주먹을 꽉 쥐었다. 더 할 말 없지? 그럼 끊는다! 말릴 새도 없이 끊긴 전화를 보다 다시 베개를 끌어안고 누웠다. 쿠로오랑 내일 만난다, 최고 멋있게 하고 가야지. 기분이 좋아져 뒹굴거리다간 핸드폰 카메라를 셀카 모드로 돌려 얼굴을 확인했다. 좋아, 좋아! 다 좋아! 안색 좋아지게 일찍 자야지! 쿠로오한테 멋진 모습! 얼른 일어나 씻고 와서는 불을 끄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말이 무색하게도 그 날 보쿠토는 밤을 꼬박 샜다. 중학교 시절부터 같이 배구를 한 친구들이 만나자마자 너 오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냐? 물어볼 정도였다. 아씨, 몰라! 모른다고! 이상하게 오늘따라 왁스 세팅도 잘 안 됐다. 젠장이다, 젠장. 입술을 삐죽 내민 채 교장이 하는 훈화를 듣고 선생님들과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연락해라, 어차피 집안끼리도 아는 사이라 그런 말 할 것도 없건만 배구부 애들은 오래 헤어지는 기분이라도 내보자며 그리 장난스럽게 말했다. 보쿠토 씨, 졸업 축하드립니다. 아카아시도 꽃다발 하나 안겨주었다. 쿠로오 씨는요? 슬쩍 목을 빼 뒤를 둘러보는 아카아시에게 아, 지금 만나러 가기로 했어. 기다리는 중일 거야, 하니 그럼 당장 가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고개를 기울인다. 엉, 가야지. 여태까지 고마웠다, 아카아시!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하얀 얼굴이 작게 웃었다. 저도요, 잘 부탁드립니다 보쿠토 씨. 얼른 쿠로오 씨 만나러 가보세요, 기다리시게 해서는 안 되잖습니까. 손 한 번 흔들고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내려갔다. 차 진짜 많네 오늘, 운동장 꽉 차게 세워진 차들을 세다 포기했다. 저 멀리 제법 많이 핀 벚꽃들이 보였다. 쿠로오는 저기 있을까, 사진 찍는 졸업생들과 그 가족을 피해 열심히 다리 옮기는데 머리 하나는 큰 사람이 보였다. 쿠로오! 나 여기! 쿠로오가 씩 웃었다. 보쿠토 군 오늘 멋있는데~? 안색 안 좋고 머리 세팅 잘 안 됐어? 뭐 맞았냐? 다가오는 몸은 언제나처럼 낭창하다. 그 말 하지 마, 나 진짜 엄청 신경 쓰인단 말야. 괜히 머리를 쓸어 올리니 또 웃는다. 나름 꾸미고 왔는지 셔츠며 수트가 단정했다. 너 그 수트는 뭐냐, 한 보쿠토를 향해 씩 웃어 보인 쿠로오가 이거? 엄마가 나중에 면접 보러 갈 때 입으라고 미리 맞춰주신 거, 손을 내저었다. 아 그렇구나, 4년 후 일 아냐? 나른한 얼굴이 또 웃는다. 뭐 그렇지? 4년 후까지 생각하시는 분이야, 우리 엄마가. 둘은 인적 없는 곳까지 무작정 걸었다. 마침내 가장 구석까지 와서야 사람들을 피할 수 있었다. 진짜 사람 많아. 그치? 보쿠토는 흐드러진 벚꽃을 보며 웃었다. 잠시 말이 멎었다.
“잘 지냈어?”
응, 너는?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다. 검은 이름 새겨진 제 손목만 만지던 보쿠토가 그렇구나, 나도... 주머니 깊이 손을 쑤셔 넣었다. 어쩐지 슬펐다, 시선 둘 곳이 없어 그냥 신발코만 바라보았다. 생각해봤는데. 고개가 더 떨어졌다. 이제는 들 방도조차 없게 수그려진 고개를 나 봐, 한 마디로 들어 올린 쿠로오는 평소와 조금 다른 낯이었다. 긴 손가락이 넥타이를 풀고 천천히 셔츠 목깃서부터 단추를 열어 내린다. 반쯤 감긴 눈동자는 풀어진 단추 안쪽을 본다. 그 안에는 난생 처음 보는 검은 초커가 있었다. 목을 둘러 멘 벨벳 천을 천천히 벗겨낸 쿠로오가 역시 나는 사랑을 모르는 것 같아, 씩 웃어보였다. 아, 보쿠토는 주저앉아버렸다.
“그러니까 가르쳐줄래?”
울음이 쏟아져 견딜 수가 없었다. 엉엉 결국 울음 터뜨려버린 보쿠토를 끌어안은 목소리는 나직하다. 그제 생겼어. 그래서 보쿠토 너한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었어, 따스한 손이 등을 쓸어내린다. 너는 나를 사랑하니까. 그 등을 마주 끌어안아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쿠로오, 쿠로오. 하염없이 이름만 부르던 보쿠토가 그럼, 입을 열었다. 쿠로오가 웃었다.
“나는 네 거야.”
나는 네 거야, 보쿠토. 네 거야, 약속한 대로. 벚꽃이 흐드러진다, 마침내 보쿠토가 활짝 웃었다.
[들어줬으면] 내 친구가 짝사랑 중이야 [좋겠다] 8
801
그냥 적당합니다. 20분 내외?
라고 말하는 A의 집안환경 궁금하다
802
>>801
회장님 아들에 한표
803
>>802
회장님 아들 자꾸 디폴트로 들어가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04
그나저나 K도 K다 존나 빠르게 납득하고 혼자 가버리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05
>>804
K도 A도 존나 신속맨들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스레주 얼굴이 존나 설득력 넘치든가
806
>>805
이쪽 아닐까ㅇㅅㅇ;
존나 설득 안 당하면 팍씨 가만 안 둔다 이런 기운 풍긴다거나
807
>>806
안 그러거든. 폭력은 전혀 안 써.
808
>>807
때리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지...?
809
그런데 그 와중에 A 또 녹취록을 뗐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개쩐다 A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10
>>809
난 A 같은 후배 있으면 못 살 것 같아 무서워서...
811
>>810
애초에 A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선배 취급도 안 해줄 걸ㅇㅅㅇ;
존나 김칫국ㅇㅅㅇ;
812
>>811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ㅅㅂ 미안합니다
813
K 가는 거 기다리는 10분 동안 뭐했어?ㅇㅅㅇ 마 뜨진 않았음?
814
>>813
존나 적막 아니었을까 시발 분위기 상상돼서 무서워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15
10분 간 그냥 별 말 안했어.
서로 침묵만 지키다가 저녁은 먹었냐는 얘기만 했다.
그리고 연습 얘기 좀 했지, 이래봬도 배구부니까.
816
>>815
말하는 것만 보면 연애상담부 같지
817
>>816
그쪽이나 이쪽이나 연습 꽤 제대로 하고 있거든.
특히 K와 B는 엄청나게 열심히 연습한다.
818
>>817
스레주 너는...?
819
>>818
나는 심장이고 뇌니까 산소 운반만 받으면 돼.
820
>>819
저기요 심장이랑 뇌야말로 제일 열심히 일 해야 하는 기관들 아니었습니까
821
>>820
진짜 뇌랑 심장도 아닌데 적당히 필요한 역만 하면 되지.
822
쟤네 팀 살아있을 수 있냐
823
무슨 생각으로 스레주를 뇌하고 심장에 임명한 거지
824
>>823
실력이 엄청 좋은 지도ㅇㅅㅇ;
825
그나저나 스레주, 그래서 A랑은 무슨 대화했어?
10분 동안은 그런 대화했다 치고.
826
맞아맞아 스레주 니트들 떠드는건 무시해도 된다니까ㅇㅇ
스레주 얘기만 해도 돼
827
>>826
ㅇㄱㄹㅇ 이미 스레제목부터 마이웨이면서 이제 와서 우릴 신경 써줘 봤자...!
828
>>827
신경 쓰는 거 아니거든.
싸움 나면 귀찮아지니까 최소한 대답 필요하다 싶은 거에만 답해주는 거 뿐이야.
829
10분간 그런 얘기를 하다가 적당히 눈치 봐서 체육관을 나왔다.
이미 저녁이어서 운동장에도 사람들은 별로 없었어.
K랑 마주칠지도 모르니까 적당히 느릿느릿 걸어서 가기로 했다.
버스 탈까 하다가 누가 들을지도 몰라서 그냥 말았어.
혼자 가는건 오랜만이라서 좀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 K가 B랑 사귀게 되면 나는 계속 이렇게 혼자 다녀야 하나? 싶기도 했어.
830
엩 갑자기 분위기 무거워졌잖아ㅠㅅㅇ
831
스레주랑 K는 소꿉친구랬지? 그런 생각 들 만도 하네...
계속 같이 다녔는데 갑자기 한 명이 빠지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면 외롭다는 생각 들 만도 해.
832
>>831
맞아 나 예전에 친구가 갑자기 여친 사귀었다고 이제 같이 못 다닐것같다 그랬었는데 존나 상처받았잖아 배신감
833
>>832
뭐에 대한 배신감...?
뭐에 배신감을 느낀 거여
834
>>833
감히 나보다 먼저 여친을 사귀었겠다
835
>>834
그때 솔직히 무슨 생각했냐
836
>>835
나한테 여친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자식은 빨리 여친이랑 깨져서 혼자 다니게 해주세요
837
>>836
음습한 자식ㅇㅅㅇ
838
>>837
뭐, 뭐! 뭐가 음습해! 니들도 다 나처럼 생각할 거면서!ㅇㅅ"ㅇ
839
>>836
이래야 우리 니트지!
840
>>831
아니 별로 그래서 그런건 아니고 그냥 그런 생각이 든것뿐인데.
혼자 다닌다고 죽는것도 아니잖아.
걔가 상사병 앓다 죽어서 혼자 다니게 되는 것보단 누구랑 사귀어서 혼자 다니게 되는 게 낫지.
841
>>840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842
친구의 상사병사를 배드엔딩으로 놓지 말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43
틀렸어 스레주 저 자식은 너무 극적인 만화를 많이 봤다
844
>>842
과장이지.
설마 진짜 그런 걸 배드엔딩으로 놓겠어?
845
>>844
스레주 말 농담으로 안 들린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46
나: 그래서, B 씨와는 언제 어떻게 얘기를 하셨습니까? B 씨 반응이 어땠죠?
A: 다 설명해 드릴테니 차근차근 질문해주세요. 사실 질문 안 해주셔도 제가 알아서 다 정리해 말씀드릴 거지만요.
나: 그냥 기다리면 됩니까?
A: 네, 다 정리해서 말씀드릴테니 스레주 씨는 그냥 듣기만 하시면 됩니다. 우선 시간과 장소부터 말씀드려야겠네요, 그걸 제일 궁금해 하실테니까요. 대충 설명해드린 뒤 녹음한 거 들려드리겠습니다.
나: 네, 그러세요. 그나저나 지금 어디십니까?
A: 집에 가는 길입니다.
847
이거 존나 회사원들 아니냐
848
847 말에 동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퇴근하고서도 부장 명령받고 잔업 처리하는 신입사원 꼴들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49
>>848
난 내가 갑이라고 생각해.
850
>>849
이제 스레주가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답 안 주면 초조해
851
>>850
222 우리 스레주의 트레이드마크는 이 자신감이지!
852
다 시끄러워. 어쨌든 A가 한 말을 요약해 보자면 이거였다.
: 연습 시간 시작 전 탈의실에 단 둘이 남아 30분여 간 얘기했다.
: B는 생각보다 진지하게 답했다.
853
그래도 B가 진지하게 답했다니까 다행인가...
854
>>853
진지하게 개소리를 했을 수도 있지
855
>>854
시발 스레주인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56
>>854
스레주 아이피 두 개 쓰니?
857
>>856
스레주 아니고 그냥 추측이거든요 미친놈들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58
>>857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859
>>858
스레주 너는 뭘 동의하고 있는데
860
나: 어떻게 말씀을 꺼내셨나요?
A: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어요, B 선배가 먼저 말씀을 꺼내셨거든요.
나: 뭐라고...?
A: 그냥 녹음한 걸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게 더 빠르겠네요.
나: 네, 감사합니다.
861
아무리 봐도 부장님들의 대화다
862
아 자꾸 우리 회사 대머리 부장 생각나 ㅅㅂ 꼭 저런 어투로 말하는데
863
>>862
스레주 외모 상상에 방해되니까 그런 말하지 마라
864
여기서부터는 녹음한거 받아 적는 거야. 나도 녹음했거든.
A: B 선배, 물어볼 게 있습니다.
B: 어, A! 마침 잘 됐다, 나도 물어볼 거 있거든!
A: 네?
B: 나 K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어! 네가 말한대로 로맨스 코미디 보자 했어!
A: 무슨 영화를... 보자 하셨습니까?
B: 어, 샐리의 다이어리!
865
그거 존나 재미없다던데
866
180 넘는 남고생 둘이 샐리의 다이어리
867
샐리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이어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68
그거 평점 1.4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69
로튼 토마토지수 29%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70
>>868
그거 평점 5점 준 놈 최소 배급사한테 100만엔 받았다
871
>>870
그렇게 재미없음?
872
>>871
ㅇㅇ이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됐을 쓰레기임 핵쓰레기
그거 주연 맡은 배우들 뜬다면 한 10년 쯤 뒤에 연예 프로그램에 대표적 폭망필모로 나올 듯
873
시발 K 그거 보고 B한테 팝콘 날리고 오는 거 아냐?
재미없는 거 보여줬다고
874
>>873
내 친구 그렇게 무례한 사람 아니거든.
조용히 연락을 끊으면 몰라도
875
>>874
더 무섭잖아
876
A도 당황한것같았다. 계속 샐리의... 다이어리...? 하고 중얼거리더라고.
그러더니 그거 말고 다른 영화는 없었냐고 물었다.
B: 어, 없던데? 주말 영화 황금시간대는 다 매진이더라고. 그리고 로맨스코미디 그것밖에 없던데. 왜? 재미 없대? 어떡하지?!
A: 차라리 영화를 다른 날 보시는게.
B: 아, 안 돼! 그건 안 돼! 나 그 날 영화 보고 K한테 고백할 거란 말야!
877
뜻밖의 실토
878
왜 신칸센보다 빠른 건데
879
스레주의 직구 속도=180km/h
B의 작업 속도=200km/h
우리나라 배구부 남학생들 왜 이렇죠?
880
A: 선배, 왜 바로 고백으로 넘어가시는 겁니까? 마음을 더 보여주셔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바로 고백하시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B: 하지만 K랑 나는 이미 충분히 친한데!
A: 다른 의미로 친해져야죠, B 선배. 연인적 무드를 형성하고
B: 연인적 무드? 그건 영화 보면서 만들면 되잖아!
A: 그러니까 그런 과정을 두세 번 거쳐야 한다고요, 선배. 적어도 영화 세 번은 보고.
B: 아냐, A! 원래 사랑은 한 눈에 오는 거랬어! 확, 하고 말야!
881
너무 긍정적이어서 어이를 잃었다
882
스레주랑은 진짜 안 맞을 타입 같긴 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83
그런데 B 말도 맞긴 함ㅋㅋㅋ
안 될 놈은 영화 천 번 봐도 안됨
884
>>883
ㅇㅇ될 놈들은 영화 보자고 말만 꺼내도 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K는 B한테 영화 보자는 문자만 받고도 좋아했잖아ㅇㅅㅇ
885
>>884
시발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이 게이들 빨리 사귀어서 행복한 나라로 떠나버려
886
A: B 선배, 방금 전에 제가 당부 드렸을 때는 고개 끄덕이지 않으셨습니까? 차근히 다가가시겠다고...
B: 아, 그랬지! 그런데 역시 무리! 안돼!
A: 무슨 말씀이십니까?
B: 음, 역시 나 차근히 다가가는건 무리고... 어떻게 해도 티 날 거라고, K 엄청 눈치 빠르잖아. 내가 걔 좋아하는 거 금방 알아챌 거란 말이야?
A: 그렇긴 하죠.
B: 우왓, 긍정하지 마 A! 상처 받아!
A: 사실이잖습니까.
887
이 와중에 B 자기한계 파악 명확하다
888
>>887
이런게 뛰어난 운동선수의 관록인지도ㅋㅋㅋ
쩌는 운동선수들은 자기 한계 의외로 잘 알고 있잖아, 자기 가능성이라든가 그런거.
889
A 이 와중에 젠틀섹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텍스트로만 본 고딩한테 반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0
B: 어쨌든~! 그래서... 안 되겠다고. 역시 나 그냥 이번 주에 고백해야겠어!
A: 하지만 B 선배, K 씨가 B 선배를 그런 식으로는 좋아하시지 않을 수도 있잖습니까? 맘이 꼭 쌍방이라는 법은 없어요. 그쪽은 생각해두셨나요?
B: 그럼 그냥 다시 친구... 아, 역시 친구하기 싫어! 걔랑은 친구하기 싫어! 연인하고싶어!
A: 진정하세요, 바깥에 다 들립니다.
B: 친구 싫어!
A: 진정하세요, B 선배.
891
귀엽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2
A 이 와중에 표정 하나 안변했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3
A: 좋아요, 그럼 고백은 다이렉트로 한다 쳐요. 그런데 K 씨랑 B 선배 둘 다 남자라는 건 아시죠?
B: A, 어디 아파?
A: 네?
B: 아니, 너무 당연한 걸 묻기에 어디 아픈가 하고.
A는 이때 한참 말을 하지 않았다.
894
급작스러운 B의 공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5
A 저때 진짜 충격 아니었을까
그 B 선배한테! 그 B 선배한테 저런 걱정을 받다니! 그러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6
내가 A였으면 울었다 ㄹㅇ
897
>>896
울 정도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98
A: 안 아픕니다.
B: 걔랑 내가 동성인거야 당연히 알지~ 알지만 좋아하는 거고 고백하려는 거야. 이상해?
A: 저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아직 사회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주는 분위기는 아니죠.
B: 음~ 그래서?
A: 만약 들킨다면 다들 따가운 시선을 보낼 텐데 견디실 수 있겠습니까?
899
생각보다 직구 던졌네
900
헐 난 어르면서 말할줄...; A 답지 않네. B 충격받지 않았을까;
A가 나한테 이런 말을! 그러면서;
901
>>900
그렇게 맘 약한 사람은 아님.
오히려 심지 굳다. 단지 어리광이 많을 뿐이야.
902
A: 이건 현실적인 문제예요, B 선배. 그냥 설렁설렁 답하셔서는 안 됩니다. 생각을 많이 해보셔야 해요. 그냥 되는 대로 즉흥적으로 답하지 마시고요.
B: 나 중요한 데서는 즉흥적으로 답한 적 없는데?
A: 압니다만 이번 건 특히나 더 그래요. 어떠십니까, B 선배?
B: 난 사람들 신경 별로 안 쓰는데. 아, 물론 사람들 칭찬 들으면 무지하게 기분 좋지! 엄청 기분 좋아! 그런데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는 않아. 예전에 슬럼프 때는 다들 천하의 B도 저기까지라며 엄청 비웃었었어. 그런데 나 거기 안 휘둘렸거든, 오히려 오기 냈지.
A: 그런 거랑은 좀 다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건 단지 선배의 능력을 평가하는 거지 사회적으로 판단하는 건 아니었지 않습니까?
B: 근본은 다르지 않아.
903
A도 갑자기 너 같아졌잖아 스레주
904
>>903
스레주랑 비슷한 이유 아닐까...
B의 끝까지 보려고
905
>>904
나도 904 말에 동의.
잘못하면 B랑 K 인생 둘 다 꼬일 수 있는 거니까...
906
B 진짜 생각보다 굳센 타입같다. 저런 데도 안 무너지네.
난 왜 그런 말을 해, A~! 이럴 줄 알았는데
907
>>906
언제나 그런 멘탈이었으면 에이스까진 못 되지 않았을까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08
A: 어디가 근본적으로 같다는 얘기십니까?
B: 그렇잖아, 결국 다 자기 멋대로 날 판단하는 거라고. 난 그때도 무너질 수 있었어, 그런데 일어났잖아. 그때 날 보는 시선들이 어땠는지 알아? 쟤는 공부도 그냥 그런데 배구까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냐는 눈빛들이었어. 날 불쌍하게 볼 거라는건 같다고, 별로 신경 안 쓰여. 그런 거 하나하나 신경 쓰다간 배구 못해, 못 살아. 그렇지 않아, A?
A: 그런 눈빛들이 두렵지 않습니까? 앞길이 막힐 수도 있어요. 배구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B 선배.
B: 아, 배구 꼭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해외 쪽도 있고. 주변 눈치 보다 내 행복을 없애고 싶진 않은데. 난 K를 보면 행복하고 설레. 그런데 고작 그런거 때문에 내 맘을 참아야 해?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남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909
B 강철멘탈이었잖아
910
신념있는 타입이네... 이상적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보통 멘탈은 아닌 것 같다.
911
하긴 해외에도 배구 구단들 몇 있지. 그쪽이 연봉 더 많이 주기도 하고ㅇㅇ
아예 해외진출을 목표로 둔 애면 사람들 시선 별로 신경 안 쓸 만도 해.
서양 쪽은 아무래도 더 프리하니까.
912
>>911
ㅇㅇ그쪽에서 살다가 은퇴해서 일본 오면 붙는 기자들도 없을 테고ㅋㅋㅋ
즐겁게 사랑하며 지낼 수 있겠네.
913
A: 해외 가실 생각입니까?
B: 어? 못 갈 것도 없지? 더 열심히 해서 해외 구단 눈에 들 거야. 목표도 생기고 좋네! 힘이 샘솟는다! 만약 K가 같이 가는 거 부담스러워한다면... 음, 그럼 롱디라거나...?
A: 롱디라는 단어를 아셨군요...
B: 찾아 봤어... 그 정도는 알아 A...
914
얘네 만담하냐
915
역시 우리나라 배구부 애들 피에는 만담력이 흐르는게 틀림없다
916
A: 만약 K 씨가 B 선배 고백을 정말 부담스러워하신다면 어쩌실 겁니까?
B: 음... 으, 나 그건 생각 안해봤어.
A: 왜요?
B: 원래 최악은 가정 안 해보는 타입이라...
A: 이런 때에는 해보셔야죠, 다른 사람 감정이 걸린 건데.
B: 역시 그래야 하는 걸까?
A: 그럼요, 생각해 보세요. 이따 연습 끝나고 말씀해 주시면
B: 어어어어 기다려 기다려! 여기서 끝내고 가! 나 신경 쓰여서 연습 못 해!
917
A랑 B 진짜 만담 콤비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18
B 실컷 멋있게 말해놓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19
A: 몇 분 드릴까요?
B: 음... 음... 10분!
A: 그 사이에 다른 분들이 오시겠는데요.
B: 어, 어 그럼 8분!
A: 그거나 그거나잖습니까. 얼른 생각해보세요.
B: 오케! 기다려!
920
유쾌한 애들이네...
921
이 기묘한 청량함 뭐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가 뿜어내는 청량감인가...? 정화당하는 기분이야...!
922
>>921
우리도 생기 맛볼 때가 됐지 맨날 집구석에서 모니터만 봤잖아
923
>>922
아니거든요 저는 외출도 꼬박꼬박하는 니트거든요 왜 이래?
924
A도 B 컨트롤 잘하는데 B도 선을 안 넘네ㅋㅋ 좋은 파트너인것같아.
왜 스레주가 K가 A 질투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알 것도 같음. 저렇게 잘 통하니까.
925
>>924
ㅇㅇ동감ㅋㅋㅋ
질투할거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관계인듯.
926
이렇게 5분 정도 지났다.
927
스레주 5분 동안 뭐 했어...?
928
>>927
그냥 부스럭거리는 소리 듣고 걷고 했는데. 집 가는 중이었으니까.
그 사이에는 A도 별 말 안했고.
929
그런데 A랑 스레주 둘 다 B랑 K 진짜 좋아하는것같아ㅋㅋ 둘 다 발 벗고 나서고.
스레주 꼬박꼬박 그렇게 K 위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이게 안 위해주는 거면 세상 친구들 중에 서로 위해주는 사람 아무도 없다ㅋㅋㅋ
930
>>929
222스레주 진짜 개좋은 친구임ㅇㅇ
내 덕질인생을 걸고 장담한다
931
>>930
네 덕력 같은 거 필요 없어
932
B: 나 생각났어!
A: 말씀해보세요. 빨리 생각 끝내셨네요.
B: 울 거야!
A: 예?
B: 걔 앞에서 말고, 집에서 울 거야! K 앞에서 울면 걔가 부담스러워할 테니까!
A: 그렇죠...
B: 울고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려 노력할 거야!
933
역시 존나 귀여운 타입
934
건강한 마인드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고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려 노력할 거라니 진짜 건강한 고딩마인드ㅋㅋㅋ
935
A: K 씨가 미안해하면요?
B: 그럴 필요 없다 그래야지! 솔직히 맘 없는 걸 어떡해. 물론, 물론 K가 날 그런 식으로 좋아해주면 좋겠지만... 사람 맘은 맘대로 안 되는 거니까. 하지만 역시 날 받아줬으면 좋겠어! A, 건투를 빌어줘!
A: B 선배.
B: 응!
A: 샐리의 다이어리에서부터 실패예요.
B: 엩
936
샐리의 다이어리 결국 지적했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37
그래 시발 그 영화는 진짜 좀 아니었어 아무리 뭣모르는 고딩이 예매한 거래도 진짜 아니었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38
A: 차라리 선배나 K 씨 집에서 영화 보시는 게 어떠세요? 오히려 그 쪽이 더 무드 있고 좋을 지도.
B: 하지만 이미 K한테는 영화 보여 주겠다고 큰소리 땅땅 쳐놨는 걸! 안 돼! 이제 와 무를 순 없어!
A: 음...
939
하긴ㅋㅋㅋ
게다가 집에서 영화보자 하면 K 눈치 까고 안 갈수도
940
>>939
맞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본인이 긴장돼서라도 안 갈 걸? 그거 진짜 배드셀렉트ㅋㅋㅋ
941
A: 그럼 차라리 액션영화를 보시는 게 낫겟네요. 샐리의 다이어리가 사실... 평이 좋지 않아요. 재미없대요.
B: 헉, 진짜? 으윽... 어떡하지? 액션 쪽은 다 매진이던데!
A: 음... K 씨는 샐리의 다이어리 같은 거... 괜찮으시답니까?
B: 모르는 눈치던데 걔도... 걔도 영화 잘 안 보잖아...
A: 음...
B: 그렇게 재미 없대...?
A: 평점이 1.4였는데요...
B: 우와... 큰일 났네...
942
왜 하필 샐리의 다이어리를 예매해서...
943
샐리가 잘못했네 일기를 좀 재밌게 썼어야지
944
>>943
맞아 샐리가 잘못했네 샐리 모름지기 일기에는 중이병 걸린 멘트도 써놔야하는 법이란다
945
>>944
그런데 스레주네 배구부 멘트가 좀 중이스럽지 않았었냐
946
>>945
나 듣고 잊어버렸다
947
>>946
그런다고 뇌와 심장이 사라지진 않아요!
948
>>947
으아악 말하지 마!!!
949
>>945~948
너희 그거 놀리지 마.
950
>>949
네 알겠습니다 스레주님
951
뒤에는 별 특별한 얘기 없었어.
그냥 샐리의 다이어리 보기로 한 모양.
952
스레주 안 말렸어?;
953
>>952
그러다 B랑 사이 나빠지면 좋지.
콩깍지도 떨어뜨리고.
954
>>953
스레주 이왕 도와주기로 한 거 끝까지 잘 도와달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55
정 떨어뜨리기 작전이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56
사실 그거 외에는 정말 볼 영화가 없기도 해. 어떻게 그렇게 그 시간은 다 빼곡히 매진인지.
어쩔 수 없지, 어차피 K도 딱히 영화 재미 따지는 사람은 아니니까.
그리고 옆에 B가 있는데 영화에 집중할 수나 있겠어?
재미 없다는것도 못 느낄 걸.
957
스레주 말 맞는 말이긴 하넼ㅋㅋㅋㅋ
958
아 스레주, 요즘 독립극장 같은 데서 옛날 명화 새로 상영해주고 그러는 거 있지 않아?
차라리 그쪽을 알아보는 건 어때? 사람 별로 없고 더 로맨틱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959
>>958
오 이것도 꽤 괜찮은데?
사실 샐리도 상영관 안 텅텅 비어서 전세 낸 느낌으로 보게 되기는 하겠지만...
960
걔네 커플석 예매했대? 요즘 커플석 개좋다던데
961
>>960
K 경기나게 할 일 있냐
962
>>960
요즘 커플석 존나 멋있게 생겼더라 가운데엔 팔걸이도 없고...
시발 부럽더라 난 같이 앉을 사람이 없어서 한 번도 못 앉아봄
963
어쨌든 A랑 통화는 그런 식으로 끝냈어.
더 질문할 거 있음?
964
네! 질문 있습니다!
스레주는 B가 미래를 말한거 어떻게 생각해? 만족스러워?
뭐 특별히 불만족스러운 부분 있었어?
965
>>964
오 맞아 이거ㅋㅋㅋ
개인적으로 난 나쁘지 않은 답변이라 생각했는데 스레주는 어떰?ㅇㅅㅇ
966
>>964
솔직히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방금 전 어떤 니트 말마따나 너무 이상적이어서.
언제까지 이상적일지도 모르는 노릇이고 B가 해외구단 갈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고 또 된다해도 K가 해외 따라나갈지 여부도 확신할 수 없고. 너무 미래지향적인 대답이잖아.
그런데 동시에 그래도 아주 생각없는 사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967
>>966
오, B 이제 좋게 생각하게 된 거?
968
>>967
그렇진 않지.
969
>>968
시발 존나 호쾌하다 스레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70
B를 좋게 생각해줄 수는 없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름 멋있는 말까지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71
>>970
글쎄. 한 마디 괜찮은 발언 했대서 꼭 좋게 생각해줄 필요는 없으니까.
또 다른 질문 있어?
972
그런데 B가 잘 고백한다 쳐도 K가 저 내용을 모르면 무용지물 아냐? 거부할게 뻔하잖아.
K는 B가 저런 생각하는 거 모를 테니까.
어떻게 할 거야?
973
>>972
미안하지만 여기 좀 더 덧붙이자면 네가 지금 우리한테 한 얘기를 K한테 직접 말해주면 안 되는 건 알지?
그럼 K 아예 안 나가려 할지도 모르니까.
어디까지나 넌지시 얘기해줘야 한다고.
974
난관이네...
975
그런데 K 진짜 만만한 상대는 아님.
스레주가 지나가듯 B 해외구단 취업하려 한다더라, 그래도 금세 알아채고 그래서 걔랑 사귀어도 괜찮다는 거야? 그럴듯ㅇㅇ
오히려 거절할 마음 더 굳게 먹을지 모르고... 으아 어렵다
976
미연시도 이렇게 하드하게 해본 적은 없는데
977
우리는 모두 K의 프매아빠가 된 걸까요?
978
>>977
너희 같은 아빠들 필요없고
979
>>978
여전히 냉정하다 진짜 스레주 최소 K 프매아빠
980
그 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보는 중이다.
너희 말대로 이러다간 거절 루트밖에는 못탈것같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중이야.
이제는 A가 도와줄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힘내야지.
981
스레주가 힘낸다는 말을 했어
982
스레주 어디 아파?
983
아니야 스레주 힘내지 마 우리가 힘낼게
984
>>981~983
셋 다 조용하지.
원래 힘내야 할 때는 힘 내거든.
985
K를 만나러 가볼까 싶기도 하고.
아직 10시밖에 안 됐고.
986
>>985
아냐 지금은 아닌 것 같아 K 심장마비 걸린다고
987
>>985
내일 학교 가면서 말하는게 낫지 않겠냐
보통은 벌써 10시라고 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88
>>985
만나서 무슨 얘길 할 건데? 그거부터 생각해 둬야지.
다짜고짜 B가 널 좋아하고 해외구단 취업할 생각이래! 할 수도 없잖아.
이건 돌직구 날릴 거리 아니라고 생각함...
989
>>988
나도 조심스레 여기 동의...ㅠㅠ
돌직구 날릴 거리 아니야222 솔직히 당사자는 당일 닥치기 전까지는 모르는 편이 훨 나은 화제라고...ㅠㅠ
990
물론 말하지는 않을 거야.
그냥 만나서 토요일에 걔랑 뭐 할 거냐고 물어보려고.
991
>>990
스레주가 왜 초조해하는지는 알겠는데 지금은 참을 때라고 생각함.
내일 학교 가면서 물어봐, 학교 가면서. 굳이 지금 물어볼 필요는 없음.
걔도 하루쯤은 안 슬프게 자야하지 않겠냐...
오늘은 B가 걔 맘에 불을 질러놓기도 했고.
992
>>991
맞아 썸남... 이라 해야하나 짝사랑남한테 문자 받아서 엄청 들떠있을텐데 굳이 당장 끌어내릴 필요는 없지. 그건 너무 불쌍함ㅠㅠ
현실 중요하긴 한데 가끔은 꿈도 꿔줘야 한다고. 그래야 살지...ㅠㅠㅠㅠㅠ
993
알았어, 그럼 오늘은 가지 않을게.
994
스레주가 우리 말을 들어줬어...?
995
진심이야 스레주?
996
진심이거든. 오늘은 너희 말이 맞는것같다고.
내일부터는 조금씩 간만 볼 예정이라 지금처럼 많이씩은 안 올라올 거야.
잘 자고 판 갈아놔.
997
예?
998
알겠습니다 쇤네들이 판을 갈아놓겠습니다요
999
아니 그런데 진짜 언제 또 판 갈 때 됐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빨리 갈리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00
이게 다 K가 B를 좋아해서 벌어진 일... 어쩜 폭풍은 K인지도...
[들어줬으면] 내 친구가 짝사랑 중이야 [좋겠다] 7
601
>>>>>앞으로 애용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또 무슨 짓을 하려고...?
602
>>601
별로? 앞으로 또 쓸 일 생기면 써야겠다고 생각한것뿐이고
603
스레주가 너무 무대뽀라 다들 겁부터 먹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604
>>603
니들 그렇게 쫄보라 어떻게 살아?
605
>>604
스레주가 할 말은 아니거든
606
>>604
스레주 님 당신이 지나치게 대범하신 것입니다.
이 미물들은 그 담대함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607
그런데 뭐 생각해보면 A랑의 통화가 한 번에 끝날 그런 종류는 아니니까ㅋㅋ 또 거기 갈 수도 있지.
보통 저런 거 긴밀히 연락해야 하잖아?
608
>>607
뭔가 좀 제임스 본드 같고 멋있다ㅋㅋㅋ
미션임파서블 같기도 하고ㅋㅋㅋ
609
그런데 스레주한테 저렇게 대놓고 말하는 A도 보통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 않냐ㅇㅅㅇ;
나였으면 에? 에? 하다 스레주한테 휩쓸려서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갔을듯ㅋㅋ
610
>>609
어디? 오즈랜드? 지금 여기잖아!
611
>>610
시발놈아 현실에서 말야
612
>>611
드립도 못 받아주는 니트따위 엄마는 필요 없어요!
613
>>612
잘못했어 엄마! 제발 저녁밥 만은!
614
>>613
이 스레에선 상황극 금지랬지ㅇㅅ"ㅇ
615
>>609
자기 가족은 물론이고 생판 남인 B의 명예까지 아무렇지 않게 거는 사람이잖아...
존나 그런 사람이 스레주한테 휩쓸릴 리가...
616
>>615
이것도 일리있다 B가 쿠사리 걸었으면 하지만 B 선배 일이고? B 선배 이런 데 선배 명예 하나 못 겁니까? 실망이에요, 이랬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17
스레주 간 거 아니지?
존나 이젠 니트들 말 길어지면 스레주 갔는지 불안해진다
618
>>617
다들 단체로 노이로제 걸렸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19
>>617
있어. 폰이라 늦어.
지금 A랑 한 얘기 정리하는 중.
620
>>619
스레주 있었구나! 너 그런데 수업시간 아냐?
621
스레주 공부 잘해서 수업 좀 안 들어도 괜찮다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그 대답 나오겠지 뭐
622
>>620
아프다고 뻥치고 양호실 왔다
623
스케일이 커졌잖아
624
스레주 그래도 되는 거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25
>>624
난 공부 잘해서 수업 좀 안 들어도 돼.
626
>>625
시발 매크로 답변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27
이거 K도 아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자길 위해 수업까지 빼먹고 이러고 있다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28
>>627
알면 잔소리 엄청 할 테니까 말 안했고
629
그런데 스레주 진짜 좋은 친구긴 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자기 수업까지 빼놓고 친구 연애를 도와주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친구긴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30
>>629
그냥 수업도 귀찮아서 빠진 거 아님?;
631
>>630
우리 스레주 매도하지 마시죠 우리 스레주는 우정밖에 모르는 아이에요!
632
>>630, 631
둘 다 시끄러
633
그래서 스레주, 쓰던 건 어떻게 됐어?
우리한테 답변해주지 말고 다음을 알려줘ㅠㅠ
634
>>633
222 제발... 우리는 그냥 관중이잖아 아니 관중은 맞냐 그냥 군중 아니냐
635
>>634
이거 1인 모놀로그 형식 극이고 우린 죄다 책 바깥에 있는 독자들 아니냐
636
>>635
맞아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줬으면 좋겠다... 대단한 복선이었지...
637
그런데 그 건물 정말 사람 없긴 하더라. 낮에도 그림자 지고...
그런 데다 왜 새 건물을 짓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네
638
>>637
빛 안 들면 좋지 않냐? 여름에도 시원하고
639
>>638
대신 겨울에는 춥겠지 시발;
뱀파이어냐 그늘 찾아다니게
640
아 그런데 우리 때 좀 그런 건물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추웠어 학교에서 난방 안 때주고ㅋㅋㅋ애들 막 죄다 감기걸리고 막 학부모회 와서 난방비 어따 쓰는거냐면서 교장한테 항의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경갔다가 그 사이에 있는 우리 아빠랑 눈마주쳐서 조용히 반으로 돌아왔었다
641
>>640
아니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버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 뒤엔 학교에서 난방 잘 때줬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42
>>641
그렇긴 한데 더 말하면 인증감이라ㅇㅅㅇ; 신문에도 났던 학교걸랑... 비리로
643
>>642
니가 다 말했네 지금
644
>>642
비리로 난방이 안 됐던 거구만
645
A가 녹음한걸 듣는데 정말 시작서부터 녹음했더라. 점심 먹기 시작했을 때부터 했더라고. 중요 부분만 받아 적는다.
A: B 선배, 오늘 반찬이... 오늘도 고기입니까? 영향 균형을 맞춰 드셔야지요.
B: 뭐 어때! 난 맛있는게 좋아! 그리고 소가 고기 먹으니까 난 고기... 헉 반대다!
A: B 선배, 인터넷에서 본 그런 가당찮은 궤변은 받아 드리지 않겠습니다. 기각이에요.
B: 으아 A 진짜 너무하네! 소가 채소 먹으니까 난 채소 필요없어~
646
사랑스럽잖아
647
저는 오늘부터 B를 사랑합니다
648
K의 B 사랑 인정합니다
649
스레주 왜 B 싫어하는 거야? 엄청 귀여운데ㅇㅅㅇ;
650
>>649
시끄럽고.
이거 받아적다가 귀청 떨어질 뻔했어.
기차 화통 대신 기차에 취직해도 됨
651
>>650
그거 인간이 할 거 아니지않냐
652
>>651
인간의 시끄러움 아니고
653
와 그런데 A 선배한테도 존댓말 쓰네. 진짜 인텔리 섹시다...
지적이야 또 반함
654
>>653
진짜 왜 팬클럽 있는지 이해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저 학교 학생이었어도 A 팬클럽부터 찾아 가입했을듯
655
>>654
학교 명물 A 팬클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56
A: 여기요, 제 브로콜리 드세요.
B: A, 너 나한테 먹기 싫은 거 넘기는 거지? 으악, 삶아서 데친 거잖아 심지어!
A: 저희 어머니의 사랑이 들었습니다.
B: 으아 어머니~ 저 어머니 사랑 너무 좋아하는데 못먹겠어요~
A: 드세요.영양도 많고 몸에 좋아요. 얼른요.
B: A, 그냥 내가 내일부터 양파라도 싸올게... 오늘은 안 먹으면 안돼? 데친 브로콜리 싫어...
A: 밥먹다가 시무룩해지지 말랬죠.
B: 데친 브로콜리 싫어...
A: 알았어요, 내일부터는 꼭 채소 싸오세요.
657
A 엄마냐
658
B 존나 사랑스러운 거 맞잖아 스레주
659
그런데 양파는 고기랑 잘 어울리지 않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고기랑 어울리는거 잘 고르네ㅋㅋㅋ
660
>>659
고기매니아의 열정이 느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61
A 진짜 자상하다ㅋㅋㅋ 보통 선배한테 저렇게까지 안해주지 않냐ㅋㅋㅋ
누구 선배랑 저렇게 지내셨던 분?
662
>>661
니트들한테 그런 거 묻지 마
663
>>662
시발 미안합니다
664
그나저나 스레주, 중요한 것만 받아적겠다고 하지 않았어?
이거 중요한 거야?
665
>>664
저번에 성격 얘기 안 해주고 그냥 들어갔더니 싸움 났잖아.
그래서 성격 보여줄 수 있는 건 좀 적어두려고.
666
>>665
우리 스레주가 이런 배려를...?
667
>>665
스레주 어디 아파?
668
극한 스레주 불신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69
다들 시끄러워. 배려해줘도 이러네.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거야?
670
>>669
아니야, 너무 감격해서 그랬어.
죄송합니다, 화내지 마세요. 저희가 다 잘못했습니다.
671
A: 그런데요 B 선배, 요즘 식욕 많이 없으신 것 같은데. 어디 아프신가요? 걱정이네요. 병원엔 가보셨나요?
B: 어? 나 요즘 많이 아파 보여? 밥도 잘 먹는데!
A: 그럴리가요, 밥도 다 못 비우시잖아요. 매점 가서 빵도 안 사드시고. 먹는 양이 많이 줄으셨어요.
B: 아 그, 그래? 아... 그렇구나...
672
A 다가가는 방식 세련된 거 봐라
673
스레주 좀 배워
674
>>672, 673
시끄러워.
사람마다 맞는 접근 방식이 있는 법이야.
675
그런데 스레주 말이 맞긴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K한테 저런 식으로 다가갔으면 정보는 1도 못 캐냈을걸?ㅋㅋㅋ
난 K한텐 스레주 접근 방식이 맞는 것 같음ㅋㅋㅋ
676
>>675
ㅇㅇK 존나 잘 빠져나가서ㅇㅅㅇ;
걘 진짜 직구 아니면 안될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77
A: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2주 전부터 이러시잖아요.
B: 어...
A: 선배, 말씀해 보세요. 전 언제나 선배 편입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요.
B: 내가 살인을 해도?
A: 그때는 신고해야죠.
B: 우와, 언제나라더니!
A: 범법일 때 빼고.
B: 으윽...
A: 말씀해보세요, 들어드리겠습니다. 요즘 훈련도 난조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계속 이러시는 것도 곤란합니다. 적어도 훈련만큼은 제대로 하셔야죠. B 선배에게도, 저희에게도 마이너스입니다. 그냥 탁 털어놔 보세요. 전 B 선배가 배구랑 일상생활만 잘 하신다면 뭐든지 상관없습니다.
B: A...!
A: 끌어 안지 마세요.
678
쟤네 만담 콤비냐? 배구하는 애들 피에는 다 만담 유전자가 흐름?
679
>>678
그러고 보니 스레주랑 K도 좀 만담콤비 같았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80
>>679
날 K랑 세트로 묶지 마. 그렇게 미련하지 않으니까.
681
A: 혹시 K 씨 때문입니까?
B: 어, 어떻게 알았냐!
A: 울면서 전화를 하셔 놓고 어떻게 기억하냐 하시면.
B: 어, 하하, 그랬지! 맞아! 울면서 전화했었지! 으아, 쪽팔려!
A: K 씨 좋아한다 그러셨잖습니까.
B: 어, 어어, 그랬지! 그랬지!
A: 그런데 왜 그러십니까?
B는 여기서 한참 침묵했다. 한 30초 정도?
682
B 진짜 귀엽다
683
아무리 봐도 K랑 B 잘 어울릴것같은데. B가 실수하면 K가 챙겨주고...
684
>>683
내 친구 보모로 보낼 맘은 전혀 없고
685
A 되게 조곤조곤하다. 엄청 상냥한 타입 같은데?
보통 저렇게까지 친절한 사람 많지 않은데ㅋㅋ 스레주한테도 정중했었고.
진짜 어디 회장님 아들 아니냐?
아님 어렸을 적부터 예절교육 철저히 받고 자랐거나ㅇㅅㅇ;
686
B: 그러니까, 나... 상사병인 것 같달까
A: 압니다.
B: 엑, 어떻게!
A: 밥도 제대로 못 드시고 수업 집중도 못하시고 연습도 잘 못하시고 K 씨 얘기만 하시는데 어떻게 모릅니까? 고기 드시고 얘기하세요. 드시면서 얘기하셔도 돼요.
B: 응... A 고마워... A 물 마셔도 돼?
A: 그러세요.
687
A 진짜 친절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88
고기 만병통치약이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89
>>688
왜 그런 말도 있잖아ㅇㅅㅇ; 기분이 저기압일땐 고기 앞으로 가라
690
A: 그래서 상사병인데,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B: 음
A: 하고 싶으신 게 있으실것아닙니까?
B: 내가 2주 동안 생각해 봤거든.
A: 네.
B: 역시 고백하고 싶어! 도와줘 A!
691
뭐냐 이 쾌속전개
692
뭐지 이 소드마스터
693
B 존나 종잡을 수 없는 타입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닌가 종잡기 쉬운 타입인가 시발 1도 모르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94
나 B 같은 호쾌게이 좋아
695
>>694
호쾌게이 뭐야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96
A: 고백하고 싶으시다고요?
B: 응응! 고백! K한테!
A: K 씨 의중을 먼저 알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고백하면 상대도 당황스러워 할거예요. 먼저 K 씨한테 그런 식으로 호감 있다는 표현이라도 하셔야할것같은데. 너무 갑자기 고백하면 저쪽에서도 당황하지 않을까요?
B: 하지만 K가 게이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럼 나 울어버릴지도 몰라
A: 설마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런 걱정은 마세요.
B: 진짜~? A 믿는다!
A: 믿으세요.
B: 좋아! A 믿어! A 최고!
697
급 종교부흥회 느낌이 됐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98
그런데 B 레알 사랑스러운 타입이긴 하네ㅋㅋㅋ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99
A: 그럼 K 씨와 자주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B: 음~ 역시 그렇지? 그런데 이미 충분히 많이 만나고 있는것같은데. 어떻게 더 자주 만나야 하지?
A: 음...
B: 같이 자자고 해야 하나?
A: 아니요
700
>>>>>같이 자자고 해야 하나<<<<<
701
호감→고백하고 싶다→잔다
?????
702
너무 쾌속인 거 아니냐 신칸센도 저렇게 쾌속은 아니겠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03
둘은 종종 같이 자기도 했다고 해. 그냥 놀다 자는거 있잖아, 섹스 말고.
704
스레주 섹스라는 단어 너무 자연스럽게 꺼내는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05
그럼 섹스가 섹스지 뭐라고 해. 성교? 떡?
다 이상하잖아. 둘은 아직 한 번도 섹스하지 않았어.
706
스레주 기상이 너무 멋있어서 순간 넋을 잃었다
707
앞으로 스레주 이런 거로 놀리지 말아야지
708
A: 뭐, 운동을 더 같이 한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영화는 같이 자주 안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영화를 보시는 쪽이 좋을것같은데. 운동은 같이 많이 하셨지 않습니까. 게다가 운동하려면 저나 스레주 씨도 같이 있어야 하고.
B: 스레주? 스레주는 온 적 별로 없잖아? 오히려 F가 많이 왔고. 으음~ 그리고 역시 스레주 나 불편해하는것같단 말야? 나랑 눈 마주칠 때마다 늘 표정이 안 좋아. 역시 나 싫어하는 거려나...?
A: ...그럴리가요. 자의식 과잉이십니다, 선배.
B: 아~ 역시 그렇지? 스레주가 날 싫어할 리가!
A: ...그럼요.
709
A 필사의 노력...ㅠㅠ
710
스레주 너 B 앞에서도 그렇게 티냈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 안 냈다더니! 안 냈다더니!
711
>>710
모를 줄 알았다.
712
스레주 표정 좀 숨기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13
>>712
앞으로 그럴 생각이다. 당황했어.
714
B: 그래~ 그럼 역시 영화 보는 쪽이 좋겠지!
A: 네. 로맨스 코미디 같은 게 좋겠네요.
B: 에? 액션이 아니고?
A: 무드를 액션 영화처럼 부수고 싶으신가요.
B: 하지만 K도 액션 좋아하는 걸! 나도 액션 좋아하고! 서로 재밌는 영화를 봐야지! 멜로 난 음... 음... 못 보겠...던데.
A: 그런 부끄러운 걸 봐 줘야 하는 겁니다, 데이트에서는요.
B: 어, 진짜? 아, 데이트... 오... 데이트 신청...
A: 이상한 데서 삘 받지 마세요, B 선배.
B: 아, 안 받았어!
715
B 역시 귀엽다
716
B랑 K 빨리 사귀었으면 좋겠다
717
스레주, 둘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거부해봤자 소용없어! 이건 거대한 흐름이야!
718
>>717
갑자기 이거 포기하고 싶어졌고
719
>>718
잘못했습니다.
720
A: 어쨌든, 차근히 다가가시는게 중요합니다. 아시겠습니까?
B: 당연하지! 그 정도는 알아!
A: 흥분하셔도 안 됩니다.
B: 아, 안 해! 안 해! 아, 기대돼 죽겠다!!!
A: 흥분하셨군요.
721
A 레알 엄마잖아ㅠㅠㅠㅠㅠㅠ
722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 거의 연애코치 수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 그런데 사랑스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23
B: 나 매점 갈래! 밥 다 먹었으니까! A 같이 갈래?
A: 아니요, 오늘은 할 일이 있어서요. 다른 선배들과 다녀오세요.
B: 어 그래? 숙제? 아니면?
A: 숙제일 리가요. 숙제는 집에서 다 끝냅니다. 오늘은 그냥 개인적인 일이에요. 다녀오세요.
B: 어, 그래! 그럼 이따 봐!
A: 다녀오세요.
녹취록은 여기서 끝났다.
724
뭔가 길었다
725
B 텐션 진짜 높다ㅋㅋㅋ스레주랑 진짜 안 맞을 타입 같긴 하네.
진짜 텐션 높고 시끄럽고 사랑스러움
726
K가 왜 반했는지 알것같아...
젠장 패배한 기분
727
>>726
이렇게 게이가 되는 거야...
728
>>727
나 여자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이한테 두근거렸으니 패배자는 맞지만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29
A: 이게 다입니다, 스레주 씨.
나: 그렇군요. 그런데 A 씨.
A: 네. 뭐 궁금한 점 있으십니까?
나: 떠보기만 한다고 하지 않으셨었나요?
A: 아.
730
>>>>>아<<<<<
731
그러고 보니 분명 떠보고 그에 따라 방향 정한다고...!
732
나: 그리고 중요한 걸 안 물어 보셨잖아요. 미래 얘기요.
A: 점심시간에 꺼내기에는 너무 무거운 화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무거워도 해야 하는 얘기 아닙니까? 저라고 좋아서 했겠습니까. 애 자는 시간에 불러내서 무거운 얘기하는 거 저도 싫었어요. 이거 알기 전까지는 데이트 허락 못합니다. 무조건 B랑 맞춰서 약속 잡을 거예요, 제가.
A: 끄응... 이따 가서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제가 고의로 생략한 건 아니라는 거 알아주세요.
나: 그건 압니다.
A: 알아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얘기하고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저도요.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나: 네.
733
진짜 학부모들 대화잖아...
734
상견례도 이것처럼 살떨리진 않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랜선 상견례 경험
735
>>734
레알 K네 삼촌 된 기분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존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36
어쨌든 그래서 난 이거 받아적느라 한 교시 쉬었다.
다음 교시에는 돌아가야지.
737
그런데 K는 B 받아줄 마음이 조금도 없는 것 같았는데... 이래도 괜찮은거야?
괜히 K한테 부담되는 건 아닐까?
738
>>737
맞아. K는 진짜 맘 접으려 하는 걸지도...?
괜히 스레주랑 A가 들쑤셔놓는 거 아니야?
739
>>737, 738
그렇진 않을거야. 미련 가득한 표정이었거든.
그래서 사귀게 하려는 거고.
740
>>739
뭐 스레주가 그렇다면야 그런거겠지만... 그래도 K 기분 잘 살펴가면서 해ㅠㅠ 컨디션이라거나...
741
>>740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다.
이제 딱히 쓸 거 없으니까 좀 쉬었다 올게.
아마 연습 끝나고 A랑 연락한 뒤에나 오지 않을까 싶다.
수업도 들어야 하고.
742
>>741
스레주 수업 힘내!!!
743
스레주 드디어 공부하러 가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이팅이다! 고딩 화이팅!!!
744
연습 끝나고 A랑 연락한 뒤면 한 9시 반인가?
745
>>744
아마 그쯤. 어쨌든 그때 쯤 올게.
746
>>745
다녀 와!
747
그럼 우리도 이 스레 가라 앉혀 둬야 하나?
748
야 나 한 마디만 하고ㅇㅅㅇ;
A 존나 인텔리 섹시다ㅇㅅㅇ; 시발 저런 고딩이라니 진짜 너무 반칙이다 세상치트키다
749
>>748
심지어 정중하기까지 함; 게다가 스레주 인증 미소년;
750
>>749
존나 인생이 반칙이 사람이로구만...
751
그런데 난 K가 왜 B한테 반했는지도 알겠더라ㅠㅠ 존나 절절히 느껴짐...
사랑스러워ㅋㅋ 톡톡 터지는 비타민 같지 않음?
752
>>751
22222 레알 개사랑스러움. 시끄러운데도 인기 많은 이유가 있었다ㅋㅋㅋ
보통 시끄러운 애들 인기 없는 경우 꽤 많잖아.
어쨌든 K랑 잘됐으면 좋겠다.
753
이제 스레 내려두는 게 낫지 않으려나?
너무 잡담으로 많이 채워두는 것도 좀...
754
>>754
ㅇㅇ가라앉혀두자! 이 밑으로 더 얘기하지 마!
-
760
좋은 저녁~
761
>>760
저녁이라기엔 이미 밤에 가깝지만ㅋㅋㅋ 저녁 맛있게 먹었어?
762
>>760
어서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63
>>761, 762
난 먹었고 너희는?
그나저나 스레주 아직 안 왔어?
764
>>763
ㅇㅇ아직 안옴ㅋㅋㅋ
765
뭐 아무래도 체육계 고딩이니까... 정작 스레주는 그냥 부활동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ㅋㅋㅋ
아 A랑 무슨 얘기했을지 너무 기대된다.
766
나 왔어.
너희 되게 일찍 오네. 시간 맞춰 와.
767
스레주 어서 와!!!
768
>>766
스레주잖아!ㅋㅋㅋ
그런데 시간 어떻게 맞춰오냐 니가 언제 올 줄 알고ㅋㅋㅋ
769
>>768
난 대충 말한 시간 언저리 쯤에 오니까.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게.
770
스레주 진짜 쿨해
771
정규 수업시간 끝나고 연습하려는데 갑자기 K가 다가왔다.
원래 연습 전에 자주 말 시키는 애여서 별 긴장하지 않고 맞았다.
K: 스레주.
나: 아, K. 응.
K: 너 설마 무슨 꿍꿍이 꾸미고 있는 건 아니지?
나: 설마.
772
헉 왜 갑자기 저런 말을...?
773
A한테 연락이 왔나?;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774
나: 나 B 별로야. 그리고 무엇보다 귀찮아. 왜?
K: 아니, B한테서 연락이 와서.
나: 뭐?
K: 주말에 영화를 보자는데 뭔 듣도보도 못한 멜로 영화 얘기를 해서. 얘 액션밖에 안 보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설마했지. 아니면 됐고. 넘겨 짚어서 미안.
나: 보기 싫으면 약속 취소하지 그래?
K: 보기 싫은건 아니고... 나도 멜로 싫어하진 않으니까.
나: 으
775
스레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76
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77
그런데 K 아직 B한테 맘 있는건 맞구나ㅠㅠ 못 접었나보네
778
>>777
맘이란 게 한 순간에 접히는게 아니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79
K: 아니 왜 으 야ㅋㅋㅋ 내가 B랑 영화보는 게 싫어?
나: 걔랑 사귈 마음 없다며. 그런데 왜 굳이 영화까지 같이 보려는 건데?
K: 그러니까 보는 거야.
나: 왜?
K: 친구로 있고 싶으니까. 멜로 영화 같이 보는 친구, 멋지잖아.
나: 네 멋짐 기준 이상해.
780
이거 묘하게 슬픈데...ㅠㅠ
781
사귀고 싶은 마음 있는데 그거 억지로 눌러 죽이고 있는거 아니냐...
저거 진짜 본인한테 하나도 좋은 태도가 아닌데.
악영향만 끼칠 걸?
782
K: 어쨌든~ 이번 주 토요일엔 그래서 영화 보러 간다. 나 누구랑 멜로 영화 보는 건 처음인데.
나: K, 속없어.
K: ㅋㅋㅋㅋㅋ
그러고 K는 연습하러 갔다. 영 싱숭생숭해서 연습이 잘 안되더라.
K는 집중하라고 성화고 F는 토스 한 번만 더 올려달라고 난리고 정말 짜증났어.
783
>>782
결론은 결국 또 짜증났다 냐고ㅋㅋㅋ
784
그런데 B 진짜ㅋㅋㅋ존나 빠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시간 끝나자마자 연락한것같은데 보니까ㅋㅋㅋ
영화 서치하고 연락해서 약속잡고 진짜 웬만한 추진력이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85
>>784
이런 면에서는 K랑 정반대 타입인지도ㅋㅋㅋ 잘 어울리네.
786
>>785
왜 K랑 B가 벌써부터 사귀는 것처럼 얘기해?
787
>>786
저희의 소망이라서
788
이 스레의 염원: K랑 B가 사귀었으면 좋겠다
아니냐ㅇㅅㅇ;
789
>>788
내 염원은 아니고
790
어쨌든 그러고 집 가려다 핸드폰을 봤는데 A한테서 이거 보면 전화해달라는 문자가 와있더라고.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전화했다. K한테 의심 사서는 안될 것 같아서.
아, 물론 먼저 문자는 보내놨었어. K 앞에서 전화 받는거니까 난 말 별로 안 할 거라고.
791
스레주랑 A 둘 다 존나 치밀한 사람들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92
요즘 고딩들 너무 무서워
793
>>792
요즘 고딩들이 무서운 게 아니라 스레주랑 A가 무서운거 아니냐ㅋㅋㅋ
794
K는 대수롭잖게 여기는 기색이었다. A라고는 상상도 못한 듯.
하긴 난 A랑 별로 안 친하니까. 평소에 만나도 얘기 전혀 안하기도 하고.
A는 평소보다 조금 말이 빨랐다. 여보세요, 스레주 씨? 그러더라고.
그래서 네, 그랬다.
이 정도 대답밖에는 못한다 그랬었거든.
795
희소식이려나...? 그랬으면 좋겠다...ㅠㅠ
796
A: 여보세요, 스레주 씨? 저 A입니다.
나: 네, 말씀하세요.
A: 그, B 선배하고 그 얘기를 해 봤는데요. 스레주 씨랑 K 씨가 말씀하신 그 미래 얘기. 조금 진지하게 물어봤습니다. 이것도 녹취를 했는데 지금 들을 수 있으신가요?
나: 아, 네. 지금 집에 가려는 중입니다. 긴가요?
A: 그냥 적당합니다. 20분 내외?
797
거의 회사 업무 전화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98
사실 스레주 고딩 아니고 영원한 17살 이런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고딩이라니 믿을 수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99
나: 네, 해주세요.
K: 스레주, 급한 전화야?
나: 응.
K: 나 먼저 가?
나: 그러던지. K: 무슨 전화인데?
나: 게임 택배. 오늘 받기로 했었는데 배달 안 돼서.
K: 아 그렇구나, 미안. 그럼 먼저 갈게.
나: 응.
그렇게 K는 먼저 집에 갔다.
난 한 10분 정도 기다리다 나왔음.
800
스레주 거짓말 존나 잘한다 진짜
[들어줬으면] 내 친구가 짝사랑 중이야 [좋겠다] 6
301
아...
302
K 텐션 급 낮아졌잖아 어쩔거야ㅠㅠ
303
>>302
이미 끝난 일이야 진정해...는 무슨 스레주 K한테 너무한거 아니냐ㅠㅠ
K의 HP는 훨씬 전부터 0이었다고!!!
304
그런데 스레주 이번 말은 진짜 잔인했던것같아;
기껏 맘 다잡고 있었을 애한테 '좋아하면 어쩔거냐' 니...
내가 K였으면 스레주 멱살 잡고 울었을듯;
305
>>304
ㅇㅇ나도 이쪽...
진짜 좀 잔인했다 게다가 울것같았다니;
애 마음 진짜 들쑤셔진 모양인데.
스레주 너무 성급했던거 아냐?
306
난 이제 모르겠다... 그냥 도로시가 될래... 오즈의 마법사는 어디 있죠?
307
>>306
스레주가 폭풍이자 오즈의 마법사다
308
>>307
젠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레주한테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9
스레주 지금 스레에 있긴 있어?ㅋㅋㅋ
310
>>309
있어. 얘기 적는 중이니까 말 시키지 마
311
>>310
예 죄송합니다 스레주 님!
312
그런데 스레주도 심란하지 않을까?
소꿉친구가 사랑 때문에 저 꼴이 났는데
313
>>312
맞아. 우리보다 스레주가 더 심란하겠지ㅇㅅㅇ;
너무 닦달하지는 말자.
314
>>313
그런데 뭐라고 안하기엔 스레주가 너무 K 감정 생각을 안하는거같아서.
게이냐고 직구던지고 이제는 아예 감정까지 쑤셔놓고; 솔직히 너무 마이웨이 아니야?
K도 좀 생각해줘야지, 사실 당사자는 우리나 스레주가 아니라 K잖아. 아님?
아무리 A랑 얘기를 했다 해도; A도 당장 뜻을 알아와달라 한 건 아닌거같던데.
315
스레주 혹시 진짜 넌지시라는 걸 모르는 거야?
316
>>315
스레주 지금 뭐 쓰고 있다잖아 너희도 기다릴 줄 모르냐?
317
>>316
물어보지도 못해? 나중에 보고 대답해줄 수도 있잖아.
정작 스레주는 아무 소리도 안하는데 지가 먼저 난리네
318
>>317
뭐 쓰고 있으니까 대답을 못한거겠지ㅋㅋ
스레주가 잠깐 기다리라고 했었잖아, 당장 몇 개 위에. 안 보이냐?
319
야 다들 좀 진정해; 아직 스레주 대답 안했거든;;;
우리끼리 싸워서 뭐하자고? 스레주 얘기 듣고 뭔 말을 해...;
아직 K 맘도 제대로 모르는데 왜 그러냐;
스레 분위기 자꾸 날서서 무섭다
320
319말에 동의...
우리끼리 싸워서 뭐해 정작 스레주는 뭐 쓰는 중인데
321
난 조용히 스레주 말이나 기다릴란다
322
이거 쓰는 동안에 시끄러워졌네.
이거 쓰고 내가 왜 자꾸 직구 던지는지 얘기할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봐.
설마 이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네.
K: 그건 왜 묻는 거야, 스레주? 굳이 물을 필요 없는 말 같은데.
나: 그냥. 그래도 고백 안할건가 싶어서.
K는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323
K 진짜 복잡하겠네...
324
그런데 스레주 보통 이런 식으로 계속 사람 감정 신경 안쓰고 직구 던지면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어ㅋㅋㅋ
아무래도 그런 데 예민한 애들 많다보니까...
325
>>324
ㅇㅇ게다가 스레주 직구가 보통 돌직구도 아니고 신칸센급 직구랔ㅋㅋㅋㅋ
K 반응이 너무 심상찮아서 다들 더 예민해진듯ㅇㅇ
K 너무 안타까운 사랑하고 있잖아ㅠㅠ
326
문제가 될지 몰랐던 이유는 얘기했다시피 K와 나는 늘 그렇게 얘기해왔기 때문이다.
서로 숨기는 게 없고 돌려 말하는 법도 없다. 있는대로 얘기하는게 서로 버릇이야.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물은 것 뿐이다.
K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어. 사실 K도 나한테는 그렇게 말하는 편이거든, 숨기는 거 하나 없이 직구로.
너 연습하기 싫지? 라거나 너 게임 생각하느라 밥 안 먹었지? 같이.
327
전혀 종류 다르지 않냐
328
ARE YOU GAY와 밥 먹었냐 는 같을 수가 없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29
>>328
아냐 스레주네 세계에서는 그 둘이 같은 무게를 지녔을 수도 있지ㅇㅅㅇ;
330
>>329
스레주네 세계가 우리 세계거든 정신차려라 너 어느 세계에서 왔냐
331
>>330
우주세기요
332
>>331
한 천 년 쯤 뒤구만
333
그리고 K는 말을 잘한다. 어느 곳에서든 틈을 만들어서 빠져나가는 사람이야.
너희 말대로 착하긴 한데 그만큼 내뺄 구석도 잘 만들어놓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돌려 말하면 그만큼 대답도 돌려서 해. 그러니까 직구로 말할 수밖에 없어.
나도 조금 돌려서 말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어. 빠져나가면 안 되니까.
334
스레주 무슨 전문 낚시꾼같앜ㅋㅋㅋㅋ
335
>>334
222 나 월간 낚시에서 저런 인터뷰 봤어ㅋㅋ
이상하게 덫을 놓으면 안됩니다 제대로 놔야합니다! 물고기는 한 번 함정에 걸렸던 곳에는 다신 안 갑니다!
336
>>335
너 낚시하냐...? 월간 낚시라니 제목이 심상치 않은데
337
>>336
지금도 낚시터고
338
>>337
낚시하러 와서 뭔 스레를 보고 있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빨리 낚시나 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39
>>338
나 335는 아닌데 낚시는 원래 장기전이야 쟤 밤 새야할 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 스레 보는 정도야ㅇㅅㅇ...
340
아 그런데 내일 평일인데 이 시간까지 낚시라니 부럽다ㅋㅋㅋ
그런 취미활동 하는거 보면 니트는 아닌것같은데 직업이 뭐냐?
341
>>340
낚시터 아들
342
>>341
시발 미안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하는 중이었구나
343
>>341
이 시간까지 일해야 한다니 극한직업이네 낚시터집 아들
344
어쨌든 그래서 직구 날리는 거다. 앞으로도 계속 직구 날릴 예정이야.
딱히 걔랑 나 사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바꿀 생각은 없어. K가 화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았어서.
난 K를 거의 사는 내내 알아왔어서 K 기분만큼은 빨리 알아챈다.
우리 둘은 서로 기분을 정말 잘 알아.
345
스레주가 저렇게까지 자신하는거 보면 맞겠지...
그래서 K가 뭐랬어? 그냥 아무 말도 안해서 배드엔딩 플래그 뜬 건 아니지?
346
나: K?
K: 진짜 왜 묻는거야, 그런 거? 꼭 대답해야할까?
나: 대답해줬으면 좋겠어.
K: 우리 스레주가 쓸데없는 거 묻는 타입은 아닌데.
나: ...
347
K 진짜 눈치 빠르다
348
>>347
222 뭔가 촉 자체가 다른 느낌...
349
나: 그냥 대답해줘. 나도 가끔 그런거 궁금할 때가 있으니까. 네가 누구 좋아하면서 이렇게 맘 졸이는 모습은 처음 봐서 궁금했어.
K: 혹시 나랑 B를 이어줄 계획이라도 짤 셈인가?
나: ...
K: 아닌가~?
나: 사람 그렇게 내려다보지 말랬어, 기분 나쁘다고.
K: 흐음~ 아니면.
나: ...
K: B가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나~?
350
시발
351
K 진짜 감 쩐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52
K랑 스레주 짐승같은 촉이다 레알 아니 어떻게 저렇게 알아듣지?ㅋㅋㅋ
353
>>352
표정같은거 보고 알아챈거 아님?ㅋㅋㅋ
둘이 서로 모르는 거 없댔잖아
354
>>353
하긴 그랬을 수도 있겠네. 그런데 소름끼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가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나 ← 라니 ㅅㅂ 내가 스레주였으면 K 머리 와플기계로 내리쳤다
355
>>354
왜 내리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56
>>355
감히 나의 계획을 알아챘겠다! 알아챘겠다! 하고ㅇㅅㅇ
357
여기서 뜸 들였다간 정말 완전히 계획을 들킬 게 분명했으므로 한 발 물러서기로 했다.
나: K 그렇게 안봤는데 꽤 자신감 넘치네. B가 널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358
>>>>>한 발 물러서기로<<<<<
359
한 발 물러선게 아니라 칼로 K 가슴을 찌른것같은데
360
한 발 물러선다며! 물러선다며!
361
아냐 다음 말을 기다려보자 얘들아
362
K: ...
나: 왜. B가 널 좋아한다고 할 줄 알았어 K?
K: ㅋㅋ농담해본거야
363
K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게 보인다... 시대의 눈물이 보인다고...!
364
농담해본거야 ← 이거 왜 이렇게 슬프냐ㅠㅠ
365
>>364
농담이 아니니까 슬프지 ㅅ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66
K: 그럼 왜 물어봤어, 스레주? 그것도 아니면.
나: 말했잖아, 궁금했다고. B가 널 좋아한다면 어쩔 거야?
K: 으음~
나: 으음 같은 거 안 받아. 바로 딱 떠오른 생각 있을 거 아냐. 그걸 말해보라고.
K: 으음~
나: 안 받는다니까.
K: 그래도 고백 안 해.
367
왜
368
어째서
369
좀 알것같기도 하고...
스레주가 A한테 말한 것 같은 이유들 때문 아니야? B 실업팀 지망같다며.
그럼 게이인거 엄청 방해일걸? 실업팀 가기 전에 게이인거 털리면 이도저도 안 되지.
회사에서 게이 인증된 선수를 뽑겠어? 무슨 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370
>>369
운동선수들 중에 게이라는거 밝힌 사람도 별로 없지 않아?
연예인이면 모를까 확실히 운동선수는...
동성들 득시글한 곳이잖아.
371
게다가 K 스레주가 적어준것만 보면 꽤 현실적인 성격인것같으니까...
372
나: 왜?
K: 왜냐니? 그야 싫으니까. 고백 안 할 거라고 했어. 어떤 경우에도 변함 없어, A를 질투하지도 않아. 좋아한대서 꼭 고백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스레주. 고백하지 않고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어.
나: 쌍방이 되지 않잖아, 그러면? 고백하면 쌍방이 될 수도 있는데.
K: 나, 별로 쌍방 바라는 건 아닌데.
나: ...
K: 보통 사랑하면 쌍방을 생각하긴 하지, 나도 알아. 그런데 내가 별로 바라지 않아. 걔가 나를 좋아한대도 마찬가지야. 나, 딱히 걔가 게이 아니라서 고백 안 한 건 아니거든. 여러가지가 걸려서 고백 안 한 거지. 걔가 게이 아닌 건 그 이유 중 10% 정도에 불과해.
나: 만약 B가 먼저 고백해 온다면?
K: 너 오늘 집요하네. 무슨 일 있었어? 누가 나나 B에 관해서 뭐라 하기라도 했나?
나: B가 거기 왜 들어가
K: 아니 하도 B 얘기를 하길래...
373
B가 거기 왜 들어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74
스레주 꾸준히 B는 제외시키려 하고 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75
역시 K 프메아빠
376
>>375
아빠 아니라 했고
377
나: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라고. 난 사랑 같은 거 해본 적 없으니까
K: 아~ 맞다 그랬지. 우리 스레주도 얼른 사랑을 해봐야 할 텐데~ 반에 맘에 드는 여자애 없어? 게임 말고
나: 없어. 말 돌리지 마.
378
이 와중에 >>>>>게임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스레주 우리 동족이 맞긴 맞구나 크흡
379
이렇게 보면 K가 스레주 아빠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80
스레주 진짜 칼같이 퇴로 차단해댄다ㅋㅋㅋ
그런데 K 말하는거 보면 왜 스레주가 저렇게 직구 던지는지 알 것도 같음. 틈만 있으면 빠져나가려고 드네.
그것도 엄청 자연스럽게, 상대 위주로 얘기하면서.
저런 타입은 추궁하기 힘들지~
381
>>380
ㅇㅇ게다가 내 위주로 얘기하니까 까닥하면 그냥 얘기하게 됨ㅋㅋ
사람은 원래 자기 위주로 돌아가는 거 좋아하는 동물이라 말이야...
어쩜 B도 K가 자기 얘기 잘 들어줘서 좋아하는건지도?
382
>>381
그건 아닐거임. K는 B랑 여러모로 잘 맞아.
물론 K가 사람들한테 잘 맞춰주는 것도 있긴 한데
383
>>382
그게 그거잖아ㅋㅋㅋ K가 자기 얘기 잘 들어줘서.
뭐 하긴 사람 좋아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으니까
384
갑자기 너무 우중충해졌어... 분명 방금 전까지는 스레 종결났다! 였는데...
385
>>384
종결나긴 개뿔 더한 미궁속으로
386
멀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387
>>386
쓸데없는 상황극 안 된다 했지ㅇㅅ"ㅇ
388
>>387
상황극 아니었거든 그지같은 놈아 드립이었다고! 멀더 뒤에 공간 있다고!
389
K는 조금 피곤해보이는 얼굴로 웃다가 말했다.
K: 안 받아줄 거야.
나: B가 너 아니면 안 된다 하더라도?
K: 걘 나 아니어도 되는 애야, 스레주. 무의미한 가정하지 말자.
390
아...
391
이거 전ME오열감 아니냐...
392
K 대체 왜 이렇게 애가 현실적이고 우중충한거냐 스레주 넌 아냐
393
>>392
우중충하지 않거든
394
스레주! 스레주가 만화와 게임을 하며 얻은 꿈과 희망을 K에게 좀 나눠줘!
395
>>394
그런 류 취향 아니라 안 하고 안 봤고
396
K: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스레주.
나: 응
K: B랑 나를 이어줄 시도 같은 건 하덜덜도 마. 별로 바라지도 않고 걔한테도 좋지 않으니까. B는 말이야,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타입이거든. 아마 내 감정을 알게 된다면 금세 휩쓸려 넘어 올 거야...
나: ...
k: 호감도 꽤 전염되기 쉬운 감정이라고 여겨, 나는. 그러니까 하지 마.
나: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없는 호감이 호감 접한다고 생기진 않아.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K: 역~시! 스레주, 너 나랑 B 엮어줄 생각 만만이었구만!ㅋㅋㅋ됐어, 필요 없어. 쓸데없는 수고하지 마.
나: 하지만 감정을 썩힌다고 뭐가 되지는 않잖아. 부딪혀라도 보지 그래.
397
왜 스레주가 계속 직구만 던지는지 진짜 알겠다ㅋㅋㅋ
잘 빠져나가고 잘 치네. 직구 던져도 되는 스타일이긴 하다
398
>>397
문제는 본인 HP도 같이 던져버린다는 점일까나ㅇㅅㅇ`
399
>>398
맞아 꼭 피토하면서 얘기하는 사람 보는 느낌... 수명 닳는 거 보여...
400
K는 계속 땅만 쳐다봤다. 그렇게 자신없어 보이는 K는 오랜만이었다.
사실 거의 처음이었어, 내가 아는 K는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어깨에 힘 딱 들어가 있는 사람이었거든.
져도 당당하고 이겨도 당당하고. 어느 순간에도 굽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그렇게 힘없이 늘어져있는 거 보니까 갑자기 울컥, 하고 뭐가 자꾸 솟는 게.
너무 억울한거야, 내 친구가 뭐가 못나서. 게다가 B도 K를 좋아한다는데 왜 안 받아 들이고.
순간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고, 혹시 K는 B가 자길 좋아하는 것도 일찌감치 알아챈 게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벽을 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얼굴을 보니까 그건 아닌것같더라, 아는 사람의 얼굴은 아니었어.
답답하더라고, 내가 포기하라 했던 건 하나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왜 도전해 보라는 건 포기하려 드는지 모르겠어서.
한 번 쯤은 부딪혀봐도 되잖아, 그렇게 좋아하는 거라면.
401
스레주 말도 이해는 가는데 K 입장도 이해 가서...
K는 좀 희생적인 사랑을 하는 타입인듯...ㅇㅅㅇ`
402
401 말이 맞아.
보니까 자기한테 피해가는 것보단 장차 실업팀 선수가 될 B한테 피해가는걸 더 두려워하는거같은데 아무리 봐도 빼박 희생하는 타입...
고백하라해도 안 할 걸? B가 고백해도 당연히 거절하겠지, 저런 마인드면...
본인 마인드가 저러면 진짜 어쩔 수 없을거같은데. 그냥 포기하는게 어때?;
스레주 힘만 들고 끝날듯;
403
>>402
그런데 저러다 K 속병 들 것 같지 않냐?
그것보단 그래도 조금이라도 사귀어보고 현실에 부딪혀보는 쪽이 나을 것 같은데.
아닌가?
404
>>403
현실에 부딪혔다가 개깨지는 수가 있어.
존나 안 좋게 부딪히면 어쩌게? 아웃팅 당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차라리 그럼 안 사귀느니만 못하지.
405
>>403
글쎄?ㅇㅅㅇ; 현실에 부딪혀서 개박살날지도? 인생도 걔네 정신도.
좀 무서운 소리긴 한데 현실이 녹록하지는 않잖아.
난 오히려 K가 좀 현명한 거 같기도 해. 미리 문제 차단하려는 거잖아.
고등학생 답지는 않아도...
406
>>404, 405
왜 꼭 문제가 생길거라고만 생각함? 안 들키고 잘 사귈 수도 있지;
내 주변에도 안 들키고 잘 사귀는 애들 있거든? 물론 걔네도 현실 겪긴 했는데 잘 극복했다고.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도 아니지 않나?
407
그런데 우리가 이래봤자 선택은 K 몫이니까...
내가 봤을 땐 B는 별 문제가 아닐거같은데 K가 문제일듯ㅇㅇ
존나 단호박인데? 심지도 굳어보이고.
스레주가 어떻게 설득할 지는 모르겠는데 쟤 마음 바꾸기 힘들듯
408
>>407
222게다가 스레주 계속 K 단념시키고 싶어했잖아ㅋㅋ
이 정도면 단념시키려 노력할 필요도 없겠네.
그냥 본인이 알아서 단념할 것 같은데??
409
>>408
아닌데? 내 말을 못 알아들은 모양인데 난 K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가고싶다 그랬다.
단념시키고 싶다는건 내 소망이고 K가 행복해지는 방향은 아니잖아.
그리고 이건 단념도 아냐, 묻는 거지. 묻어봐야 맘 썩기밖에 더 하냐고.
썩은 물에서는 고기 못 살아, 죽은 연못이 된다고. 사람도 마찬가지야. 썩은 감정 있는 맘에서는 새로운 사랑 못 자라.
단념을 하든 울든 해야 하는데 걘 아무것도 안 하려 한다고. 그게 뭐가 단념이고 포기야.
차라리 단념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네.
410
>>409
K가 뭐랬는데 이렇게 격분한 거야, 스레주?
411
K는 결국 이렇게 말했다.
K: 새로운 감정의 양분이 되겠지.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아, 다들 이런 사랑 한 번쯤은 하잖아? 안 그래, 스레주?
나: 그러기야 하겠지. 그런데 너처럼 답답하게 굴지는 않겠지.
K: 답답하게 구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거야.
나: 현실적? 우유부단하고 답답한 것도 요즘엔 현실적이라 하나보지.
K: 내 어디가?
나: 몰라서 물어, K?
K: 몰라서 물어.
나: 그럼 생각해. 나한테 묻지 말고.
412
스레주 너무 애를 낭떠러지에서 밀어버린 거 아니냐
413
존나 무섭다고 이거
414
방금 전에 스레주 '둘만 있어서 좀 무서웠는데' 라고 하지 않았었냐ㅇㅅㅇ;;;
415
>>414
오던 괴한도 스레주 서슬에 놀라 도망갈 기세
416
>>414
어쩔 수 없잖아. 답답하게 구는데.
417
>>416
답답하게 굴면 그렇게 낭떠러지에서 밀어버리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18
>>417
감정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자기가 깨닫게 해야지.
그러려면 생각하게 해야 하고.
419
그래서, 스레주는 이제 어쩔 생각이야? K가 저렇게까지 나왔는데.
포기할 거? 아니면?
420
작전 변경하기로 했어.
421
>>420
역시 단념시키는 쪽으로? 하긴 별 방법이 없긴 해
422
무조건 K와 B를 사귀게 한다.
423
예?
424
왜 갑자기 결론이 그쪽으로...?
너 B 안 좋아하잖아??
425
모두 속지 마라 이건 스레주의 함정이다!
그런데 왜?
426
K가 정말 썩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건 안 되지.
마침 맞짝사랑이니까 사귀게 할거야.
427
>>426
마침 맞짝사랑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할 셈이었냐
428
>>427
그래도 사귀게 했을 거야
429
이쯤되면 스레주 터미네이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30
>>429
터미네이터는 감정 조종하진 않았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31
이제 될 대로 돼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스레주 님만을 믿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레주가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해줄거야 난 믿어
432
스레주, 그런데 A한테는 연락했어?
벌써 밤 12시 가까이 되긴 했는데...는 아니야 스레주 지금 내가 한 말 잊어 당장 잊어 설마 지금 연락할 셈은 아니지
433
>>432
그렇게 매너없는 인간은 아니다. 연락할 생각없어.
내일 아침 연습가면서 연락하려고ㅇㅇ 그쪽도 나랑 비슷하게 연습 가는것같고.
434
아, 그러고보니 스레주 고딩이었지ㅇㅅㅇ; 존나 고딩같지 않은 대화들 보다가 스레주 나이 까먹을 뻔ㅋㅋ
지금 자야하지 않아? 내일 연습 간다며ㅋㅋ
빨리 자! 키 안 큰다!
435
>>434
시끄러 키 얘기하지 마
436
그래 스레주! 얼른 자는 게 좋겠다.
내일 와서 또 얘기해 줘! 내일 안 오면 안돼!
437
잘 자, 스레주! 좋은 꿈 꾸길 바라!
438
너희 왜 다 나 보내려 하는데
439
>>438
한 번 쯤은 우리가 널 당황시켜야 하지 않겠냐
440
>>439
알았어. 잘 자
441
잠깐만 스레주 이렇게 가 버리는 거냐
442
미친 진짜 갈 건가 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43
잠깐 다들 아무 말 하지 마봐
444
진짜 간것같은데
4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레주 진짜 골때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존쿨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46
그럼 우리도 이만 자러 갈까
447
엩 너희 자러 가게?
448
>>447
그럼 주인 없는 스레에서 뭐하게ㅇㅅㅇ; 자리 펴고 놀 순 없잖아ㅇㅅㅇ
449
그런데 K랑 B 잘 될까? 스레주 없을때 해야지 이런 얘기는...
난 K가 저 정도 철벽일 줄은 전혀 몰랐어서...
알았으면 시도해보라는 말 안했을듯
450
>>449
사실 나도... 난 그냥 보통 고등학생 짝사랑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깊어서;
솔직히 좀 당황스럽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스레주 어른스럽고 똑똑하니까 잘할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K 눈치가 너무 빠르고...
451
>>450
사실 지금 B가 고백한다 해도 스레주가 부추긴 거라고 생각하고 거절할 확률도 있어.
이거 진짜 최악이지 않냐;
차라리 안 건드리는 쪽이 나았으려나?;
452
>>451
그랬으면 아예 커밍아웃도 안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스레주가 좀 찔러서 이 정도라도 분 것 같은데
453
시발 불었다가 뭐냐 불었다가 귀여운 고딩한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54
>>453
귀여운 고딩(185cm, 17살, 험상궂게 생김)
455
>>454
굳이 알려주지 말래? 내 안에서 K는 감수성 고딩이니까?
456
농담 아니고 난 진짜 걱정이다.
B랑 K 잘 맞아보이긴 하는데 사실 상극일것같아; 타입이 말야.
스타일이 전혀 다를 것 같은 그런 느낌??
잘 될지 모르겠네. 친구로서의 연마저 끊길지도...
457
>>456
야 너무 비관적인 말하지 마...ㅠㅠ 잘 되길 바라야지...
458
갑자기 촉촉한 스레 됐네
459
>>458
야한 말하지 마
460
>>459
어디가 야한데
461
>>459
촉촉한 초코칩 쿠키 보고 눈 가릴 새끼네
462
가끔 저런 음란마귀들이 하나씩 있더라 여기서는 쟤인듯
463
스레주 자러 갔는데 우리끼리 계속 달리는거야?ㅋㅋ
464
스레주 왔는데 스레 갈려 있고 막
465
>>464
야 이건 아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러 가자 우리도. 스레 잠깐 가라앉혀두자ㅋㅋㅋ
466
스레주 내일 할 얘기 많으려나? 많겠지?
467
그런데 내일은 K한테 B 얘기 못하지 않으려나?
오늘 그런 식으로 끝났는데.
468
>>467
너 스레주를 뭐로 보는 거냐? 우리 스레주는 그런거 신경 안 쓰는 쿨남이거든
469
이 스레의 쿨남 정의 뭔가 잘못되어있다
470
일단 난 자러 간다! 헐 그나저나 벌써 470이네 오늘 갈았는데ㅇㅅㅇ;
471
스레주가 너무 폭풍같아서 그래... 나도 자러 감
472
뭐야 너희 다 리얼충이냐 왜케 일찍 자러 가ㅠㅠ
473
>>472
저래놓고 다 다른 스레 가서 놀걸
474
>>473
좋은 말로 할 때 우리 집에 달아 놓은 CCTV 떼라
475
야 진짜 레스 달지 마! 가라 앉히자! 잘 자라!
-
479
굳모닝~ 스레주 왔어?
480
존나 파리지앵같은 인사다 잘 잤냐
481
으 회사 가기 존나 싫어 고딩들 연애 얘기 들으면서 가야지
482
>>481
아직 연애 시작도 안 했거든 ㅅㅂ
483
>>482
사실 난 미래에서 왔다 이 둘 연애할 거다
484
>>483
그랬음 좋겠다... 잘 됐음 좋겠네
485
그나저나 스레주 진짜 언제 오냐ㅇㅅㅇ`
486
A랑 얘기 중인 거 아냐? 오늘 아침에 A랑 얘기한다 그랬었잖아 어제
487
>>486
아님 연습중일지도~ 보통 운동부들 연습 일찍 시작하니까
488
느긋하게 기다려보자고~ㅋㅋㅋ 스레주 고딩이잖아ㅋㅋㅋ
스케줄 변동 있을수도 있지.
489
A는 스레주한테 뭐 듣고 움직이려나?
아직 입 못 맞췄으니까
490
>>489
그렇지 않을까? 무작정 물어 볼 수는 없잖아ㅋㅋ 아 빨리 스레주 왔으면 좋겠다
491
왜 이렇게 번호가 밀렸어?
492
스레주야?
493
스레주???
494
응. 연습 지금 끝나서 왔는데 번호 엄청 밀렸네. 벌써 500이잖아
495
미안... 어제 우리가 너 가고 너무 신나게 달렸어
496
>>495
읽어야 해?
497
>>496
ㄴㄴ 읽을 필요 없음ㅋㅋㅋ 걍 잡소리였어.
연습은 잘하고 왔어?
크으 이럴 때마다 스레주 운동부 고딩이라는거 자꾸 깨닫게 된다
498
>>497
깨달을 필요 없고
499
A랑은 얘기했어? A는 B한테 물어봤대?
500
>>499
아니, 아직 안 물어봤대. 내 얘기 듣고 전략 짜기로 했다나봐
501
전략이라니 존나 전문적이다
502
A 진짜 어떻게 된 고딩이냐
503
>>502
사실 스레주부터가 보통 고딩은 아니지... K도 그렇고...
504
>>503
인정합니다 반박불가
505
A한테 어제 있었던 일 다 얘기해 줬어?ㅠㅠ
506
오늘 나눈 대화 내용 대충 적어 볼게.
폰이고 수업시간이라 좀 짧게 짧게 쓴다.
507
>>506
수업 들으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08
선생님한테 안 들키냐
509
다시 말하지만 나 공부 잘하니까 괜찮고
510
뭔가 스레주한테서 엘리트의 향기가 나...
왠지 나중에 상사로 만나게 될거같아
511
>>510
불길한 소리 하지 마...
512
A도 나처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에서 나온 모양이었다. 내가 전화하니까 바로 받더라고.
조금 긴장한 목소리였다.
그래서 그냥 바로 본론 들어갔다.
513
난 이제 스레주의 돌직구가 기다려지기 시작했어...
514
>>513
이게 길들여진다는 걸까ㅋㅋㅋ
515
>>514
네가 돌직구를 예고하면 난 두 레스 전부터 설레기 시작할거야... 어서 날 길들여주렴...
516
>>515
징그러운 소리하지 말고
517
A: 안녕하세요, 스레주 씨. 무슨 일이신가요?
나: K한테 마음을 물어봤는데요. 그것 때문에 전화드렸어요.
A: 벌써 물어보셨다고요?
518
A 놀랐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19
우리 스레주가 얼마나 속전속결맨인지 A도 몰랐던 거겠지... 스레주의 스피드를 맛보아라? 우아아아앙?
520
나: 네.
A: 그... 그렇군요. 어떤 질문을 하셨나요?
나: B 씨가 널 좋아하면 어쩔거냐고.
A: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은 안 하셨나요?
나: 먼저 고백해오면 어쩔거냐고.
A: 그래서 뭐라시던가요?
나: 고백 안하고 안 받아줄 거라던데요.
A: 아니 왜죠??
521
저희가 묻고 싶습니다 A 선생님. 왜일까요?
522
너무 현실주의자라...
523
A: 고백을 안하신다는 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 B 선배가 고백하는 건 왜 안 받으시죠? 저희 B 선배 고백에 뭐 묻었습니까?
나: K는 B 씨를 좋아하는데요...
A: 압니다. 아니까 드리는 말씀이에요! 왜 안 받으신다는 겁니까? 서로 좋아하잖아요
나: 미래를 걱정하는것같던데요, 어제 제가 말했던 것과 비슷한 이유로.
A: 하아?
나: K는 생각이 깊거든요, 한숨 쉬지 마시죠.
A: 하
나: 혀 차는 거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524
싸우지 말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25
니들 왜 싸우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26
약간 학부모회 알력 다툼 보는것같다 으어
527
>>526
학부모냐
528
>>527
ㅇㅇ애 아빠. 애 둘임...
저번에 아내 대신 학부모회 갔다가 죽는줄
529
>>528
와 그래도 학부모회 대신 가주고 좋은 남편이네ㅇㅅㅇ 보통 아빠들 그런 데 안 가잖아
530
>>529
좋은 남편이라기보단 그냥 해야하는 거니까?ㅋㅋㅋ
맞벌이거든. 시간 되는 사람이 가야지
531
A: 미래가 어때서요? 저희 B 선배는 미래도 창창한데.
나: 창창해서 문제예요. 그 창창한 미래에 자기를 넣기 싫다는 거예요,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 게이 연애는 미래에 방해니까
A: 하... 옆에 K 씨 계십니까?
나: 없는데 바꿔 달라 하시려고요?
A: 아니요, 계시면 제대로 얘기할 수가 없으니까.
나: 어차피 걔 제가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아요. 어제 들통났어요
A: 아니?
나: 원래 눈치 빠른 애잖아요.
A: 그렇긴 하죠. 어쩔 수 없네요.
나: 그렇죠.
A: 답답해졌네요, 일이.
나: 그렇죠.
532
고등학생들 대화가 왜 이렇게 깊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에 바둑판 놓여있다 해도 믿겠네
533
A 단념 존나빨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34
나: 그래서, B 씨한테는 뭐라고 말하실 셈이세요?
A: K 씨랑 하신 대화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그래서 어제 한 대화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다 읊어줬다.
그랬더니 한숨쉬더라.
535
한숨이 날 수밖에 없지 존나 개철벽인데
536
나였으면 당장 C학교로 달려가서 K 멱살 잡았을듯...ㅋㅋㅋ...
537
나: 어떻게 말씀하실 건가요?
A: 글쎄요... 한 번 떠보고 그에 따라 방향을 바꾸죠.
나: 해 보시고 연락주세요.
A: K 씨 마음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스레주 씨.
나: 그럴게요.
538
진짜 학부모회잖아
539
>>538
그것도 그냥 학부모회가 아니고 회장단 학부모회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40
맞다 스레주, 연습하고 왔댔지?
K는 좀 어땠어ㅠㅠ? 뭐 기분 나빠보였다거나... 그런거 없었어? 상태 나빴다거나.
541
>>540
딱히 그런건 없었다. 평소랑 비슷했어.
약간 리시브 미스가 있긴 했는데... 그냥 조금 삐끗한 정도니까.
크게 문제는 없었다 할 수 있겠네. 아주 문제 없었던건 아니고.
542
충격이긴 충격이었나보네...
543
>>542
ARE YOU GAY+A 질투하냐+B한테 고백받으면 어쩔거냐를 한 큐에 다 처맞았는데 충격일만 하지ㅇㅅㅇ;
난 첫 번째만 들었어도 앓아 누웠을듯;
544
스레주 너 대하는 태도도 평소랑 같았어?
뭐 안 붙여주려 했다거나 그런 건 없었고?
545
>>544
그랬으면 진짜 K 성자 인정
546
>>544
딱히 그런 것도 없었다. 오히려 왜 오늘 자기랑 같이 학교 안 가려 했냐고 했다.
547
K 성자 인정합니다
548
K 진짜 성격 왜케 좋냐 왜 화 한 번 안내ㅇㅅㅇ;;;
존나 화낼 법한 상황에서도 존나 참고만 있네
549
K 위장병 없냐?
550
>>549
이 세상에서 의료 보험 제일 필요 없는 사람이고
551
어쨌든 그렇게 A하고 전화 끊고 연습하고 수업 듣는 중이야.
점심시간에 얘기하고 문자 주기로 했어. 아니면 전화주거나...
552
잘 됐음 좋겠네ㅠㅠ K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
553
>>552
안타까울 게 뭐 있어? 지가 지 인생 꼬고 있는 건데
554
>>553
스레주 K 친구지?! 친구 맞지요?!
555
>>554
친구 맞고ㅡㅡ 아니면 이런 스레 안 세웠지
556
스레주 오늘 점심은 누구랑 먹을 거야? K?
557
>>556
K. 오늘은 그냥 밥만 먹을 거다.
이제 트리거는 A가 가져갔으니까.
558
그래... 좋은 생각이야...
559
K한테도 쉬는 시간은 필요하지ㅠㅠㅋㅋㅋ어제 하루는 K한테 너무 폭풍같았을 거야...
560
나 수업 듣고 올게.
561
역시 우리 말은 1도 듣지 않는군
562
수업 잘 듣고 와!!!
563
오늘은 떠들지 말고 스레 가라 앉혀 두자!
564
점심 먹고 보자! 난 과장 보고 온다
565
>>564
과장 화이팅...
566
진짜 아무 말도 하지 마! 스레 가라앉혀둔다!
-
570
점심 다들 잘 먹었냐?
571
>>570
잘 먹었는데 스레주가 안 옴
572
뭐 전화하고 오겠지
573
A도 존나 인텔리 섹시인데 어떤 말했을까 B랑...
떨려ㅠㅠ 존나 긴장돼 존나 손에 땀 찼어 시발
574
>>573
너도? 나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난 등에도 땀남 시발 땀쟁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75
벌써 1시 반인데... 고딩들 점심시간 끝났을 즈음 아닌가
576
>>575
전화하고 온다니까 좀 더 늦을 수도 있겠지...
난 그냥 기다려볼란다ㅋㅋㅋ안 오지만 않으면 돼ㅋㅋㅋ
577
>>576
222ㅋㅋㅋㅋㅋ맞아 안오지만 않으면 됨ㅋㅋㅋ스레 마무리만 짓고 가달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78
>>577
잠수는 안 탈 거거든.
579
스레주 왔다!!!
580
스레주 점심 맛있게 먹었냐!!! 어서 와!!!
581
K랑 점심 먹고 부실에서 게임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582
시발 존나 다 무시하고 본론 들어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83
이와중에 막간을 이용해 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84
A: 안녕하세요, 스레주 씨. 점심 잘 드셨습니까?
나: 네, A 씨는요?
A: 저야 늘 잘 먹지요. B 씨랑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K 씨는 오늘 어떠셨나요?
나: 평소와 같았습니다.
A: 다행이군요. 그 맘도 평소와 같을지는 의문입니다만.
585
A 존나 담담하게 말 무섭게 하네
586
나: K의 상태는 제가 제일 잘 알아요. 괜찮았습니다.
A: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B 선배와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B 선배와 대화한 걸 녹음했거든요.
나: 들려 주시겠습니까?
A: 그러려고 한 겁니다.
587
>>>>>녹음했거든요<<<<<
588
B 괜찮은거야?! 저런 후배 옆에서 괜찮은거야?!
589
>>588
A 없으면 안되는 사람은 B고
590
시발 무시무시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는 녹음된거 아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91
나도 핸드폰 녹음 기능을 켜놓고 들었다.
혹시 일이 잘못될지도 모르니까.
592
나 이제 얘네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593
>>592
이제야? 난 한참 전부터 무서웠다
594
이렇게 치밀하고 똑똑한 고딩들이라니 아직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
595
>>594
긍정적인 새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96
혹시 K가 들어올까봐 자리를 옮겨서 듣기로 하고 잠시 양해를 구한 뒤 정말 아무도 안 오는 폐건물 쪽으로 갔다.
사실 폐건물이라기보단 재건축하기로 해서 잠시 폐쇄해놓은 곳인데 으스스해서 정말 아무도 안 오거든.
597
>>596
안 무서웠어? 그런 데 낮에도 존나 무섭지 않냐ㅠㅠ 막 오한들고 어둑어둑하고;
598
>>597
별로? 원래 가장 무서운 건 인간이니까
599
>>598
뭐냐 이 철학적인 답은
600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누구 있는지 보려고 건물 입구 쪽을 한 바퀴 돌았다.
없더라고. 정말 개미새끼 한 마리조차 없었다. 담배피러 온 애들도 없었고...
얘기하기 정말 좋은 장소였어. 앞으로 애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들어줬으면] 내 친구가 짝사랑 중이야 [좋겠다] 5
1
아 시발 내가 스레 세웠다 씨발!
2
씨발 뜨자마자 들어옴 야 시발 스레주 소환해
3
전 스레 계속 올라오잖아 아 이리로 오라고 멍청이들아
4
도로시들이 집 잘 못 찾아올 수도 있지 ㅅㅂ 은구두로 바닥이라도 세 번 치라고 알려주든가
5
전 스레에 주소를 남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로 옮겼다고
6
꼭 그거 같다 어느 날 자취방에서 돌아왔더니 집이 주소도 남기지 않고 이사 가 있었습니다
7
>>6
경험담 아니지?
8
>>7
그 정도로 매정한 집에 안 산다
9
>>8
뭐 나중에 일어날 수도 있어
가령 6이 너무 낡은 니트가 돼서 집에서 필요없다 판단했을 때
10
>>9
시발 6을 진짜 무슨 니트 티 취급하고 있잖아 이 자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
야 그런데 정작 오즈의 마법사 왜 안 와
12
스레주 진짜 아직도 전 스레에 있는 거 아냐? 누가 스레주 좀 불러 봐
13
전 스레에 주소 남기고 왔어 스레주 오겠지?
14
안오면 안 되지ㅠㅠ 지 스렌데ㅠㅠ
15
>>14
자기가 세운 스레 아니라고 안 올지도...
16
>>15
인간적으로 좀 와 줘라... 그런데 누가 판 바뀌면 정리한 거 들고 온다 그러지 않았었냐
17
>>16
그게 지금 중요하냐 게다가 그거 이미 필요도 없어 관계도 다 바뀌었잖아
18
맞아 K 순정 짝사랑남에서 맞짝사랑 받으면서도 모르는 눈치0맨 돼버렸다고
19
>>18
그런데 그렇게 치자면 전부 눈치없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 엄청 티 잘내는 성격이었을 것같은데 아무도 눈치 못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
스레주 제발 빨리 와 줘 나 손톱이 없어지겠어
21
>>20
스레주 오면 불러줄게 밥 먹고 와라
22
>>21
지금 9시 넘었거든요 밥은 무슨 밥이야 엄마!
23
>>22
얘가 엄마한테 말버릇이 이게 뭐니!
24
>>23
엄마는 날 몰라! 내 상태도... 내 지방의 상태도 모른다고!
25
아 여긴가
26
25 스레주야?!
27
>>25
스레주?! 스레주야?!
28
스레주 왔다!!!
29
저 이상한 상황극 때문에 뒤로가기 했다 왔고
30
이제 이 스레에선 상황극 금지다 알겠냐
31
니트들아 나 관계도 정리해왔어 관계 바뀐게 많아서 예전에 정리해둔거에 사족 좀 붙여왔다ㅠㅠ
스레주: 쿨계 미소년. 뭐든지 귀찮아하는데 K의 연애에만은 발 벗고 나서는 이 시대의 진정한 의리남. 배구부 세터. 머리 똑똑하고 상황판단능력이 좋음. 멋있음.
K: 이 시대의 순정남. 배구부 주장이고 MB. 180 넘고 상냥하고 야한거 좋아함. B를 짝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맞짝사랑이었다! 이 시대의 멘탈 탈고딩
B: 정신 사납고 배구 잘하는 옆학교 배구부 주장. 역시 180 넘음. K의 짝사랑 상대인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 맞짝사랑 중이었다! A의 극진한 보호 받고 있음.
A: 이 시대의 탈고딩. 쿨계 미소년2. 회장님 아들 같다. B 보호자. 팬클럽 있고 공부 잘함.
F: 도에서 제일 리시브 못하는 에이스
이 정도면 되지???
32
>>31
F 울겠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F한테 왜 이러는 거야
33
>>32
난 스레주 설명대로 요약했을 뿐이다
34
스레주 왜 또 조용한 거야 또 뒤로가기 한 건 아니겠지 여기 니 스레 맞아 제발
35
>>34
이 자식 너무 간절하다 하지만 나도;;; 스레주 어디 간 거야;;;
36
나 여기 있어. 폰이라 늦는다 했고
37
>>36
죄송합니다
38
스레주 집 멀어? 버스 타고 꽤 오래 이동하네
39
>>38
여기서는 좀 멀어. 집 가는데 한 40분 걸려.
어머니께는 늦는다고 말씀드렸으니까.
세 역 뒤에 내릴 거야.
옷 갈아입고 씻고 올 테니까 기다려.
40
스레주한테 대기 훈련 받는 기분이다
41
나 이제 우리집 개한테 먹을걸로 장난 안 칠래...
42
>>41
나도... 우리집 개가 지금 내 꼴이었겠지...
43
>>42
하지만 니네집 개는 귀엽기라도 했겠지 우리는
44
>>43
스톱 더 이상 말하지 마라
45
저번 스레에서처럼 그냥 따로 적을 말 없으면 그냥 대화만 올릴게.
46
ㅇㅇ! 스레주 편한대로 해!
47
그런데 A 말하는거 섹시하지 않냐 그냥... 섹시해;
뭔가 날 바치고 싶어짐; A 날 가져요!
48
>>47
걍 몇 년 있으면 쟤 회사에 우리 인생을 바치게 될것같은데ㅇㅅㅇ; 돈 받으면서
49
>>48
A 회장 아들 확정이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0
>>48
그건 바치는 게 아니라 갈아넣는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1
나: 지금 이게 무슨 소리예요?
A: ...? 당신이 아는 그 소리요.
A: 나는 지금 B 선배가 K 씨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전 스레 마지막 복붙
52
>>51
아니 스레주 우린 복붙이 필요 없어 이미 외울 정도로 읽었다고
53
222 맞아 시발 다음을 달라고
54
스레주 너는 지금까지 우리가 전 스레 마지막 부분을 읽은 횟수를 아는가!
55
>>54
왜 알아야 하는데
56
>>55
모르셔도 됩니다 스레주 님.
57
한동안 정적이었다. 가쓰오부시만 열심히 날렸음.
나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고 A는 내가 말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58
진짜 A 얼굴만 미남인게 아니고 멘탈도 미남이다ㅋㅋ다 기다려주고 있네
59
그러게 나였으면 짜증나서 밥 처먹었을듯
60
>>59
생각을 의식주 외 범주로 좀 넓혀봐 니트놈아
61
나: B 씨가... K를 좋아한다고요? 아니...
A: 뭐가 아닙니까? 맞습니다. 절 떠보려는 심산이십니까? 소용 없습니다, 전 각오하고 나왔습니다 스레주 씨. 어떻게 흔드셔도 꼼짝도 안 할 겁니다.
62
A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시작했잖아
63
스레주 A 찍으려고 갖고 나온 도끼 연못에 던져야할 판이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4
그런데 저기서 뭐라고 하냐; 애매하다
진짜요? K도 B를 좋아해요 대박 대박우연 이럴 수도 없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름 유리한 고지 점한 건데
65
나: 진짜 B 씨가 K를 좋아해요?
A: ...? 진짜라니까요. 알고 나오신 거 아닙니까?
나: 그런 사람이 K 엉덩이를 막 만집니까? 맙소사.
A: ...! 그건!
66
스레주 시발 폭탄을 막 빠따로 내리치고
67
맙소사 뭐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레주 진짜 아무데로나 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탱탱볼인줄
68
A: 그건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친구였을 때 버릇이 나온 것입니다.
나: 지금도 친구지 않습니까? 지금도 그러는데 애인 되면 얼마나 더 만지겠습니까?
A: 스레주 씨, 저희 B 선배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만지고서 실수로 K 씨 엉덩이를 만져버렸다며 K 씨가 자길 변태라고 생각하면 어쩌냐고 저한테 상담을 요청해오기도 했단 말입니다.
나: 상담을 한 10번 쯤 했겠군요.
A: 그걸 세고 계셨습니까? 놀랍군요.
나: 보통 친구끼리도 엉덩이는 잘 안 만지니까요
A: B 씨는 원래 스킨십이 센 편입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나: 그런 것 치고 당신 엉덩이는 안 만지던데요.
A: 아니, 저야 쳐내니까 그런 거고
나: K가 잘 못 쳐내는거 성격이라는 거 알고 자주 만진 거 아닙니까?
A: 얘기가 왜 그렇게 가지요?
69
A 말려들었냐
70
스레주 K가 B 좋아하는건 어떻게 말할 셈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야 B가 짝사랑하는거^^로 끝나겠다고!
71
>>70
이게 스레주가 원하는 진엔딩 아니냐 소름
72
하긴 1판서부터 스레주 주구장창 K가 B 단념하게 하고 싶다고 그랬었지 진짜 말과 행동이 너무 일치하는 스레주;
73
K를 위해서라면 덜 일치하는게 좋을텐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4
A: 그런데 스레주 씨, 정말 무슨 말씀을 하려 하셨던 겁니까? 지금 보니까 B 씨가 K 씨 좋아하는거 알았던 것 같지도 않은데요. 따로 하실 말씀이 있으셨습니까? 그럼 하세요. 하지만 이것 외에는 달리 하실 말씀이...
나: B 씨는 K를 정말 많이 좋아합니까?
A: ...음...
나: 대답해 주세요.
75
하긴 한 때의 불장난일 수도 있으니깐ㅇㅅㅇ;
76
다른 성별이면 몰라도 같은 성별이면 잠깐 사귀기도 쉽지 않지ㅇ~ㅇ 리스크가 너무 크니까.
도중에 발각되기라도 하면 학교 생활 귀찮아지고... 아무리 고3이라 할 지라도.
77
>>76
그런데 그 똑똑한 A가 그런거 하나 예상 안 했을까? 했을거 같은데.
그래도 말하는 쪽이 이득 같으니까 말했겠지.
아무 생각없이 말했을거 같지는 않은데.
78
>>77
맞아 뭔가 가능성이 있어 보이니까 말했거나 아님 B가 심각한 상태라거나 그래서 말했을듯ㅇㅇ?
79
A: 스레주 씨라 말씀드리는 겁니다. 스레주 씨 밖에는 이 상황을 해결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거니까 다른 분들께는 함구해주시기 바랍니다.
80
함구라는 단어가 나왔엌ㅋㅋ
81
예사롭지 않은 단어선택ㅋㅋㅋㅋㅋA 진짜 예사롭지 않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2
A가 B 지인이라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으면...
83
>>82
솔직히 커밍아웃 당할 가능성도 있었을듯ㅇㅇ; 끔찍하네
84
뻘한 얘긴데 K 진짜 잘됐다ㅠㅠ
운 좋게 상대가 게이에 심지어 맞짝사랑이라니 진짜 잘됐음...ㅠㅠ
더 이상 맘 졸일 일 없잖아
85
>>84
하긴 그건 그럼 이성 사이에도 맞짝사랑 드문데 동성 맞짝사랑이라니 이건 진짜 대박 확률이지.
K랑 B는 복받았다고 봐야됨ㅇㅅㅇ;
86
그런데 A도 꽤 눈치 빠른것같은데 K가 B 짝사랑하는걸 전혀 몰랐단 말이야?
존나 놀랍다 K 진짜 잘 숨기는듯ㅋㅋㅋ 거의 연기자급 아니냐
87
그런데 스레주 어디 갔냐 10분이나 지났는데
88
>>87
버스에서 내린 거 아님? 세 역 남았댔잖아
89
버스에서 내려서 집 간 다음에 옷 갈아입고 씻기까지 마치는 데에 몇 분 정도 걸리냐
90
>>89
난 한 40분 걸림
91
>>89
30분 정도?
92
30분 간 또 이렇게 버려지는 건가...
93
스레주 고딩이니까 이해해야지 시벌 학교 부숴버려
94
>>93
분조장왔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나도 왔다 시발 누구든 좋으니까 학교를 부숴줘요 이왕이면 오늘 밤에
95
우리 사실 도로시가 아니라 태풍 아닐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6
어쩌지 잠깐 스레 가라앉혀 둘까?ㅇㅅㅇ
우리끼리 계속 달리긴 좀 그런데
97
그래야 되나? 그런데 또 가라 앉혀 두기에는 텀 너무 짧지 않냐ㅋㅋ
30분~40분 정도인데
98
>>97
스레주가 목욕을 하고 올 수도 있잖아
99
가라 앉혀 두자ㅇㅇ
100
이러는 사이에 100레스가 되었습니다...
101
>>100
수확 없어...
102
지금까지 얻은 수확 뭐 있냐ㅋㅋㅋ
1. A가 스레주한테 말려 들었다
2. B가 K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정도인가?
103
A가 사태에 함구라는 단어까지 쓴거보면 진짜 꽤 진지하게 좋아하는것같지 않냐?
그러니까 B가 K를
104
>>103
알고보면 K>>>>><<<<<<<<<<<B일지도?
레알 이 경우면 존나 대박인데
105
B는 K의 어디에 반했을까?
106
>>105
친절하고 착하다니까 거기에 반하지 않았겠어?
키 180 넘는다며... 예쁘지도 않고
107
>>106
저기 게이들 취향이 다 그런건 아니거든? 레이디 비어드 같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이성애자 남자들도 무조건 작고 귀여운 사람만 좋아하지는 않잖아.
게이들 취향 하나에 놓고 보지 마. 외모가 걔 취향이었을 수도 있지
108
아 이러다 싸움 나겠네 또ㅡㅡ; 또 싸우게?
109
>>108
아직 싸움 난것도 아닌데 설레발 ㄴㄴ 좋게 끝날 수도 있지.
이런 레스가 분위기 더 망치는거 모르냐? 싸움방지꾼들 때문에 싸움 나는 때도 있다고.
110
>>107
음 이건 미안. 실수한것같음.
이런 쪽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들은거 말해 버렸네.
111
>>110
107인데 괜찮음
112
그런데 이 스레 이제 우리한테 상담할건 없지 않나?ㅇㅅㅇ
K가 B 좋아하고 B도 K 좋아하는거면 게임 끝났네... 더 얘기할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서로 선배들한테 연락해서 맺어주고 끝내면 되지
113
>>112
여태까지 봐온 게 있는데 사이다 결말 좀 봐야 하지 않겠냐 이제 결말 보려고 달리는거지 뭐ㅋㅋㅋ
원래 게임은 엔딩 보고 끄는 거다
114
>>113
이 경우엔 게임은 아니지만ㅋㅋㅋ
해피엔딩일것같으니까 이런 농담도 하고 하는 거지ㅋㅋㅋ
115
A 다음 말 너무 궁금해 왠지 난 이게 끝이 아닐것같음
116
>>115
나도 여기ㅋㅋㅋ
K 성격이 웬만하지가 않아서 더 갈지도?
맞짝사랑이어도 고백 안하려고 할 수도 있을것같아 K
117
>>116
불길한 말 하지 마라 레알 말이 씨가 된다고
118
스레주 빨리 왔으면 좋겠다 니트들끼리 노닥거리기도 피곤해
119
그러게 벌써 119고...
120
난 좀 쉬다 올게 스레주 오면 불러줘 ㅂㅂ
121
>>120
ㅇㅇ다녀와! 스레주 오면 불러줄게!
122
그런데 무슨 수로 부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3
>>122
뉴타입의 감으로
124
나 왔어.
125
120 돌아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6
들립니까 120? 여기는 화이트베이스입니다 돌아오세요... 화이트베이스입니다... 귀함하세요...
127
스레주 잘 씻고 왔어? 아예 좀 쉬고 오지 그랬어 오늘 피곤할 텐데.
128
>>127
연습 안해서 괜찮아. 연습한 거보단 덜 피곤해.
129
어디까지 얘기했지? 잠깐만 찾아보고 올게. 컴퓨터 켰어.
130
>>129
A: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용사여
131
A 갑자기 퀘스트맨 됐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2
그냥 폰에서랑 똑같이 할게. 말 더 써붙이기 귀찮아.
133
>>132
스레주 편한게 제일이지...
134
맞아 오래오래 달려서 제발 끝만 보게 해줘...
잘 해결됐다고 증발하지 말고...
135
나: 사태라니요?
A: 사실 당신이 불러내지 않으셨더라도 제가 불러냈을 겁니다. B 선배가 상사병 비슷한 거에 걸려버렸습니다.
나: 상사병?
A: 정말 이상하군요. 당신 B 선배가 K 씨 좋아하는 거 알고 저 부르신게 아니었습니까? 아닙니까? 마치 모든 말을 처음 안 것이라는 양 듣고 계시군요. 뭡니까?
나: ...
A: 저도 사실만 얘기하고 있잖습니까. 이런 데선 서로 진실만 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 당신이나 당신 팀 약점 잡으려는 거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그런 건 시합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으니까. 당신 팀 약점 많아요.
나: 당신 의외로 말 막 하는군요
136
스레주가 할 말 아니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7
K, ARE YOU GAY? 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긴 스레주가 막말러라는 평가를 하다니ㅋㅋㅋㅋㅋ
138
>>137
ARE YOU GAY도 아니었음 YOU ARE GAY였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9
A: 이번 말씀은 사과 드리겠습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나: 네.
A: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스레주 씨는 저한테 왜 만나자고 하신 겁니까? 지금으로 보자면 전혀 절 만나자 한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왜입니까? 이를 알아야 대화를 할 것 아닙니까.
나: 음...
A: 어디 가서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저와 B 씨 명예를 걸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둘 명예로는 부족하다 하시면 저희 가족 명예까지
140
B 명예는 걸지 말라곸ㅋㅋㅋㅋ왜 자기것처럼 걸고 있엌ㅋㅋㅋㅋ
141
B 명예 완전 싼 값이잖아ㅋㅋㅋ
142
모르는 사이 선배 때문에 명예 걸린 A 가족한테 심심찮은 위로를ㅋㅋㅋㅋㅋ
143
나: 음...
A: 스레주 씨, 정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이 A를 못 믿으십니까? 정말 함구하지요.
나: 사실 K도 B 씨를 좋아합니다.
A: B 선배한테만 말하면 안 될까요?
144
스레주 평생 안 말할듯 굴더니 결국 말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5
>>144
말 안하면 저쪽이 더 말 안 할거 같았고 어차피 말 안 해도 곧 알아챌 거였어서.
146
이 와중에 A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명예 걸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7
B의 명예는 이렇게 팔리게 된 것이다
148
우리 둘 다 한참동안 말하지 않았다.
A: ...네?
나: 네.
A: 그러니까 K 씨가 B 선배를 좋아한다는 말씀이시죠?
나: 네.
A: ...하...
나: 이제 식사하면서 말하실까요?
A: ...네...
나: 그런데 그 사태라는 게?
149
저 ...하... <-이거 진짜 만감이 교차하는것같닼ㅋㅋㅋㅋ
150
>>149
만감이 교차하겠지
B 상사병 걸렸다는데 사실 그게 걸릴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1
>>149
B 활발한 성격이라는데 상사병 걸렸으면 존나 티났겠지ㅇㅅㅇ; 내가 A라도 신경 썼을듯ㅋㅋㅋ
아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있겠냐 그 팀 에이스라며 잘못하면 경기 망하는데ㅋㅋㅋ
152
A: 상사병 말입니다. 상사병 비슷한 거에 걸리셨단 말입니다.
나: 저번 연습 시합 때는 괜찮은것같았는데요.
A: 저번 연습시합이 이 주 전이었나요? 아니죠, 그때는 저랑 B 씨만 오지 않았습니까. 그건 그냥 연습이었잖습니까, 시합이 아니라. 도대체 언제적 얘기를 하시는 겁니까?
나: 두 달 전
A: 그때는 당연히 괜찮았죠... B 선배가 자기 감정 자각한게 2주 전이니까요...
153
세상에 2주 밖에 안됐으면 진짜 한참 불탈때네
154
와 2주 사이에 상사병에까지 걸린 거야? 진짜 미치겠다
얘 금사빠 아님?
155
>>154
맞아 이 가능성도 생각해둬야됨 금사빠일수도 있음
나 아는 애도 성별 관계없이 이런거 느끼더라ㅇㅇ
이러면 나중에 K가 더 상처받을 테니까 이거 염두에 둬라
156
나: 그럼 상사병에는 언제 걸렸단 말인가요?
A: 2주 전에요.
나: 2주 전?
A: 네, 2주 전이요. 제가 집에 일 있다고 먼저 갔던 날 있잖아요. C학교에서 연습했던 날이요.
157
?
158
그거 스레주가 K 맘 알게 된 날 아녀?
알게 된 날 병에 걸렸다고?
159
미안, 지금 했던 말 떠올려서 쓰느라 좀 짧고 느려.
160
>>159
괜찮아 천천히 해...
라고 하고 싶지만 천천히 해라는 말은 이제 못 하겠다
161
괜찮아 최대한 빨리 해줘
162
A: 사실 그 전까지는 그냥 긴가민가한 상태였다고 해요. 저한테 말씀하셨던 내용을 봐도 그렇고요.
나: 무슨 얘기를 했었는데요?
A: 2주 전까지는 음... 그냥 그런 말씀을 하셨었어요. K 씨 엉덩이를 만졌는데 변태라고 생각하면 어떡하냐, K랑 둘이 있으면 가슴이 좀 떨리는데 어떡하냐, K랑 같은 학교였으면 좋겠다 등등...
나: 그런데 2주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A: ...
나: 말씀해 주세요, 아무것도 숨기지 않기로 했잖아요.
A: K 씨가 그 날 B 선배 유니폼 만졌다면서요.
163
시발 이 스레 2판째 달리면서 깨달은게 있는데 스레주는 진짜 덕후다 끊는 부분이 이렇게 정확할 수가 없다
164
>>163
222 존나 미연시 존나 여러번 해본 삘임 사람 똥줄 타게 만드는 그 스킬
165
스레주 넌 꼭 졸업하고 미연시 회사 가라
166
>>165
일반 회사 갈 거고
167
A: 그 날 B 선배가 거의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고. 그래서 무슨 일이냐 여쭸죠, 하도 패닉하시기에.
나: 울어요? 하?
A: 사람이 울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빡빡하시군요.
168
A 전력으로 B 보호하는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호자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9
A B 명예 어머니 인정합니다
170
그나저나 스레주 그놈의 하? 좀 어떻게 할 수 없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71
나: 도대체 왜 울었대요? 얘기나 들어봅시다.
A: 공격적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그러지 않아도 얘기할 거니까요.
나: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합니다만 역시 이해가 잘 안 가서요. 왜 울었지요?
A: ...
A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172
자기 자식들이 걸려있어서 그런지 둘 다 예민하구만
173
>>172
이런 딸 필요 없고
174
>>173
스레주 너무햇 K는 스레주의 보살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175
>>174
K 모르는 소리하지 마라 진심으로 때리고 싶어졌으니까
176
>>175
시발 스레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77
스레주 진짜 K 좋아하는것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78
>>177
친구니까 도와주는거고
179
A: 그날 거의 울면서 전화하셨습니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라면서요. ...까지 했었죠?
나: 네.
A: 휴...
나: ...
A: 그날 K 씨가 B 씨 유니폼에 얼굴 묻으셨었다면서요.
나: 그걸 봤답니까
180
B도 그걸 봤었어?? 시발
181
이거 진짜 B가 K 안좋아했으면 레알 배드엔딩 플래그였다
182
>>181
게이여도 될놈될...
183
나: ...
A: 그거 보고 순간 가슴이 덜컹했답니다. 쟤가 왜 내 유니폼을 만지지? 부터 시작해서 K 씨가 빨리 자기 유니폼 개기 시작하니까 쟤가 계속 내 유니폼 만져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까지 들더래요.
나: 왜 제 친구를 빨래 개기 기계로 데려 가려 하죠?
A: 그런 말이 아니잖습니까 왜 제 선배를 그렇게 보십니까? B 선배 그런 분 아니에요
나: 그래서요
A: 그리고 제 말 끊지 말아주세요. 제 말 다 끝난 뒤에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나: 가만 있을 수가 없는 말씀을 하시잖습니까.
184
둘이 싸웠냐
185
니네 둘이 그러면 어떡하냐 선배들 어떡하냐고ㅠㅠ
186
>>185
K는 내 선배 아니고
187
그런데 이 와중에 A의 B 실드가 너무 처절하고 완벽해서 울었다...
188
B 좋은 사람인가보다 좋은 후배 뒀네 A 같은 후배 흔치 않은데
189
A: 계속 그냥, 자기 옷 같은거 만져줬으면 좋겠더래요.
나: ...
A: 그때 알았대요, 자기가 K 씨 좋아하는 거. 그래서 그날부터 계속 상사병 앓는 중이에요. 학교에서도 K 씨 생각하고 집에서도 K 씨 생각나고 그렇대요.
나: ...
A: 사실 K 씨가 유니폼에 얼굴 묻었다는 얘기 듣고 혹시? 했었어요. 그런데 K 씨는 제가 잘 모르는 분이고 해서 단정짓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K 씨도 B 선배를 좋아하신다니...
나: ...
A: 지금 안 좋아하게 만들겠다는 생각하셨죠
나: ...
A: 스레주 씨는 미묘하게 표정이 많아요...
나: ...칫...
A: 칫 같은 소리도 하지 말아 주세요.
190
칫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1
스레주 진짜 무슨 짓이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 연애 좀 도와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조언 달라는 스레 아니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2
>>191
ㄴㄴ우리가 듣기만 하는 스레임ㅇㅇ
193
시발 드라마 작가도 사람들 얘기를 듣는 판에ㅠㅠ
194
A: 사실 그래서 오늘 얘기한건 그거 들으려는 생각도 있었어요. 먼저 털어놓으면 스레주 씨도 어느 정도는 얘기해주리라고 생각했죠. 승부수였어요, 의외로 스레주 씨도 지는 거 싫어하시니까요.
나: ...
A: 어때요, 이번엔 제가 한 수 위였죠?
195
A 엘리트 섹시미 쩐다 지적이야
196
레알 얘 현실고딩 맞냐 팬클럽 가입 아직 받냐
197
>>196
아저씨 가입 안됩니다
198
>>197
고등학교 졸업한지 10년밖에 안됐습니다 아저씨 아닙니다
199
>>198
세상에 3650일이나 지났네~! 벌써 그때 태어난 애가 초등학교 3학년이겠네!
200
>>199
시발 알았다 아저씨 한다
201
A: 하지만 지금부터는 저희가 함께 해결해야할 일이니까요. B 선배는 그 후로 수업에 집중조차 못하시고 계세요.
나: 원래는 집중을 잘 했었나요?
A: ...그런거 물어보지 마세요.
나: 객관적으로 K 때문인지 아닌지를 알아야죠.
A: ...원래도 잘 하시는 편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최근처럼 아예 수업에 집중을 못 하시지는 않으셨단 말입니다.
나: 그냥 졸업 때문에 맘이 싱숭한건 아니고요?
202
스레주 가능성 차단하려 하지 말라곸ㅋㅋㅋㅋ어떻게든 얘기를 이어봨ㅋㅋㅋㅋ
203
>>202
이미 늦었어 스레주의 의욕이 제로야ㅋㅋㅋ
204
A: 제가 B 선배 그런 것도 구분 못할 것 같습니까?
나: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요.
A: 아, 그래도 저한테는 믿음이 있다니 다행입니다.
나: A 씨를 못 믿을 이유는 없죠, 믿음직스러운 분이신데.
A: 감사합니다, 스레주 씨한테 이런 칭찬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요.
나: 이성과 사고력이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A: 감사합니다, 스레주 씨도 그러세요.
나: 감사합니다.
205
갑자기 칭찬릴레이 됐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6
니들 뭐하려고 만났냐 만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7
확실하다 스레주한테도 만담의 피가 흐르고 있다 C학교의 만담력
208
>>207
그런 거 옮았으면 전학가버릴거고
209
A: 최근 훈련도 난조입니다. 연습 시작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한 번 발동걸리면 예전처럼 하시는데...
나: 저희한테는 아주 좋은 일인데요.
A: K 씨도 B 선배를 좋아한다 하지 않으셨나요?
나: 네.
A: ...왜 이런 반응이시죠?
나: ...
A: 혹시 B 선배를 별로 안 좋아하시나요?
210
시발 결국 나와버렸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1
스레주 이거 어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2
왜 이런 반응이시죠 → 혹시 B 선배를 별로 안 좋아하시나요 까지 너무 답이 빨리 나왔잖아
A가 눈치가 빠른거냐 스레주 얼굴이 존나 보증수표였던거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3
>>212
둘 다겠지...
214
A 힘내라...
215
A: 역시나...
나: ...
A: 하지만 이건 B 선배만의 문제가 아니라 K 씨의 문제기도 하잖습니까. K 씨도 B 선배를 좋아한다면서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니 사적인 감정은 잠시 접어두셨으면 합니다.
나: B 씨가 정말 K를 좋아하는 게 확실한가요?
A: 네?
나: B 씨 감정이 믿을만 하냐는 겁니다. 전 B 씨를 연습시합 때만 봐서 잘 몰라요. 어떤 사람인지도, 성격도 잘 모릅니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그뿐이에요. 동성 간 감정 문제가 얼마나 위험한데요, 만약 B 씨가 그냥 열병을 앓고 계신 거라면? 그럼 K는 어떻게 되나요? 전 K가 덜 상처받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A 씨를 찾은 거였어요. B 씨는 정말 K를 좋아하나요? 많이? 오랫동안 감정 바뀌지 않을 정도로?
A: 왜 이렇게 B 선배를 의심하시죠? 정말이에요.
나: 그야 K는 B 씨를 2년 전부터 좋아해왔으니까요.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당신이나 내가 입학하기 전부터.
A: ...
216
이러면 갑자기 무게감이 확 달라지지...
217
>>216
아무래도 2년치 감정과 2주 치 감정이니까 말야...ㅠㅅㅇ
218
그래도 스레주 A 계략...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그거 걸린거 치고는 얘기 잘 끌어나가네.
역시 스레주의 못한다는 다 엄살이야
219
>>218
엄살은 아냐. 진짜 여기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 얘기 끌어나가야할지 계속 고민했어.
최악의 경우에는 전부 말려서 나 혼자 털리는 것까지 생각했고
220
>>219
스레주 말투 진짜 터프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21
누구냐 스레주 쿨계 미소년이라고 설정한 새끼
222
>>221
쿨계 미소년이 입도 험할 수 있지 왜 그래욧!
223
A: ...K 씨, 그렇게 오래 B 씨를 좋아하셨습니까? 저도 2주 전에야 겨우 의심했었는데.
나: 그래서 묻는 거잖습니까, B 씨가 정말 그만큼 K를 좋아하냐고. K는 고백할 생각이 없는것같아요. 그런 사람 마음을 들쑤셔 놓으려면 적어도 그만큼의 감정은 필요할 거 아닙니까?
A: ...그에 대해서 확실히 얘기해 보진 않았어요. 하지만 정말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요.
나: 당신 심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A: 이해합니다.
224
이거 남고딩들 대화 맞냐 심지어 얘네 고2라니
225
시발 나 고2 때는 맨날 친구들이랑 타코야끼 먹자는 얘기만 했었는데
226
>>225
그래서 우리가 니트가 된 걸까...
227
>>226
타코야끼 좋아하는 니트라니 정말 최악이구만
228
>>227
타코야끼는 죄가 없어 죄가 있다면 직업활동 안하는 너지
229
>>228
파트타임은 뛴다고! 사람을 니트로 만들지 마라!
230
그래도 A가 이해해줘서 다행이다. 이해 못해줬으면 음...
아니야 사실 이해 못해줄 사람이었으면 저런 얘기 애시당초에 꺼내지도 않았겠지.
231
나: B 씨가 K를 좋아한다는 말을 K한테 전하면 K는 분명 놀랄 텐데.
A: 음... 그럼 일단 K 씨 의중부터 알아보는 쪽이 어떨까요? 만약 B 선배가 좋아한다 하면 어쩔거냐고... 그럼 대충 B 선배가 어떻게 말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까요?
나: 고백하게 만들 건가요?
A: 전 그럴 생각인데요.
나: 사회에서 게이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아시면서도요? 게다가 B 씨는 장래희망도.
A: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잖습니까?
나: 글쎄요. 그럼 K는 사귀는 동안 계속 숨어지내야 합니까? B 씨도 맘놓고 연애 못하지 않습니까. 배드엔딩 같은데요.
A: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사귀는 동안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수도 있죠. 그리고 일단 본인들끼리 있으면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나: 너무 유리성 같은 행복인데요.
232
스레주 갑자기 너무 말이 바뀐거 아니냐
233
맞아 방금전까진 좀 희망적이지 않았었냐?
고백하면 밀어줄 것처럼 그러더니 존나 K 같아졌어
234
>>232, 233
여기선 내가 A 반대 포지션을 취할 필요가 있었어. A 속내를 완전히 알아야하니까.
게다가 A야말로 B한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잖아, 최대한 속을 끌어 내야 할것같았어.
235
>>234
그러냐... 어렵네...
236
난 어떻게든 A를 완전히까내보고 싶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B를 제대로 밀어서 K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고 싶었어.
왜냐하면 난 K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으니까.
237
스레주 이러나 저러나 K 참 좋아해...
238
>>237
ㅇㅇ진짜 좋은 친구
239
A는 계속 B의 진실성과 긍정적인 미래상을 얘기하다가 마지막엔 화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못 믿을 수가 있냐고.
무작정 B 선배를 갖다 붙인 것도 아니고 서로 좋다니까 이러는 거고 그렇게 걱정스러우면 K의 속부터 알아보면 되지 않느냐고.
240
시발 이제 그냥 이어주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241
>>240
나도... K 성격이 장벽인거냐 스레주가 장벽인거냐
242
>>241
현실이
243
>>242
이번 선거 때 동성결혼 합법화 하겠다는 공약 거는 놈 뽑아준다
244
전국의 국회의원 후보 여러분 이 스레를 보시고 꼭 저 공약 걸어주십시오 나도 한 표 드리겠습니다
2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급 후보들 재촉하는 스레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6
나: 그럼 그냥 그렇게만 물어볼까요? 만약 B 씨가 널 좋아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A: 지금은 달리 할 말이 없지 않습니까? 저도 그동안 B 선배 맘을 알아볼 테니까요.
나: 하루면 될 텐데.
A: 네?
247
아 시발 불안한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8
스레주의 하루면 될 텐데=200km/h 돌직구를 날리겠다
249
설마 벌써 무슨 일을 저지르고 온 건 아니겠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0
>>249
아직 안 했으니까 안심하고
251
>>>>>아직<<<<<
252
아니 앞으로도 하지 말아줘
253
지금 K의 HP는 1정도 남아있을 거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4
>>253
1이라도 남았으면 다행이지 나였으면 마이너스였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5
A: 어쨌든 부탁드리겠습니다. B 선배가 많이 힘들어하고 계세요.
나: 저희 K는 더 힘들었는데.
A: ...부탁드립니다.
나: 네.
A: K 씨 감정도 걸린 거잖습니까, 그러니까.
나: 곧 물어볼게요.
A: 답 들으면 연락주세요.
256
A한테서 갑자기 영업직 사원의 비애 느껴지잖아ㅠㅠ
257
그래도 B 마음 알아서 잘됐네...
258
그래서 K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지 스레주?
259
지금 만나고 올 거야. 지금 10시 반이지?
260
예?
261
만나고 올 거라뇨
262
스레주 안돼 오늘은 아냐 내일 해
263
얘 무슨 추진력이 이렇게 좋아 거의 아폴로 11호급
264
산이 거기 있으니까 오르는 것도 아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65
갈게.
266
스레주 가지 마
267
K 제발 자고 있어!
268
오즈의 마법사가 간다 K!
269
야 그럼 우리 스레 가라 앉혀 놔야 하는 거 아니냐 스레주 언제 올 지도 모르는데
270
ㅇㅇ이러다 우리끼리 300레스 만들겠다 가라앉혀 놓자
하루만에 3판 갈 수는 없잖아
271
우리 이 파란이 하루만에 일어난 거 아냐
272
시발 진짜 폭풍 같은 스레주...
273
이 밑으로 레스 달지 마! 쉬자! 이따 스레주한테 범펍하라 하자!!!
스레주 이 스레 띄워 놓고 갔겠지!
274
>>273
아냐 공용컴이면 또 몰라...
275
>>274
어쨌든 의지가 있으면 찾아오겠지 스레주의 의지 정말 믿을 수 없는 거긴 하지만 어쨌든ㅇㅅㅇ;
일단 가라앉혀 놓자! 그럼 이따 봐 다들!
-
278
나 왔어.
279
스레주 왔냐!
280
너 진짜 K 만나고 왔어? 너무한 거 아니냐ㅠㅠ
281
다들 반응 속도 왜 이렇게 빨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로고침만 누르고 있었냐
282
>>280
만나고 왔음.
뭐가 너무해?
283
>>282
진짜 몰라서 묻는 말은 아니겠지
284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얘기 안 좋게 끝났다.
285
>>284
저 이러시고 중간 안 푸시려는 건 아니시죠
286
스레주님 중간은 어디 갔어요
287
아니 왜 또 안 좋게 끝났대 둘이 같이 좋아한다는데!!!
288
K한테 나오라 했더니 마침 안 자고 있었다고 나온다 그러더라고.
그래서 걔랑 우리 집 중간에서 만났다.
사람 좀 없어서 무섭긴 했는데 K가 워낙 덩치가 커서 좀 안심이었음.
289
뭐냐 이거 K 몸빵이냐
290
K 키가 많이 큰가 봐?
180 넘는걸로는 막 그렇게 거대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291
>>290
185 넘음
292
>>291
슈퍼 위너였네
293
K 도대체 없는 게 뭐냐 얼굴 빼고
294
>>293
B
295
>>294
사람 울리지 마라 시발
296
만나서 그냥 바로 얘기 꺼냈음.
뜸 들이는게 더 웃길것같기도 했고 요즘엔 달리 내가 불러낼 일도 없었으니까 눈치 깠을 거라 생각했어.
나: 잘 지냈어?
K: 푸학ㅋㅋㅋ잘 지내고 말고 할 게 뭐 있어? 우리 오늘 오전에도 봤었지 스레주? 그나저나 오늘 연습 왜 빠졌어? 아팠어?
나: 다리가 좀 아팠던 것도 같고
K: 너 안 아팠지?ㅋㅋ
나: 맞아
K: 그럴 줄 알았다~ 다음엔 그래도 연습 빠지지 마. 너 없어서 오늘 F랑 G, H가 걱정 많이 했어.
나: 응.
297
K 아무리 봐도 좋은 사람이다 착해
298
ㅇㅇ저런 부장도 흔치 않은데... 군기도 안 잡고 진짜 착하네.
보니까 딱히 다른 애들 군기를 잡는 것같지도 않고.
좋게 말하면 좋고 나쁘게 말하면 무르네.
299
나: 미안.
K: 미안할 필요 뭐 있어? 미안하라고 한 얘기 아냐. 그런데 미안하다는 얘기 하는거 보니까 F랑 G, H한테 정 많이 든 모양이구나.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기뻐, 네가 부에 정 붙여서.
나: ...
K: 그래서, 연습까지 빠지신 스레주 군이 이 K 군에게 할 말이 뭐지? 궁금한데~
나: K.
K: 응.
나: K는 B를 정말 좋아하지?
K: 그거 물어 보려고 불렀어? 좋아하지, 하지만 그게 다야. 다른 맘은 없어. 고백하겠다거나, 그런 맘은 전혀. A를 질투하지도 않아, 진심이야. 믿어도 돼. 나, 너한테는 거짓말 절대 안 하잖아. 믿어.
나: 정말 고백 안 할 거야?
K: 응.
나: B가 너를 좋아한다해도?
300
그때 K는 울 것처럼 보였다.